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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수 19억 횡령 고발, 검찰 3년반만에 '혐의없음' 처분
신주발행 10억 배임 주장도 정식재판 아닌 벌금 500만원 약식기소
정천수, 강진구 등 옛 더탐사 경영진 19억 횡령 주장 사건 2건 모두 '혐의없음'
신주발행 10억 배임 고발도 정식재판 아닌 벌금 500만원 약식기소에 그쳐
고발 3년 7개월간 검사 6명 거쳐 처분…특경법 청구가 약식기소로 마무리
정천수 페북에 "고작 벌금형이라니" 분개…강진구 등 정식재판 청구 검토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가 강진구 등 옛 더탐사 경영진을 횡령과 신주발행 관련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3년 7개월 만에 결론 났다. 약 19억원 횡령 주장 2건은 모두 "혐의없음" 처분됐다. 10억원대 손해를 주장한 신주발행 배임 혐의도 정식재판이 아닌 약식기소(벌금형)에 그쳤다. 검찰이 청구한 벌금액은 500만원이다.
정천수가 지난 3년간 강진구 등 옛 경영진이 구속될 거라고 주장해 온 사건이 바로 이 사건이다.
19억 횡령 주장은 모두 "혐의없음"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지난달 30일 강진구 등 옛 더탐사 경영진에 대한 횡령 혐의 사건 2건에 모두 무혐의(증거 불충분) 처분을 내렸다.
정천수는 지난 2022년 6월 13일 기준 회사 KB국민은행 계좌에 약 20억원이 있었으나 같은 해 8월 11일 잔액이 1억455만원에 불과했다며 약 19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같은 사건을 불송치(혐의없음)로 결론 냈다. 경찰은 불송치 이유서에서 "주요 자금 사용처가 소명되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점이 확인된다"며 "피의자들에게 횡령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자금 동결로 인한 회사 운영난을 피하려고 같은 명의 수협계좌로 자금을 옮긴 뒤 회사 경영 관련 용도로 사용했다는 옛 경영진의 소명을 받아들인 것이다. 검찰도 이번 처분에서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같은 시점 같은 자금을 둘러싼 분쟁에서 경찰과 검찰 모두 회사 자금 운용에 정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검찰 "횡령 범의 확인되지 않아"
이번 무혐의 처분은 증거 불충분 이상의 적극적 판단을 담았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염호영 검사가 작성한 불기소이유서에는 "피의자들에게 횡령의 범의가 있었다거나 개인적 용도로 임의 사용하였다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고 달리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적혔다. 횡령죄의 두 핵심 구성요건인 범의와 개인적 용도 사용을 모두 부정한 판단이다.
검찰이 정리한 자금 이동 경위는 정천수 측 주장과 정반대였다. 19억6119만원은 회사 명의 KB국민은행 계좌에서 같은 명의의 SH수협은행 계좌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회사 경영에 필요한 용도로 사용"했다는 피의자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체 이유에 대해서는 "고발인이 회사 명의 계좌를 모두 동결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였다는 설명이 인정됐다. 피의자들이 약정서와 계약서 등 소명자료를 함께 냈다는 사실도 적시됐다.
정천수, 경찰 불송치 이의신청 냈다가 취하
이번 사건은 두 차례에 걸쳐 무혐의가 확인됐다. 경찰이 먼저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정천수는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냈다. 그러나 2025년 3월 24일 정천수는 그 이의신청을 스스로 취하했다. 불기소이유서에는 정천수가 이의신청 단계에서 "범죄사실을 특정할 수 있는 구체적 이유의 제시 없이" 불복했다고 적혔다.

고발 동기에 대한 검찰 평가도 박했다. 불기소이유서에는 정천수가 "이 사건 회사가 보유한 현금 자산을 외부로 유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고발하였다"고 적혀 있다. 의심에 기반한 고발이었다는 점을 검찰이 우회적으로 짚은 셈이다.
10억 배임 청구도 약식기소 벌금 500만원
같은 날 신주발행 관련 업무상배임 혐의도 처분됐다. 검찰은 강진구 등 옛 더탐사 경영진을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 약식기소했다. 구형은 벌금 500만원이다.
약식기소는 검사가 정식 재판 없이 서면만으로 벌금·과료·몰수형을 청구하는 절차다. 형사소송법상 사안이 가볍다고 판단될 때 쓰는 처분이다. 검사가 사안의 무게를 무겁게 봤다면 정식 공판에서 다투려 했을 것이다.
정천수는 고발장에서 신주발행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를 10억 707만원으로 산정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을 요구했다. 신주 5300주의 적정 가치를 1주당 20만원, 도합 10억6000만원으로 보고 실제 발행가 5300만원과의 차액을 손해액으로 본 것이다. 특경법은 이득액 5억원 이상부터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되는 법률이다.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2023년 8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세무법인이 비상장주식을 평가한 결과를 적용해 손해액을 4억6548만원으로 산정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결과다. 이 시점에 이미 특경법은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결국 검찰은 이번에 형법상 업무상배임으로 약식기소했고 구형액도 벌금 500만원에 머물렀다.
특경법 가중처벌(3년 이상 유기징역)로 처벌해 달라던 처음 고발과 비교하면, 결국 정식 공판도 거치지 않는 벌금 500만원 약식기소로 결론이 난 셈이다. 특경법 가중처벌을 청구한 사건이 약식기소로 떨어진 것 자체가 정천수의 침소봉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검찰의 구체적 판단 근거는 약식명령청구서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023년 8월 경찰 송치 시점부터 미디어오늘 등 언론에 보도되며 알려졌다.
