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정청래는 강진行, 차영수 공천에 35년 당원은 작별
정청래 지도부의 호남 공천 파행…35년 당원까지 등 돌렸다
차영수 강진군수 후보, 168억 대출사기에 사법브로커 의혹까지
무소속 김관영 43.2% vs 민주당 이원택 39.7%…전북서 무소속 돌풍
심덕섭 고창군수, 경찰 8명 동원해 뉴탐사 취재 차단 시도
6.3 지방선거를 23일 앞둔 11일, 전남 강진에서 민주당 35년 당원이 당을 떠났다. 강진군의회 서순선 의장과 전·현직 군의원 등 10여명이 동반 탈당을 선언했다. 전과 5범 전력에 사법브로커 의혹까지 받는 차영수 후보를 군수로 공천한 데 따른 항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2일 강진을 직접 찾아 공천장 수여식을 강행한다.
"35년 당적 다 던지고 가는 심정으로"
서순선 강진군의회 의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집단 탈당을 공식화했다. 동반 탈당한 인사 중에는 전직 의장과 전·현직 군의원이 포함됐다. 서 의장은 통화에서 차영수 후보 공천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천 문제하고 비도덕적인 부분을 내가 의장으로서, 민주당 의장으로서 선거가 돌입하면 마이크 잡고도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용납이 안 되고. 군민한테 표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문제고. 그래서 의장 전직 선배들하고 뜻을 모아서 (탈당)했습니다."
서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이던 시절부터 35년간 민주당과 함께한 인사다. 통화 도중 그 무게가 그대로 드러났다.
"나도 35년 당 생활 했습니다만은, 참 백번 천번 생각하고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
탈당 직전 중앙당에 차영수 후보 공천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서 의장은 단호했다. 김보미 의원이 이미 그렇게 떠들었어도 안 됐는데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강진군 지역위원장이 어떤 입장이냐고 묻자 답이 돌아왔다.
"문금주 위원장이 뭐라고 해요? 자기 사생활이니까 모른다고 하던가요? 그럼 뭐하러 위원장을 해요?"
168억 대출사기에 사법브로커 의혹까지
차영수 후보는 전과 5범이다. 그 중 가장 무거운 사건이 168억원 규모의 부정 대출 사기다. 사문서를 위조해 거액을 받아냈다. 최근에는 사법브로커 활동으로 3000만원을 챙긴 의혹이 추가로 불거졌다. 변호사법 위반 또는 알선수재 혐의로 현재 전남경찰청이 내사 중이다.
후보 경선 과정도 석연찮은 흔적을 남겼다. 차 후보의 경쟁자였던 김보미 후보는 과거 징계 이력을 이유로 감점을 받았다. 반면 차 후보는 전과 5범 전력에도 무감점으로 경선을 치렀다. 결과는 차 후보의 승리였다.
법원이 강진 현직 군수가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후보 등록은 끝내 불허됐다. 후보 접수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였다. 차 후보를 강진군수로 만드는 사전 설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당 지도부는 강 건너 불구경
뉴탐사 강진구 기자가 11일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를 알렸다. 강 대변인의 첫 반응은 사실 확인이 아니라 인지 부재였다.

강 대변인은 차영수 후보의 존재조차 즉답하지 못했다. 확인 후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금권·관권 선거 엄단을 거듭 지시했다. 수도권 경찰은 빠르게 움직였다. 이재준 전 수원시장이 재선을 노리며 불법으로 권리당원을 모집한 혐의로 수원시청 정무직 공무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반면 호남에서는 신안 박우량, 무안 김산, 영광 장세일, 보성 김철우, 고창 심덕섭, 강진 차영수 등 비리 의혹 후보들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멈춰 있다.
전북지사 여론조사도 뒤집혔다
호남 민주당의 위기는 강진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전북지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김관영 무소속 후보가 43.2%를 기록했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이원택 후보는 39.7%에 그쳤다. 5%포인트 가까이 무소속 후보가 앞섰다.
민주당 지지층 내부 조사 결과는 더 가팔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원택 46%, 김관영 41%로 격차가 좁혀졌다. 호남에서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던 등식이 무너지고 있다.
남원에서는 이숙자 시의원이 컷오프됐다. 토호 세력의 보조금 비리를 외롭게 추적해 온 의원이다. 과도한 자료 요구를 이유로 6개월 당원 정지 처분을 받고, 결국 경선에서도 탈락했다. 이 의원은 김관영 후보 측과 무소속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고창에선 입틀막, 신안에선 내로남불
5월 9일 뉴탐사 취재진이 고창 심덕섭 후보 캠프를 찾았다. K종합건설 사장과의 통화 녹취록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심 군수는 2022년 군수 당선 직후 K종합건설 사장에게 "늘 고맙게 생각하는 거 알지?"라고 인사를 건넸다. K종합건설 사장은 2022년 선거 당시 캠프에 7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K종합건설의 카드 내역에는 롯데상품권 240만원 결제 기록이 남아 있다. 심 군수와의 통화 다음날, 추석을 앞둔 시점이었다. 며칠 뒤 사장은 군수실을 직접 방문했다.
심덕섭 캠프는 취재진에게 답변 대신 경찰을 불렀다. 인근 파출소 인력으로 모자라자 고창경찰서 본청 수사관까지 추가 출동했다. 결국 8명 가까운 경찰이 한 시간 넘게 현장에 머물렀다.
11일 심 군수 캠프는 기자회견을 열어 뉴탐사 보도를 외부 세력과 결탁한 정치 공작이라 주장했다. 매일전북 이충현 기자는 같은 기자회견장에서 입장을 거부당했다. 후보 본인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안에서는 박우량 군수 캠프가 11일 보도자료를 냈다. 전입자 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경쟁 후보 측이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같은 캠프가 같은 날 보낸 또 다른 문자가 있다. 신안군청 본청의 기본소득 미지급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메시지다. 기본소득을 확대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신안군청 공무원 중 최근 전입해 기본소득을 받지 못한 인물들만 골라낸 맞춤 발송이다.
박 군수 시절부터 신안군 공무원들에게 신안 전입을 유도해 온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신안 전입자 명단과 그 중 공무원 명단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는 보낼 수 없는 문자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한 캠프 스스로가 의심받게 된 구조다.
신안 여론조사도 흔들렸다. 최근 조사에서 김태성 후보가 46.1%, 박우량 후보가 41.2%였다. 그동안 1위를 지키던 박 후보가 뒤집혔다. 세금으로 묘목을 사들였다가 외딴섬에 갖다버린 사태가 보도된 직후 나온 결과다.
호남에서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던 시절이 끝나가고 있다. 강진군의회 의장이 35년 당적을 던졌고, 전북에서는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고창과 신안의 민주당 공천 후보들은 뉴탐사 취재 앞에서 입을 닫거나 경찰을 부르거나 거짓 의혹을 만들어냈다. 정 대표가 12일 강진까지 직접 들고 내려가는 공천장의 무게는 그래서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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