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행어사

오세훈 시장 100억 호화공관 입주 후, 중소기업 지원시설 '시장 전용공간'으로 변질

2026-01-11 21:07:40


"박봉 공무원들, 나처럼 주식 배워라"


오세훈 시장은 2024년 3월 서울시 공무원 영테크 특강에서 자신의 주식 투자 성공담을 자랑했다. "작년에 미국 주식으로 재산을 많이 증식했다"며 "별다른 노력 없이도 운이 좋아서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초임 발령받은 박봉 공무원들 앞에서 그는 "박봉 속에서도 잘 계획을 세우면 재산을 증식할 수 있는 기회를 오늘 잘 찾기 바란다"고 훈계했다. 고위공직자가 국내 주식 개별종목 투자를 못 하는 이해충돌방지법의 취지는 안중에도 없었다.

2025년 3월 공개된 2024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오 시장 부부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IONQ 등 AI·반도체 관련 미국 기술주를 대거 매입했다. 신규 투자액은 28억9500만원, 감소액은 3억9000만원으로 순수익만 약 25억원에 달한다.


100억 혈세 투입 호화 공관, 실체는


오 시장이 이처럼 대규모 주식 투자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오 시장은 2023년 서울 파트너스하우스 공관으로 이사하기 직전 광진구 자양동 전세 아파트에서 14억원을 반환받았다. 14억 전세금이 미국 주식 투자의 시드머니가 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세훈 시장이 거주하는 서울 파트너스하우스는 시민 혈세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초호화 시설이다. 2009년 신축 당시 66억원, 2017년 리모델링 3억2000만원, 2023년 대대적 리모델링 14억8000만원, 시장 공관(3층) 별도 리모델링 5억6000만원 등 총 공사비만 9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연간 운영비 11억원(시장 공관 제외)을 더하면 총 100억원이 넘는다. 한 달 운영비만 1억원꼴이다. 토지 가치(300억~500억원 추정)까지 합치면 천문학적 규모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선 직후 "코로나19로 어려운 사회 분위기와 예산 절감을 위해 공관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2년 민선 8기 재선 후 태도를 바꿔 "이태원 참사 같은 긴급 상황에 더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라는 명분으로 입주를 결정했다.


안전진단 B등급인데 14억 들여 리모델링


서울시는 2022년 3월 "GTX 발파 공사 및 시설 노후에 따른 결함으로 전문가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며 파트너스하우스에 입주한 19개 콘텐츠 기업을 내보냈다.

하지만 안전진단 결과는 '안전에 중대 결함 없는 B등급'이었다. 보수·보강 정도면 충분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14억원을 들여 전면 리모델링을 단행했고, 이어 시장 공관(3층)까지 별도로 5억6000만원을 들여 꾸몄다.

원래 3층은 외국 바이어 등 주요 내빈이 묵는 게스트하우스였다.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이라는 파트너스하우스 본래 목적에 맞는 시설이었다. 오 시장 입주 후 이 기능은 완전히 사라졌다.

안전에 문제없는 건물을 청년 창업 기업들을 쫓아내고 14억 들여 리모델링한 것은 명백한 기망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소기업 지원 시설? 시장 전용 식당 전락


파트너스하우스는 중소기업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공공시설이다. 하지만 실상은 시장 전용 공간으로 변질됐다.

2023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대관 신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437건 중 서울시 및 산하기관이 373건(85%)을 차지했다. 외부 민간 중소기업 대관은 고작 6건(1.3%)에 불과했다.

더 놀라운 점은 대관 목적이다. 전체의 54%(235건)가 '교류협력'이라는 애매한 명목이었는데, 이 중 227건에 오 시장이 직접 참석했다. 시정 간담회, 의견수렴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주로 저녁 7~8시에 2층 간담회장을 사용했다.

2024년 6월 한 달만 봐도 20일간 저녁 식사 시간에 파트너스하우스를 이용했다. 참석 인원은 2~3명에서 많게는 10명 이상. 6월 6일 현충일에는 점심과 저녁 두 차례 대관했다. 6월과 7월의 평일에도 점심·저녁 이중 대관이 10여 건에 달했다.


"내밀한 얘기 위해 시청 안 쓴다"


서울시의회 이민옥 의원이 2024년 11월 시정질문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자 오 시장은 솔직하게 답변했다.

