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도

정천수 "법대로 하라"더니… 명예훼손 검찰행

양주경찰서, 혐의 인정해 의정부지검 송치… 지난해 9월 이어 두 번째

기혼 직원과 동료 사이를 불륜인 것처럼 생방송서 암시

익명 처리에도 누군지 특정… 2022년부터 같은 발언 반복

직원 실명·인사 정보까지 공개하며 동료 사이 이간질

2026-06-02 01:42:44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가 또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 5월 20일 정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경찰은 수사결과 통지서에 혐의가 인정돼 사건을 검찰로 넘긴다고 적었다. 송치결정서에서 경찰은 정씨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 사실을 공연히 드러내 명예를 훼손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씨는 지난해 9월에도 명예훼손 혐의로 송치됐다. 다만 두 사건은 피해자도, 수사한 경찰서도 다른 별개의 건이다.


지난해 9월 첫 송치의 연장선


뉴탐사는 앞서 지난해 9월 정씨와 서정필씨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남양주북부경찰서는 7개월 수사 끝에 62쪽짜리 수사결과 통지서를 냈다.


당시 경찰이 허위로 판단한 핵심은 세 가지였다. 박대용 기자를 겨냥한 '인장위조범' 낙인, 강진구 기자가 "해직기자 타이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주장, 시민방송 RTV의 이재명 다큐 제작비 '횡령' 의혹이다. 셋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양주경찰서 송치는 그와 별개의 사건이다. 피해자는 당시 열린공감TV 직원이던 A씨다. 두 사건은 100만 구독자를 가진 열린공감TV 방송이 명예훼손의 통로가 됐다는 점에서 닮았다.


생방송에서 동료와의 관계 거론


이번 사건은 A씨가 올해 2월 정씨를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문제의 발언은 2023년 3월 5일 밤 9시쯤 열린공감TV 생방송에서 나왔다.

▲정천수 씨가 생방송에서 직원들을 두고 사실무근의 불륜설을 퍼뜨리고 있다(2023.3.5)


정씨는 A씨와 동료 직원 B씨를 함께 거론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입에 올렸다. 그는 "두 분이 드디어 부부사인 줄 알았어요"라고 했다. "남녀관계 누가 알겠느냐"고도 했다.


A씨는 기혼자다. B씨와 부적절한 관계도 없었다. 정씨가 아무런 근거 없이 지어낸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이 발언은 생방송을 타고 불특정 다수에게 퍼졌다.


익명 처리해도 책임 못 피해


이름을 가렸다고 명예훼손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실명을 밝히지 않거나 이니셜만 쓰더라도, 주변 정황을 종합해 주위 사람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챌 수 있으면 피해자가 특정된 것으로 본다(2015다45857). 회사 사정을 아는 시청자라면 정씨가 누구를 말하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22년부터 반복된 '연상녀' 프레임


정씨의 명예훼손은 한 번이 아니었다. 송치결정서에는 2023년 발언과 함께, 1년 가까이 앞선 2022년 6월 발언도 범죄사실로 나란히 올랐다.


근거는 2022년 6월 17일 방송이다. 정씨는 이 방송에서 두 사람을 거론하며 "A씨는 B씨보다 연상녀인데 … 제 눈에는 그 이상의 관계로 보이긴 했었는데, 각각 따로 결혼을 한 사이"라고 말했다.


'연상녀'는 보통 남녀 연인 사이에서 여성이 나이가 많을 때 쓰는 표현이다. 회사 동료를 설명하는 자리에 굳이 이 단어를 끌어온 것 자체가 두 사람을 남녀관계의 틀에 넣으려는 의도라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경찰도 2022년과 2023년 발언을 모두 범행으로 보고 송치했다.


경영권 분쟁 속 이간질


두 차례의 명예훼손은 모두 경영권 분쟁을 배경에 두고 있다. 정씨는 강진구·박대용 기자 등과 열린공감TV 경영권을 놓고 맞섰다. A씨도 정씨의 반대편에 섰다.


정씨가 퍼뜨린 불륜설은 근거가 없었다. 있지도 않은 남녀관계를 지어내 100만 구독자 앞에 떠넘긴 것이다.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송치결정서는 두 사람을 회사 대표와 직원 관계로 적었다. 대표인 정씨는 직원들의 신상과 인사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그는 그렇게 알게 된 정보를 방송에서 아무렇지 않게 풀어놓았다. 직원들의 실명을 하나씩 부르며 인사 정보를 공개한 것이다. 지어낸 불륜설에 사적인 정보까지 더해, 자신과 맞선 직원들을 흠집 내고 동료 사이를 갈라놓는 이간질이었다.


경영권 분쟁의 책임 소재는 법원에서 한 차례 가려졌다. 수원고등법원은 지난해 7월 정씨가 강진구 기자에게 약속한 주식 3분의 1 무상증여를 일방적으로 철회한 행위를 불법행위로 판단했다. 위자료 지급도 명령했다. 정씨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13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사과 요구에 "법대로 하라"


방송 발언은 곧바로 물리적 충돌로 번졌다. 2023년 3월 정씨는 이사회 참석차 회사를 찾았다. A씨는 그 자리에서 방송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했다. 정씨는 "법대로 하라"며 사과를 거부했고, 자리를 피해 빠져나가려다 양측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정씨는 이 일을 빌미로 A씨 등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민사 소송도 함께 냈다. 폭행 사건 형사 1심에서 A씨는 유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민사에서도 A씨 등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명예훼손 송치, 반소에 영향


A씨와 B씨도 가만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정씨가 낸 민사 소송에 맞서 반소를 제기했다. 허위 발언으로 사람을 공격해놓고 도리어 소송까지 건 정씨에게, 명예훼손의 책임을 되묻겠다는 것이다.


이번 양주경찰서의 송치는 이 반소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찰이 정씨의 발언을 명예훼손으로 인정한 결과인 만큼, 반소의 증거로 제출될 수 있다.


정씨는 사과 대신 "법대로 하라"고 했다. 그 법에 따라, 정씨는 두 번째 명예훼손 사건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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