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지방선거 앞둔 울산, 김두겸 시장 사조직 '금섬회'가 움직인다
시장 승인받아야 가입... 당원 20명 할당에 회비로 선거자금 조성 정황
김두겸 울산시장 사조직 '금섬회' 100명 규모, 가입은 시장 직접 승인
회원 1인당 당원 20명 모집 할당, 미달 시 6개월마다 탈회 통보
회비 두 배 인상에 '여비' 항목 신설해 선거자금 조성 의혹
"대장님께서 2026년 첫 번째 행사로 시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각 지역별로 60% 이상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 바랍니다."

올해 초 어느 단체 카카오톡방에 올라온 공지다. '대장'은 김두겸 울산시장이다. 이 단체의 이름은 '금섬회(金蟾會)'. 회원 100여 명에게 시장 행사 참석 인원 할당이 내려갔다. 김 시장의 사조직으로 지목돼 온 금섬회의 내부가 뉴탐사 취재로 드러났다. 회원 심사, 당원 모집 할당, 회비 인상과 '여비' 항목까지 공직 선거법 위반 소지가 뚜렷한 정황이 확인됐다.
"시장을 섬기는 모임"에서 출발
금섬회라는 이름에는 '김두겸을 섬긴다'는 뜻이 담겼다. 제보자는 "시장 이름을 해서, 그분의 이름을 해서 시장을 섬기는 모임이라고 해서 금섬회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김두겸의 '두꺼비 섬(蟾)' 자를 딴 것이다. 지지자들은 단체방에서 새해 인사로 금두꺼비 이미지를 주고받는다.
회원 규모는 지금 100여 명이다. 중구·남구·동구·북구·울주군·청년부로 지역이 나뉘어 있고 임원만 50명에 이른다. 고문부터 회장, 부회장, 직전 회장, 감사, 행사 기획, 대외협력, 봉사, 홍보, 운영위원까지 조직은 촘촘하다. 협업 단체에는 아너 소사이어티, 라이온스클럽, 해병전우회, 공수특전단 전우회, 팔각회가 올라 있다.
제보자는 "처음에는 울산에서 영향력 있는 CEO들의 모임인 줄 알고 입회했다"며 "회비도 다 내고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시장님 사모임이었다"고 했다. 실제로는 울산시로부터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받거나 별정직 공무원 자리, 산하 기관장 자리를 보장받은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는 증언이다.
시장이 직접 가입 승인
일반 친목 단체와 결정적으로 다른 대목은 가입 절차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내야 한다. 제보자는 "지원서를 내면 집행부가 심사하고 오케이가 되면 시에다가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회장들이 저희들한테 하는 말은 시에다 보고해서 시장님한테 보고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종 승인권자는 김 시장이라는 얘기다.
탈락 사유는 '당적'이다. 과거 민주당에 적을 뒀던 사람은 대부분 떨어진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금섬회장은 확인 과정에서 이 부분에 선을 그었다. "그 뜻이 있는 분은 가서 들어보라는 것이지 동원이라 하면 안 된다"며 "우리 단체에서 개인의 뜻에 따라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어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원 모집 의무 할당에 대해서도 "그런 거 없다. 본인 의사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당원 모집 20명 할당, 못 채우면 탈회
내부 카카오톡 대화는 금섬회장의 해명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지난해 7월 초 단체방에는 공직자인 정모 씨가 당원 모집 할당을 채우지 못해 탈회 통보를 받은 정황이 남아 있다.

정 씨는 "어제 저녁에 금섬회 국장한테서 전화 받았다. 제가 당을 가질 수 없는 공직자 신분이면서 다른 사람에게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하라고 권유하기가 어려웠다"며 "당원 모집 기준을 충족 못 했기에 탈회 결정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어 "금섬회는 떠나더라도 대장, 재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사를 남겼다. 여기서도 '대장'은 김 시장이다.
같은 시기 다른 회원은 "당원 모집 기준 충족 못 시킨 사람 여기도 있는데 당원이라니 무슨 공산당"이라고 반응했다.
제보자는 할당량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1인당 20명을 모집해서 하더라. 6개월에 한 번씩 정리를 한다. 당원과 20명을 채우지 못하면 잘린다"는 것이다.