이사회 신주발행은 정천수 약속 파기에 따른 조치
이 사건 신주발행은 지난 2022년 7월 15일 더탐사(당시 열린공감TV) 이사회 결의로 강진구에게 5300주를 1주당 1만원에 배정한 건이다. 강진구가 회사를 떠나려는 상황에서 인재 영입과 이탈 방지를 위한 경영상 조치로 결정됐다.
이사회는 발행가 산정 단계에서 외부 변호사와 회계사 자문을 받았다. 변호사는 신주 발행가를 "회사의 자산·부채·미래가치, 강진구 기여도 등을 종합 고려해" 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고, 회계사도 우발채무 등 경영 불안정 요인을 감안하면 액면가의 100배인 1만원이 무방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회사 장부상 순자산은 약 20억원이었으나, 정천수가 유발한 우발채무가 별도로 약 20억~35억원에 이르렀다. 지분매입 요구(11억~20억원), 유튜브 채널 사용료 청구(15억원), 법인세 추징 예상액(약 4억원) 등을 더한 금액이다. 실질 순자산은 0원에 가까웠다.
신주발행은 정천수의 선행 행위 없이는 발생할 일이 없었다. 정천수는 지난 2020년 12월 강진구를 영입하면서 회사 발행주식의 3분의 1을 무상 양도하기로 약속해놓고 강진구 합류 이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 수원고등법원은 지난해 7월 이 약속 파기를 "신의성실 원칙에 비춰 계약자유 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당시 이사회의 신주발행은 정천수의 약속 불이행으로 발생한 분쟁을 수습하기 위한 사후적 조치였던 셈이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지난 2023년 5월 신주발행무효 소송에서 발행가가 부당하게 낮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민사 1심 판결문이 검찰의 형사 처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주발행무효는 절차적·형식적 평가일 뿐 형사상 배임의 고의나 손해액 산정과는 다른 문제다.
3년 7개월, 검사 6명 거쳐 결정된 처분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만 주임검사가 6번 바뀌었다. 지난 2023년 8월 처음 사건을 받은 검사가 그해 8월 29일 보완수사요구로 사건을 경찰에 돌려보냈다. 경찰은 지난 2024년 10월 8일 추가 수사 없이 "기존 송치결정 유지" 의견으로 기록을 반환했다.
이후 검사 4명을 거쳐 올해 4월 14일 형사제1부의 한 검사에게 배당됐다. 이 검사는 배당 16일 만인 4월 30일 약식기소와 횡령 무혐의 처분을 함께 내렸다.
정천수 측 형사·민사 공세 줄줄이 무산
정천수 측이 강진구 등 옛 더탐사 경영진에 펼친 공세는 이번 처분 외에도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경찰과 법원이 잇따라 부정적 판단을 내렸다.
지난해 1월 경기남부경찰청은 강진구·최영민 전 대표와 박대용 이사에 대한 업무상배임·횡령·사기미수 등 모든 혐의를 '증거불충분' 불송치 처분했다. 제보자X 취재비 3억원 지급, 스튜디오더탐사 설립·운영, 시민언론민들레 대여금 등 7개 사안 모두 "정상적인 경영 판단"으로 판단됐다. 강진구의 신주대금 5300만원 납입을 놓고 정천수 측이 제기한 가장납입 의혹도 같은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됐다. 5300만원이 실제로 회사에 유입됐다는 사실 자체에는 다툼이 없는 셈이다.
지난해 7월 수원고등법원은 정천수가 강진구 영입 당시 약속한 주식 3분의 1 무상 양도를 일방적으로 거부한 행위를 "신의성실 원칙에 비춰 계약자유 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정천수에게 강진구에 대한 7000만원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다. 1심 각하 결정을 뒤집은 판결이다. 정천수의 약속 파기가 이번 사건 신주발행의 발단이었다는 점이 법원에서 인정된 것이다.
지난해 8월에는 전문고발꾼 김상민이 강진구·박대용·최영민 등을 배임·사기·기부금품법 위반 등 5개 죄명으로 고발한 사건도 마포경찰서에서 모두 "혐의없음" 처분됐다. 김상민은 정천수 측을 사실상 대행해 2년간 형사 공세를 이어왔다. 경찰은 "경영진이 3명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모하였을 것이라는 주장 외에 범죄혐의점을 입증할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정천수 측은 고발인을 바꿔가며 경기남부청, 경기북부청, 서초경찰서, 남양주북부서 등 다수 수사기관에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반복 고발해왔다.
정천수 "고작 벌금형이라니"
19억 횡령 이의신청은 스스로 취하한 정천수가 약식기소된 배임 혐의에는 정반대 태도를 보였다. 정천수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분 결과를 공유하며 "고작 벌금형이라니"라며 분개했다. 이어 "법원 재판부에 정식재판으로 회부해달라고 의견서 제출 해야겠다"고 적었다. 이의신청 취하 1년 1개월 만의 반응이다.
형사소송법상 정천수가 적은 절차는 성립하지 않는다. 약식기소는 이미 기소된 처분이어서 고발인이 불복할 절차가 없다. 정식재판 청구권은 검사 또는 피고인에게만 있다. 고발인은 무혐의 처분에 한해 검찰 항고나 재정신청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강진구 등 옛 더탐사 경영진 "정식재판 청구 검토"
강진구 등 옛 더탐사 경영진은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약식명령은 송달 후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된다. 청구하면 약식명령은 자동으로 효력을 잃고, 법원의 정식 심리에서 유무죄가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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