단독보도

정청래 강연 호남일보, 신천지 유착 의혹 짙어졌다

정청래 전 대표, 신천지 유착 의혹 매체 강연 참석해 리스크 자초

강연 당일 정청래 유튜브 구독자 하루 8000여명 급증

호남일보 편집국장 "신천지가 보내온 기사 소속 기자 이름으로 게재" 시인

광주 신천지교회, 권리당원 독려 여부 "확인해줄 수 없다"

2026-07-14 10:24:42

정청래 전 대표가 13일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사흘 전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강연의 판을 깔아준 곳은 호남일보였다. 그런데 이 매체를 둘러싸고 신천지 유착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호남일보 본사는 신천지 광주교회에서 차로 1분 거리에 있었다. 이 매체는 지난해와 올해까지도 신천지와 공동 행사를 열었다. 신천지가 보내온 홍보 기사를 소속 기자 이름으로 그대로 싣기도 했다. 강연 당일 정 전 대표의 유튜브 구독자는 하루 만에 8000여명 늘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10일 오후 광주 조선대에서 열린 호남일보 특별강연에 참석했다. 강연 주제는 '국민이 지킨 나라, 민주적 국민정당'이었다. 같은 날 호남일보 1면에는 정 전 대표의 강연 소식이 실렸다. 사실상 출사표였다. 정 전 대표는 사흘 뒤인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 출마 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8·17 전당대회 당대표 5인 대진표가 완성됐다. 문제는 그 출발점이 된 강연 판을 깔아준 매체의 정체다.


강연 당일 하루 구독자 8000명 증가


정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지난 4월부터 줄곧 감소세였다. 67만명대에서 내리막을 걷다 7월 초 최저점을 찍었다. 그런데 강연을 며칠 앞두고 흐름이 뒤집혔다. 구독자가 계단을 밟듯 늘기 시작했다. 강연 당일인 10일 하루에만 8000여명이 불어났다. 열흘 남짓 사이 순증가만 7000명을 넘겼다. 정작 강연장에 모인 인원은 많아야 수백명 수준이었다.

정청래 채널 구독자수 추이
662,000666,000670,000674,000678,000682,0005월6월7월 4.15 672,000명 7.2 최저 662,000명 7.13 679,000명 약 2.5개월 완만한 감소 −10,000명 11일간 +17,000명 7.10 하루에만 +8,000명
자료: 플레이보드(PlayBoard) · 2026.4.15 ~ 7.13 · 전체 구독자(유튜브 공개 카운터) 기준 · 일자별 수치는 천 단위 반올림


경쟁 후보들의 채널은 결이 달랐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 채널은 하락세를 보이다 출마 선언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송영길 전 대표 채널은 완만한 우상향을 그렸다. 둘 다 계기가 뚜렷한 자연스러운 곡선이었다. 정 전 대표의 채널만 특정일에 수직으로 치솟았다. 취재진은 이를 외부 세력의 조직적 동원이 의심되는 정황으로 봤다.


광고주냐 유착이냐


호남일보 편집국장은 신천지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신천지를 광고주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광고는 1년에 두세 번, 회당 200만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어진 해명에서 관계의 결이 드러났다.


편집국장은 2018년 호남일보가 연 걷기 행사에 신천지 지파장이 직접 참석한 사실을 인정했다. 공식 발언 기회는 주지 않았다고 했다. 신천지 측 인사가 직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한 일, 신천지에서 감사패를 받은 일도 있었다고 했다.


