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김건희가 내 앞에서 조남욱에게 수 분간 귓속말" 1997년 줄리 전시회 목격 기자 28년 만의 증언

박상조 전 대한일보 기자,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서 김건희-조남욱 함께 목격..."줄리라는 작가명 직접 확인"

2025-08-20 07:54:21

1997년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서 김건희 씨의 '줄리' 전시회를 직접 목격한 언론인이 28년 만에 상세한 증언을 공개했다. 박상조 전 대한일보 기자는 19일 시민언론 뉴탐사에 출연해 당시 김건희 씨와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을 함께 목격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박 전 기자는 1989년 월간 부산여성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1990년대 부산 향도신문, 대한일보, 스포츠월드 등에서 활동했다. 특히 1997년 대한일보 특별취재팀 소속으로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비자금 사건을 보도했다.


호텔 로비 가득 메운 그림들..."처음 보는 진풍경"


박상조 씨는 1997년 가을 무렵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을 방문했다가 평소와 전혀 다른 광경을 목격했다. 평소 자주 이용하던 호텔이었지만 그날은 특별했다.


"취재원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로비가 평상시와 완전히 달랐다. 그림이 막 무질서하게 전시돼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씨는 "지하 1층에서 1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입구부터 시작해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그림이 쭉 걸려 있었다"며 "벽에 다 걸지 못한 작품들은 바닥에 세워둔 것도 있었다"고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미술을 전공했던 박씨는 전문가의 시각으로 전시를 평가했다. "전시 동선이나 작품 배치가 전문가 솜씨가 아니었다. 백(배경)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도대체 누구일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쯤 가서 작품을 살펴봤는데, 작품마다 붙어있던 명함 크기의 네임태그에서 '줄리'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작품명 아래 작가명이 한글로 '줄리'라고 적혀 있었다. 솔직히 좀 촌스럽다고 생각했다"며 "재미교포 작가인가 싶었다"고 첫인상을 전했다.


조남욱과의 예상치 못한 조우


박씨가 호텔 로비 중앙 소파에 앉아 취재원을 기다리던 중, 함께 온 후배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복도 끝으로 달려가 누군가에게 90도로 인사했다. 그 상대가 바로 조남욱 전 회장이었다.


"조 회장이 나가려다가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더니 내 쪽을 계속 쳐다봤다. 아마 내가 신동아그룹 비자금 사건을 보도한 기자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고 박씨는 설명했다. 조 전 회장은 박씨에게 다가와 명함을 교환하며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박씨는 호텔 정문을 등지고 앉았고, 조 전 회장은 정문을 바라보고 앉아 서로 마주보며 대화를 나눴다.


김건희의 등장..."짙은 청색 정장 입은 여성"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던 중 복도 끝에서 한 여성이 걸어왔다. 박씨는 "짙은 청색, 군청색 정장을 입은 여성이었다. 바지 정장이었고 하이힐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기자 직감으로 딱 느낌이 왔다. 왠지 작가일 것 같았다. 줄리니까 여성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우리 쪽으로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씨는 김건희 씨의 첫인상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내렸다. "걸어올 때 느낌이 룸살롱이나 텐프로 쪽 같았다. 예쁜 얼굴이었지만 화류계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3-4분간 귓속말...시선은 계속 나를 향해"


김건희 씨는 조 전 회장에게 다가와 귓속말을 시작했다. 박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 귓속말은 예상외로 길었다.


"보통 귓속말은 잠깐 핵심만 전달하는데, 한 3-4분 정도 귓속말을 했다. 중간에 떨어졌다가 조 회장이 뭐라고 하니까 다시 귓속말을 하고, 그러면서도 시선은 계속 나를 쳐다봤다"고 상세히 묘사했다.


박씨는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계속 탐색하듯 쳐다봤다"며 "귓속말하고 돌아가면서도 몸은 돌리면서 고개는 또 돌려서 한 번 더 쳐다보고 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 보는 남자의 얼굴을 그렇게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여러 번 그랬다는 것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일종의 추파를 던지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비서냐"는 질문에 조남욱의 애매한 답변


김건희 씨가 자리를 떠난 후 박씨는 조 전 회장에게 "비서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한 조 전 회장의 답변이 의미심장했다.