한 구 위원장도 확인 과정에서 "당원 모집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 당원 가입 원서 옆에 금섬회 회원과의 관계(지인·친구·가족 여부)를 적어 제출하라고 회원들에게 요구한 녹취가 확인됐다. 취재 결과를 알린 뒤 다시 연락했을 때 그는 "퇴근 시간에 전화해 가지고 왜 그러냐"며 끊었다.
탈회 통보를 받았던 정 씨는 전 동아일보 울산 취재본부장 출신이다. 그는 두 번째 통화에서 "제가 그거에 대해 그렇게 욕을 받은 적도 없고 그렇게 한 것도 없습니다"라고 부인한 뒤 "차 운전 중이라서 못 하겠습니다. 전화 끊습니다"라며 통화를 서둘러 마쳤다.
회비 두 배로 인상, 문제의 '여비' 항목
선거를 앞두고 회비도 뛰었다. 제보자는 "6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릴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위원장급 회비도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회원도 이 시기 단숨에 100명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회비 세부 항목에 '여비'가 새로 들어간 대목이다. 제보자는 "여비로 해놓은 것은 선보(선거 보좌) 작업"이라며 "선보센터가 만들어지고 나면 물도 갖다 넣어야 되고 선거 캠프도 설치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 쓸 여비"라고 설명했다. 회비 명목으로 사실상 선거 자금을 걷으려 했다는 뜻이다.
이 자리에 김두겸 시장이 직접 등장한다. 제보자는 "시장님이 마이크를 잡고 '앞으로는 이렇게 바꾸고 이렇게 하지 마라' 말씀하셨다"며 "'여비'에 대해서는 하지 마라 하시더라"고 전했다.
시장은 집행부를 따로 불러 자료 관리 방식도 지시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시장은 "컴퓨터 본체에 옮겨져 있을 수가 없어야 된다"는 지시를 내렸다. PPT를 현장에서 띄워 보여주기만 하고 회원 컴퓨터에는 저장하지 말라는 뜻이다. 돈 관련 내부 기록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이후 공지에는 '여비'라는 단어가 빠졌다. 부위원장·구 단장 120만원, 일반회원 80만원, 청년회원 50만원으로 조정됐고 이미 더 낸 회원에게는 차액을 환급한다고 안내됐다.
"녹음할 거죠?" 김두겸 시장의 첫 마디
기자가 시청 현장에서 김 시장에게 다가가 "금섬회에서 국민의힘 당원 모집 확인하신 적 있느냐"고 물었다. 시장의 반응은 되물음이었다. "녹음할 거죠?" 질문에 대한 답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취재 접근도 차단됐다. 공보실에서 공개 일정이라 참관이 가능하다고 확인받았으나, 방호 직원은 "출입 기자 명단에 있는 분만 들어갈 수 있다"며 저지했다. 시청 위층으로 가려면 방문증으로 엘리베이터 카드키를 찍어야 올라갈 수 있게 차단돼 있다. 일반 시청사와는 다른 폐쇄 구조다.
김 시장은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5월 초에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울산시장 단수공천은 이미 받았다. 예비경선을 거치지 않은 것을 두고 당내 검증을 피하려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직 선거법 정면 위반 소지
공직 선거법 87조는 기관·단체 명의의 선거 운동을 금지한다. 개인 간 사적 모임도 해당한다. 89조는 후보자가 주도하는 유사 사조직의 설립과 설치를 금지한다.
가입이 까다롭고, 시장이 승인하며, 당원 모집을 20명씩 할당하고, 회비로 선거 자금을 조달하며, 시장 행사에 회원을 정기적으로 동원한 금섬회는 이 조항들이 적시한 불법 사조직의 요건과 맞아떨어진다.
선관위 관계자는 취재진 문의에 개별 사안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관련 조항과 판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회원 중 수의계약으로 이익을 본 사람이나 별정직·기관장 자리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당원 등 매수 금지 조항과도 겹치게 된다.
제보는 이어지고 있다. 금섬회 청년부와 신천지 관련 청년 행사의 연결, 회원 중 수의계약 수혜자 명단은 후속 취재 대상으로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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