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가 2022년 7월 19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수행인력 관련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이 날짜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가 열린 당일이다.
윤석열은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됐다. 그러나 경호처는 파면 이후에도 재임 시절 관련 정보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경호처가 제시한 세 가지 비공개 사유
뉴탐사는 지난 9월 경호처에 2022년 7월 19~20일 수행부장·경호부장의 성명, 업무일지, 차량운행일지를 청구했다. 경호처가 비공개 결정을 내리자 이의신청을 제기하면서, 예비적으로 '초과근무 발생 여부 및 총 시간'도 요청했다.
경호처는 12월 11일 이의신청 기각 결정에서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수행부장 관련 정보는 "관련 법률에 따라 Ⅲ급 비밀로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둘째, 근무일지와 차량운행일지에는 "대통령 등 경호대상자의 공식·비공식 일정이 포함된 경호작전 관련 사항이 기록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셋째,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에 의거 5급 이하 직원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므로 수행부장 등은 초과근무수당 지급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청구 내용과 동떨어진 답변
경호처의 답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청구 내용 | 경호처 답변 |
|---|---|
| 수행부장·경호부장 성명 및 소속부서 | Ⅲ급 비밀 |
| 2022.7.19~20 업무일지 | Ⅲ급 비밀 |
| 차량운행일지 | Ⅲ급 비밀 |
| (예비적) 초과근무 발생 여부 및 총 시간 | 수당 지급 대상 아니라서 확인 불가 |
경호처는 업무일지와 차량운행일지에 대해서는 "Ⅲ급 비밀"이라며 비공개했다. 이 문서들에는 "경호대상자의 공식·비공식 일정이 포함된 경호작전 관련 사항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 경호처의 설명이다.
그런데 예비적으로 요청한 초과근무 정보에 대해서는 "수당 지급 대상이 아니라서 확인 불가"라고 답변했다. 초과근무 기록은 업무일지와 별개의 재무 기록이므로, 업무일지가 비밀이라는 답변과는 별개로 초과근무 기록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경호처는 이 부분에 대해 '비밀'이라고 하지 않고 '확인 불가'라고만 답변했다.
대통령 수행은 고위직 혼자 하지 않는다
경호처의 세 번째 답변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3급 이상 고위직은 관리업무수당을 받기 때문에 별도의 초과근무수당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 수행 업무는 수행부장 한 명이 단독으로 수행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이동할 때는 실무 경호원들이 함께 움직인다. 이들 대부분은 5급 이하 직원으로서 초과근무수당 지급 대상이다. 경호처의 논리대로라면 5급 이하 실무 경호원들의 초과근무 기록은 존재한다. 경호처는 이 기록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법무부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총량 정보'는 공개 가능해야
물론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반 부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보안 등급이 적용된다. 법무부가 한동훈 당시 장관의 수행비서 초과근무 내역을 공개했다고 해서, 경호처가 기계적으로 동일하게 공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즉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동선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탐사가 요구한 정보는 구체적인 경호 기법이나 동선, 시각별 위치 정보가 아니다. 단지 수행인력이 해당 날짜에 '정상 근무시간 외 업무를 수행했는지', 했다면 '총 몇 시간인지'에 대한 통계적 수치에 불과하다.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7월 19~20일 수행비서 등은 총 14시간의 초과근무를 인정받았고, 사유는 '장관님 수행'이었다. 이는 당시 한동훈 장관이 늦은 시각까지 공무와 관련된 활동을 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다. 경호처 역시 구체적 내용을 가리더라도, 5급 이하 실무진의 초과근무 총량 정보는 보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공개가 가능하다.
5급 이하 실무 경호원 대상으로 재청구
뉴탐사는 경호처의 기각 결정 이후 추가 정보공개청구에 나섰다. 이번에는 '2022년 7월 19~20일 대통령 수행 업무에 투입된 5급 이하 직원'으로 대상을 특정했다.
청구 항목은 법무부가 공개한 수준과 동일하게 구성했다. 초과근무 발생 여부, 총 초과근무 시간, 초과근무 신청 시 기재한 업무 내용이다. 개인 식별이 가능한 성명이나 구체적인 시작·종료 시각은 제외했다.
파면된 전직 대통령, 3년 전 정보가 왜 아직도 비밀인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2항은 "비공개 사유가 되는 정보라도 기간의 경과 등으로 비공개의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에는 공개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뉴탐사가 확인하고자 하는 정보는 3년 전 특정 이틀간의 단순 근무 시간 합계다. 설령 당시에는 대통령의 동선 보안을 위해 비공개가 필요했다 하더라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단순 시간 기록이 현재의 경호 체계에 위협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윤석열은 더 이상 현직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 혐의로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다.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적, 특히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날의 근무 기록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4년 7월 12일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위 술자리가 있었다는 시각의 구체적 행적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정보공개청구는 그 '행적'의 기초적인 타임라인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경호처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기각 시 행정심판 등 법적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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