"조 회장이 '아니'라고 하면서 말을 더듬었다. '교수인가... 작가인가... 강사인가... 줄리라고도 하고' 이런 식으로 독백하듯 얘기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그는 "조 회장이 '줄리'라는 이름을 두 번 언급했다"며 "그제서야 로비에 전시된 그림을 그린 작가가 방금 전 귓속말했던 여성임을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조 회장이 눈치가 빠른 사람인데, 내가 기자라는 것을 알고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묻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설명하려 했다"며 "자기가 뭔가 찔리는 게 있으니까 말을 더듬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7년 조남욱 선물 명단에도 '김명신 교수'


박씨의 증언은 2007년 조남욱 전 회장의 선물 명단과도 일치한다. 뉴탐사가 입수한 명단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순위, 김명신(김건희)이 2순위로 기재돼 있었다. 김명신의 직함은 '교수'로 표기됐고, 망고를 선물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양재택 변호사는 김명신보다 아래 순위에 있었고, 문강배 변호사(이재용 전담 변호사), 여상규 변호사(헌인마을 자문)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노태우, 김종필, 이상득 등 정치인들도 있었는데, 2008년 대선을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총장 임명식 때 TV 보고 깜짝 놀라"


박씨는 김건희 씨를 다시 인식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밝혔다. "2019년 윤석열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받을 때 청와대에 왔을 때, TV 뉴스로 부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나오는 눈, 순간적으로 표독스럽고 사악한 눈빛이 보였다. 그때 내가 봤던 그 아이구나 직감했다"며 "느꼈던 그 필(feel)이 그대로 왔다. 큰일났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다른 목격자들과 일치하는 증언


박씨의 증언은 현재 재판 중인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협회 회장, 김태희 씨 등 기존 목격자들의 증언과 핵심 부분이 일치한다. 안 전 회장도 1997년 9월 호텔에서 줄리 전시회를 봤고, 김건희 씨를 '김교수'로 소개받았다고 증언했다.


호텔 직원 김복주 씨도 법정에서 "1층 화랑에서 김교수가 줄리라는 이름으로 그림 전시회를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전시회는 내가 20년간 근무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꽃을 단 손님들이 많이 왔고, 야인시대 조연 배우들도 왔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특히 경찰이 2022년 김복주 씨를 전화 조사하면서 '줄리'라는 답변을 의도적으로 수사보고서에서 누락한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김 씨는 법정에서 "줄리라고 말했는데 보고서에는 빠졌다"고 지적했다.


안해욱 전 회장은 방송에 전화로 참여해 "그림이 오랫동안 걸려 있었다. 개막식 끝나고도 김건희가 계속 있었다"며 "10월에 연맹 회장 채권도대회 때도 줄리와 만났다. 둘이 같이 다니고 포장마차에서 술도 마셨다"고 증언을 보강했다.


"정권 바뀌어서 나온 게 아니다"


박씨는 이미 윤석열 정권 시절부터 증언 의사를 밝혀왔다. "2023년 시청역 촛불집회 때 강진구 기자를 만나 줄리 의혹은 틀림없는 사실이니 힘내라고 격려했다"며 "언젠가 법정에 나와서 증언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고 나서 나온 게 아니다. 그 전부터 나오려고 시도를 많이 했다"며 "진실을 말하지 않는 지식인이 가장 잔인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촛불집회에 참여했고, 국정원으로부터 휴대폰 해킹을 당해 9년 반 동안 휴대폰을 여덟 번이나 바꿨다고 한다. "역사의 현장을 목격했고 진실은 변함이 없다.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검찰 공소 유지 더욱 어려워져


이번 증언으로 김건희 씨의 줄리 활동을 허위사실로 규정한 검찰의 공소 유지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검찰은 현재 안해욱 전 회장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긴 상태다.


박씨는 "법원이 요청하면 증인으로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필귀정이다. 진실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결국 밝혀진다"며 "검사들이 이 영상을 본다면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목격자의 등장으로 검찰이 더 이상 김건희 씨를 위한 호위무사 역할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권 시절 기억을 부정해야 했던 목격자들이 이제는 자신의 기억을 당당하게 증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검찰은 이제라도 무리한 공소를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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