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법원 "열린공감TV는 회사 자산" 판결… 정천수 '법인 정리' 꼼수 막히나

판결문서 "임의 처분 불가" 못 박아… 주주대표소송 '채널 회수' 청신호

2026-02-06 17:53:16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가 여전히 유튜브 채널이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뉴탐사가 의정부지방법원 1심 판결문(2024고정70)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재판부가 채널의 실질적 귀속이 회사에 있다고 판단한 구체적 근거가 확인됐다.



설립 동기·지분 구조·운영 주체·수익금 계좌


재판부는 유튜브 채널의 귀속을 판단하면서 네 가지 기준을 적시했다. 열린공감TV의 설립 동기, 지분 구조, 채널 관리 및 운영 주체, 수익금 지급 계좌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열린공감TV의 설립 동기, 지분 구조, 채널 관리 및 운영 주체, 수익금 지급 계좌, 피해자 회사를 위해 사용된 기간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임의로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단순히 비밀번호 변경 행위만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다. 채널이 회사의 자산이라는 전제 위에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채널이 정천수 개인의 것이었다면, 자기 소유물의 비밀번호를 바꾼 행위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


광고 수익, 정천수 개인이 아닌 회사 계좌로 입금


네 가지 기준 가운데 '수익금 지급 계좌'가 눈에 띈다. 유튜브 채널의 광고 수익이 정천수 개인 계좌가 아닌 회사 계좌로 입금되고 있었다는 뜻이다. 수익의 귀속처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판단할 때 가장 직접적인 증거다.


설립 동기와 지분 구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열린공감TV라는 법인이 설립된 목적 자체가 해당 채널을 통한 언론 활동이었고, 채널 운영이 곧 회사의 핵심 사업이었다.


계정 명의가 곧 소유권은 아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천수 측은 채널 계정이 본인 명의라는 점을 항변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식적 명의가 아니라, 누가 관리·운영했는지, 수익은 어디로 귀속됐는지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 판단이 갖는 법적 함의는 크다. 유튜브 채널이 특정 개인의 계정으로 개설되었더라도, 회사의 조직·인력·비용이 투입되어 운영되고 수익이 회사로 귀속된 이상, 그것은 회사의 영업상 무형자산이다. 플랫폼상 명의는 기술적 등록에 불과할 뿐, 소유권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법리가 이번 판결로 확인됐다.


1대 주주라도 회사 자산 임의 처분 불가


정천수가 회사의 1대 주주라는 사실도 재판부의 판단을 바꾸지 못했다. 주식회사에서 주주는 지분권자일 뿐, 회사의 개별 자산에 대한 처분권이 없다. 재판부는 이 법리를 유튜브 채널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이는 역으로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설령 정천수가 향후 법인을 청산하거나 정리하더라도, 회사의 영업자산인 유튜브 채널을 개인 명의로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다는 뜻이다. 법인이 소멸하더라도 법인의 자산은 채권자와 주주에게 귀속되는 것이 상법의 기본 원칙이다. 120만 구독자와 브랜드 신뢰도를 축적해온 유튜브 채널 역시 이 원칙의 예외가 될 수 없다.


15억 대여금 소송 포기, 판결문이 설명해준다


정천수는 과거 채널이 자신의 소유라며 회사에 15억 원의 채널 대여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2023년 3월 돌연 포기한 바 있다. 당시 정천수의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동인의 박성하 변호사였다. 이번 판결문에 드러난 재판부의 판단을 보면, 정천수가 왜 그 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려웠는지 알 수 있다. 채널이 처음부터 회사의 자산이었다면, 대여라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채널 반환·손해배상 소송의 결정적 근거


이번 판결문의 의미는 업무방해 사건을 넘어선다. 재판부의 판단이 확정되면, 향후 채널의 회사 귀속 확인, 채널 권한 이전 청구, 채널 사용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등에서 핵심 증거로 쓰일 수 있다. 특히 정천수가 법인 정리를 시도할 경우, 채널을 개인 명의로 유지한 채 동일한 방송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회사 자산의 사적 유용으로 문제될 수 있다.


현재 정천수는 경영권을 장악한 뒤 직원 전원을 해고해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고, 체불임금 부담은 13억 원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에 대한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이 현실화될 경우, 회사의 핵심 자산인 유튜브 채널의 귀속 문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쟁점이 된다.


정천수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역시 법무법인 동인의 박성하 변호사가 맡고 있다. 그러나 2심은 기일조차 잡히지 않은 채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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