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플러스
이재명 무죄 선고 충격에 급격히 쪼그라든 탄핵반대 집회... 정호성 비서관도 현장 나타나
파기자판 0.073% 희박한 가능성에 사그라든 탄핵 반대 열기... 정호성 '박근혜 입장' 질문에 답변 회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죄 선고 충격파가 윤석열 탄핵반대 집회를 강타했다. 지난 3월 29일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는 참석자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이었던 정호성 윤석열 대통령 비서관의 모습도 포착됐다.
파기자판, 0.073%의 희망 고문
이재명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은 '파기자판'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직접 자판(自判)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희박한 가능성에 불과하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사건 기준 대법원 상고심(형사) 사건 2만 419명 중 원심 판결이 변경된 경우는 295건(1.44%)에 불과했다. 그중에서도 직접 파기자판한 경우는 단 15건으로, 비율로는 0.073%였다.
더욱이 파기자판은 피고인의 재판 지연에 따른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다. 무죄로 올라온 사건을 대법원에서 유죄로 바꾸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는 전무하다. 국민의힘이 지지층에게 내놓은 '신종 마약'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신지호 전 의원도 "파기자판을 주장하며 왜 사법부에 이재명 죽여 달라는 아웃소싱을 하느냐"며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빠른 결단 촉구 논조
이재명 대표의 무죄 선고 이후 보수 언론의 논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양상훈 칼럼을 통해 이재명의 무죄와 윤석열 파면이 맞물리는 상황을 우려하면서도 해결책으로는 '파기자판'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반면 중앙일보는 "대통령 탄핵 심판, 헌재가 결단을 해야 한다"며 조기 선고를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을 통해 "또 선고 또 한 주 넘긴 헌재, 4·18 전에 하기는 하나"라며 헌재를 직접 비판했다. 이처럼 조중동 모두 탄핵에 대한 조기 선고를 원하는 방향성은 같아 보인다.
현장 취재진은 "이재용 회장이 이재명 대표를 만난 것을 기점으로 범삼성가가 이재명에 베팅하는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급격히 줄어든 탄핵반대 집회
이재명 무죄 선고의 충격파는 광화문 탄핵반대 집회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탄핵반대 집회의 참가자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현장 취재 결과, 탄핵 촉구 집회는 인파로 넘쳐났지만 탄핵반대 집회는 준비된 의자조차 채우지 못했다. 행진 때도 6차선 도로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고, 행렬은 중간중간 끊어졌다.
전광훈 목사의 연설도 예년보다 짧았으며, 빨리 헌재가 선고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는 이재명 무죄 선고로 탄핵반대 세력이 받은 심리적 충격을 방증한다.
정호성 비서관, 헌재 조기 선고 암묵적 지지
뉴탐사 취재진은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정호성 비서관을 우연히 만났다. 정호성은 2016년 국정농단 당시 '문고리 삼인방' 중 한 명으로, 현재는 윤석열 대통령의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이다.
대통령실의 선고 입장을 묻자 정호성은 "전 국민이 다 빨리 선고하게 돼야 되지 않나요?"라고 즉답을 피했다. 직접적인 대통령실 입장을 밝히는 대신 일반론적 답변으로 돌려세웠지만, 선고 지연 상황에 대통령실도 상당한 초조함을 느끼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발언으로 보인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감소에 대해 정호성은 "날이 너무 추워서"라고 변명했지만, 실제로는 이재명 무죄 선고의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취재진의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인가요?"라는 질문에 정호성은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태블릿 PC 조작설에 대한 질문에도 "아이고, 그만 합시다"라며 대화를 중단시켰다.
정호성은 평소 접근이 어려운 인물이다. 취재진은 정호성의 모습에서 윤석열에 대한 충성심 약화와 함께 박근혜와 윤석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를 읽었다.
헌재 선고 시기 전망
헌재의 선고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3월 31일과 4월 1일은 4월 2일 재보궐선거를 고려하면 선고 가능성이 낮다. 가장 유력한 시기는 4월 둘째 주, 7일이나 8일, 또는 11일로 전망된다.
다음 주까지도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헌법재판소 내부의 중대한 변고나 교착 상태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4월 18일이 지나면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면서 헌정 중단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탄핵 촉구와 반대 양측 모두 빠른 선고를 원하는 상황에서, 헌재의 결단이 주목된다.
법관 공화국의 모순, 헌법 개정 필요성 제기
방송에서는 헌법이 만든 '법관 공화국'의 모순도 지적됐다. 헌법 제1조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면서도, 제101조에서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은 입법권(제40조)과 행정권(제66조)이 기관만 명시한 것과 달리, 사법부에서만 "법관"이라는 특정 인적 구성을 헌법에 새겨 넣은 것이다. 이로 인해 윤석열 탄핵이나 이재명 재판 등 국가의 중대 사안마다 국민은 법관들의 결정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뉴탐사는 "헌법 개정을 통해 시민의회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고, 헌법 101조를 개정해 사법 민주주의를 완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현재의 '법관 공화국'을 국민주권에 충실한 헌법 질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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