"시청에서 식사를 대접하면 오시는 분들께 드릴 수 있는 메시지가 한정된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적절한 모임이 있다. 공관에 입주해서 이 공간을 저녁 식사 공간으로 이용하는 게 시정에 크게 도움된다."

시청 8층에는 간담회장이 엄연히 존재한다. 시장실이 있는 6층에서 두 층만 올라가면 된다. 하지만 오 시장은 "내밀한 얘기"를 위해 일부러 한남동까지 이동한다는 것이다.

공적 업무라면 당연히 시청에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밀한 얘기를 할수록 오히려 사적 만남인데, 그걸 서울시민 돈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청 조리사 출장 보내 식사 제공


파트너스하우스 식사는 시청 구내식당 소속 조리 인력이 담당한다. 시청에서 반조리한 음식을 한남동까지 배달하거나, 조리사가 직접 출장 가서 현장 조리한다.

이민옥 의원이 "시청 조리 인력이 용산까지 출장을 간 것이냐"고 묻자 오 시장은 "반 정도 조리를 한 상태에서 와서 마지막 과정을 해서 낸다"고 시인했다.

서울시청 별관 총무과 담당자는 "파트너스하우스 식사는 본청에서 담당한다"며 "청사운영2팀 업무 중에 하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본청 지하 구내식당 조리장은 "파트너스하우스 관련 업무는 모른다"며 "8층에 별도 조리 시설이 있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실제로 시청 8층에는 간담회장이 있지만 조리 시설 안내 표지는 없었다. 음식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파트너스하우스 운영 대행업체인 서울경제진흥원 담당자는 "파트너스하우스에는 조리 시설이 없는 걸로 안다"고 답해, 서울시측 설명과 엇갈렸다.



"시민 개방 시설"이라더니 꽁꽁 잠긴 철문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는 2024년 "파트너스하우스는 3층(시장 공관)을 제외하고 일반 시민에게 오픈되어 있다"며 "시민 누구라도 공간을 볼 수 있고 옥상 정원도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대변인도 "시민 개방 시설을 시장이 간담회 장소로 대관하는 게 비난받을 일이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다. 파트너스하우스 정문은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다. 벨을 눌러 관리자와 소통해야만 출입할 수 있다. 대관 신청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감옥처럼 꽉 막힌 공간을 시민 개방 시설이라고 홍보하는 것은 불투명한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운영 계획서까지 슬쩍 바꿔


오 시장 입주 전후로 파트너스하우스 운영 계획서의 표현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입주 전(2023년): "도시외교·투자유치 등 글로벌 비즈니스 핵심 지원 공간으로 리뉴얼"

입주 후(2024년): "중소기업 비즈니스 지원 및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사 지원에 만전"

전자는 중소기업이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핵심 공간이라는 의미지만, 후자는 시장이 필요할 때 행사 지원만 해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공적 자산을 시장 개인 자산으로 바꾼 교묘한 표현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층별 안내에서도 3층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시장 공관'으로 용도가 명시적으로 변경됐다. 273.23㎡(약 82평) 규모의 3층은 고급 주택 수준이다.


답변 회피하는 서울시


취재진이 서울시 경제정책과(파트너스하우스 총괄 부서)와 청사운영2팀(식사 담당)에 구체적인 질의를 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경제정책과는 "서면으로 질의하면 답변하겠다"고 했지만 약속 시간이 지나도 답변하지 않았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서울시 승인을 받아야 답변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회신했다.

청사운영2팀 팀장은 수차례 전화와 콜백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통화를 받은 직원은 "팀장이 출장 중이고, 돌아와도 다시 출장 갈 예정"이라며 사실상 회피했다.

2025년 운영 현황에 대해서도 "민간 기업 대관이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2024년 서울시의회 지적 이후 "홍보를 강화하겠다"던 약속이 얼마나 이행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무자격자의 불투명 행정"


김민호 활동가는 "오세훈은 2021년 보궐선거 부정행위로 기소된 무자격자"라며 "거짓말로 시장이 됐고,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시민 안전보다 자기 공관 꾸미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시장이 한 달에 1억원씩 유지비가 드는 공관에서 매일 저녁 식사를 하는데, 누구와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전혀 투명하지 않다"며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천박한 의식의 소유자"라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14억 전세금을 빼서 주식 투자하는 것이 서울 청년들에게 공감될 수 있는 이야기냐"며 "천박한 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시장의 시정 운영에 대한 시민 감시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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