더 나아간 시인도 나왔다. 신천지를 홍보하는 기사가 호남일보에 소속 기자 이름으로 실린 데 대해, 편집국장은 "기사는 신천지에서 보내온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 이름만 붙였을 뿐 실제로 쓴 것은 신천지라는 얘기다. 지난해 11월에는 무신앙자도 신천지에 매료됐다는 취지의 홍보성 기사가 소속 기자 이름으로 실렸다. 국가유공자에게 영정용 사진을 전달하는 '장수 사진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다. 편집국장은 "신천지 쪽에서 신문사 이름을 빌려 달라고 해 허락했다"고 했다. 그는 광고를 못 받을까 봐 이런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2019년 광주에서 열린 더 큰 행사에서는 호남일보 김덕천 회장이 당시 신천지 2인자와 나란히 섰다. 사진 속 두 사람은 신천지를 상징하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취재진은 광고 몇 건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관계로 봤다. 1년에 400만~600만원 광고를 받자고 신문 이름과 기자 이름을 내주는 언론사는 흔치 않다. 취재진 분석에 따르면 호남일보는 최근 몇 년간 호남 지역 지자체들로부터 해마다 수억원대 홍보비를 받아왔다. 재정이 쪼들려 신천지 광고에 매달릴 처지는 아니라는 뜻이다. 호남일보 측은 김덕천 회장이 강연 이틀 뒤인 12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으며, 예정된 일정이라고 밝혔다.


차로 1분, 신천지 광주교회


호남일보 본사는 2년 전 지금 건물로 옮겼다. 이 건물은 신천지 광주교회에서 약 300m 거리다. 걸어서 5분, 차로는 1분이면 닿는다. 편집국장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고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가까이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고도 했다.


취재진이 오전 11시 호남일보를 찾았을 때 편집국은 거의 비어 있었다. 기자 아홉명의 책상에는 이름표만 놓여 있었다. 컴퓨터 작업 흔적이나 메모는 보이지 않았다. 개국 1년을 기념했다는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130여명이었다. 응대한 직원조차 개국 시점을 "1년은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만희 구속과 8월 전당대회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은 지난달 24일 구속됐다. 정당법 위반 등 혐의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가 신도 5만6000여명을 국민의힘에 조직적으로 가입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회장은 구속적부심 청구가 기각됐고, 지난달 29일 구속기소됐다. 국민의힘 경선 개입 의혹이 이미 수사 대상에 오른 상황이다. 신천지 계열 매체는 이 총회장 구속을 "2차 사냥"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구속 직후 서울구치소 앞에는 성도들이 모였다.


취재진의 우려는 여기서 출발한다. 국민의힘에서 벌어졌다는 조직적 입당이 민주당 경선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남의 신천지 교세는 다른 지역보다 세다. 광주교회 건물은 지하 2층·지상 2층 주차장을 갖췄다. 그마저 부족해 일요일 예배 때면 인근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다. 신천지 안팎에서는 이 건물에만 최소 40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교세가 8·17 전당대회를 지켜보고만 있겠느냐는 물음이다.


취재진은 신천지 광주교회를 직접 찾아 권리당원 가입을 교회 차원에서 독려한 사실이 있는지 물었다. 홍보 담당자는 답하지 않았다.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회장이 신도인지, 호남일보와의 공동 행사를 누가 결정했는지도 "확인해줄 의무가 없다"고 했다. 신도들은 하나같이 "정치와 신앙은 분리한다"는 똑같은 답을 내놨다. 다만 한 신도는 스스로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이 교회를 나설 때는 교회 측 인사가 뒤를 따라붙었다.


정 전 대표는 강연을 주선한 인물이 누구인지, 신천지 개입 우려에 어떻게 대응할지 밝히지 않고 있다. 취재진이 강연장에서 직접 물었을 때도 답을 피했다. 경쟁 후보인 김민석 전 총리가 "투표로 이기면 된다"며 신천지를 공개 언급한 것과 대비된다. 송영길 전 대표 측은 같은 무렵 호남일보의 초청을 받았으나 매체 평판을 확인한 뒤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일보 편집국장은 송 전 대표와 김 전 총리에게는 자신이 직접 공문을 보내고 통화했다고 했다. 반면 정 전 대표 강연은 별도 라인을 통해 잡혔고, 자신은 그 경위를 모른다고 했다. 이 강연이 어떤 경로로 성사됐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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