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플러스
김두겸 울산시장 취임 뒤 5개 업체에 수의계약 227건…페이퍼컴퍼니 의혹
당선 전 실적 거의 없던 행사기획 업체에 36억 몰아줘, 시청 홈페이지 계약 내역도 흔들려
H공작소·S엔터 사무실 가보니 빈 창고와 타투가게 곁방, 직원 한 명도 없어
비전 컴퍼니 67건 12억, 금섬회 인사가 "시장이 좋아하는 MC"라며 강매 정황
뉴탐사 취재 직후 시청 홈페이지 계약 건수 54건→12건→54건 오락가락
김두겸 울산시장이 취임한 뒤 다섯 개 업체에 수의계약 227건, 약 36억원이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섯 곳 가운데 네 곳은 김 시장 당선 전 울산시와 거래 실적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었다. 직접 사무실을 찾아가 보니 직원도, 행사 흔적도 없는 빈 공간만 남아 있는 업체가 여럿이었다.
5개 업체에 36억, 당선 전엔 한 건도 없던 곳도
뉴탐사가 김 시장 취임 이후의 수의계약 내역을 추려본 결과, H공작소는 김 시장 당선 전 세 건에 그쳤다. 금액은 36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당선 이후 계약은 38건으로 늘었다. 금액은 3억9000만원으로 뛰었다. 건수로는 약 12배, 금액으로는 10배가 넘는 증가다.
J기획은 당선 전 울산시와 수의계약 실적이 한 건도 없던 업체다. 이 업체는 김 시장 취임 이후 33건, 2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S엔터는 김 시장 당선 전 두 건뿐이었다. 그것도 2017년과 2018년 거래로, 거의 10년 전 일이다. 금액은 3700만원이었다. 그런데 김 시장 당선 이후에는 47건, 7억원 넘게 받았다. 두 건짜리 업체가 갑자기 47건의 계약을 따낸 셈이다.
비전ㅇㅇ컴퍼니와 비전 컴퍼니는 사실상 한 업체다. 대표 이름이 정현ㅇ씨로 동일하다. 비전ㅇㅇ컴퍼니는 김 시장 취임 1년 차인 2023년 13건을 따냈다. 같은 해 9월부터는 이름이 비전 컴퍼니로 바뀌어 54건의 계약이 이어졌다. 두 이름을 합치면 67건, 약 12억원이다.
이 업체는 김 시장 당선 전 울산시와 거래 실적이 없었다.
S기획사는 42건, 12억원의 계약을 받았다. 다섯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사무실에 직원이 근무하고, 행사 자재가 쌓여 있는 곳이었다. 김 시장 당선 전에도 거래 실적이 있었다. 영업 활동의 실체가 확인되는 거의 유일한 회사다.
사무실 가보니 빈 창고, 타투가게 곁방
뉴탐사 취재진은 지난주 울산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등기상 주소를 찾아가 본 결과는 종이 위 계약 내역과 달랐다.
H공작소가 사업자 주소로 등록한 1층 건물에는 다른 업체가 입주해 있었다. 인근 가게 주민은 "친척 오빠 부탁으로 H공작소에 무상으로 공간을 빌려줬다"고 했다. 행사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로 쓴다는 것이다. 직원이 출퇴근하는 사무실은 없었다. 4년에 걸쳐 3억9000만원어치 수의계약을 따낸 업체의 실체로는 의심스러운 풍경이다.
S엔터의 주소지는 더 황당했다. 간판이 큰 가게는 '지워지는 타투'를 한다는 해나 가게였다. S엔터 간판은 그 옆에 손바닥만 한 크기로 붙어 있었다. 전화번호는 해나 가게와 S엔터가 같았다. 인근 가게 주민은 "그쪽에 사람 다니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47건, 7억원짜리 계약을 따낸 업체의 사무실이라기에는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J기획 주소지도 비슷한 정황이 발견됐으나, 자세한 확인은 다음 취재로 미뤘다.
금섬회 인사가 "시장이 좋아하는 MC"라며 끌어준 정황
비전 컴퍼니 대표 정현ㅇ씨는 김 시장의 사조직으로 지목된 금섬회 행사장에서 사회를 본 인물이다. 금섬회 발대식과 청년 크루 페스티벌에서 모두 정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제보자에 따르면, 금섬회 홍보기획위원장 핫ㅇ씨는 울산 시내 업체들을 돌면서 "시장님이 좋아하는 MC가 있다. 이 사람을 쓰면 좋아하실 거다"라며 정씨의 회사를 사실상 강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핫ㅇ씨는 앞서 금섬회 기자회견장에도 직접 등장한 인물이다.
비전 컴퍼니의 수의계약 내역을 보면 거의 매달 울산시 공무원 교육·기념행사·메타버스 워크숍 등이 일감으로 떨어졌다. 1년에 13건 이상 정기적으로 챙겨준 셈이다.
회계과 "여기 해보자 하면 하는 것"…페이퍼컴퍼니 묻자 답 흐려
뉴탐사 취재진은 울산시 회계과 팀장을 직접 만났다. 팀장은 "1년에 수천 건 계약을 하기 때문에 담당자가 일일이 현장을 다 가보지는 못한다"고 했다. 또 "지방계약법상 현장 실사 의무는 없다"고도 했다.
이어 사무실이 없는 페이퍼컴퍼니에 수의계약을 줘도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그런 경우는 사실 없었다"고 답했다. 사무실의 실체가 없으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데, 그런 사례는 본 적 없다는 취지였다.
업체 선정 방식에 대해서는 말이 엇갈렸다. 처음에는 "발주 부서가 추천하면 거기 해줄 때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회계과가 업체를 지정해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내가 보고 여기 해보자라고 하면 하는 거고, 괜찮다고 하면 또 하는 거다"라고 답했다. 회계과의 재량으로 업체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울산시 수의계약 업무는 김 시장 취임 이후 회계과로 일원화됐다. 그 전에는 발주 부서가 자체적으로 업체를 정해 진행했다고 한다. 회계과가 업체 지정 권한을 쥐게 된 시점은 김 시장 취임 시기와 맞물려 있다.
김두겸 시장 "자식 위해서 좋게 살아라"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가 울산을 찾아 김 시장에게 공천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뉴탐사가 김 시장을 직접 만났다.
뉴탐사 취재진이 "사조직 금섬회와 신천지 관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시장은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어 "정치하는 남을 위해서 너무 (취재)하는 거 (나중에) 자식이 안 좋아진다. 너 좀 좋게 살아라"라고 말했다. 자식의 안위를 거론하는 발언이었다.
기자가 한 번 더 다가가 묻자 김 시장은 차량 창문을 열고 손으로 휴대전화를 쳤다. "사람 봐가면서 해라. 하지 마라"는 말도 했다.
김 시장은 사조직과 신천지 의혹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직접 답하지 않았다. 의견 표명에 그쳤을 뿐,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선거 기간 허위사실 공표 시비를 피하려는 화법이다.
이날 같은 자리에 있던 김태규 울산 남구갑 후보(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겸 위원장 직무대행)에게도 질문이 던져졌다. 책 두 권을 1000만원에 판매했다는 의혹이었다. 김 후보는 답변 없이 자리를 떴다.
뉴탐사는 비전 컴퍼니 외 J기획 등 추가 의혹 업체에 대한 현장 확인을 다음 취재에서 이어간다. 김 시장 측 인사가 소유한 울산시 체육회 관련 토지 매입 의혹도 추가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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