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뉴탐사
민주당, 호남 지방의회 의장단·상임위원장 독식
비민주당 표 31% 받고도 의석은 22%뿐
호남 기초의회 비민주 득표율 31%인데 의석은 22%…담양·영광·함평·진도는 0석
광역의회는 격차 더 커…비민주 표 32%가 의석 7%로, 의장단은 역대 전원 민주당
7월 원구성 목포·진안서 의장·상임위원장 독식 결정…소수당 "일당 독주" 반발
호남 유권자 3명 중 1명꼴로 비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그런데 의회 자리는 민주당이 거의 다 가져갔다. 6·3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호남의 표심과 의석은 이렇게 어긋난다. 뉴탐사가 호남 기초의회 519석과 광역의회 135석의 득표율과 의석을 전수 분석한 결과다. 표심에서 의석으로, 의석에서 의장단으로 갈수록 비민주당의 몫은 단계마다 줄어든다. 의장단에 이르면 한 자리도 남지 않는다. 기초의회까지 득표율과 의석을 하나하나 맞춰 본 분석은 흔치 않다.
표는 31%, 자리는 22%
호남 기초의회 전체 의석은 519석이다. 지역구 정당 득표율로 보면 민주당은 69%를 얻었다. 무소속이 14%, 조국혁신당이 8%, 진보당이 7%로 뒤를 이었다. 민주당을 뺀 표가 31%에 이른다. 그러나 당선 의석은 다르다. 민주당이 404석을 가져갔다. 전체의 78%다. 비민주당 몫은 115석, 22%에 그쳤다. 득표율 31%가 의석 22%로 쪼그라들었다. 호남에서도 표심과 의석은 따로 논다.
이 격차는 단체장 선거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호남 대부분 시군은 민주당 단체장이 당선됐다. 겉으로는 민주당이 싹쓸이한 것처럼 보인다. 의회까지 들여다봐야 균열이 드러난다.
0석이 된 표심
표를 30% 넘게 받고도 의석을 한 석도 못 건진 곳이 있다. 전남 담양이 그렇다. 비민주당이 지역구에서 34%를 얻었지만 의석은 0석이다. 9석을 민주당이 모두 가져갔다. 영광도 비민주당 27%를 받았지만 의석으로는 한 석도 잇지 못했다. 함평은 22%, 진도는 20%를 비민주당이 받았지만 역시 한 석도 얻지 못했다.
표심이 거의 반반인 곳에서도 의석은 기울었다. 전북 진안은 비민주당 득표율이 49%였다. 민주당과 51대49로 맞붙었다. 그런데 의석은 민주당 4석, 무소속 3석으로 갈렸다. 전남 장성은 표 47%가 의석 38%로, 강진은 45%가 25%로, 곡성은 45%가 14%로 줄었다. 무소속 군수가 당선된 전남 완도는 비민주당 표심 42%에 의석은 3석, 33%를 얻었다. 전북 순창도 비민주당이 41%를 받았지만 의석은 8석 중 1석, 12%에 머물렀다.
단체장을 내준 곳에서도 의회는 민주당이 쥐었다. 전남 신안은 조국혁신당 후보가 군수에 당선됐다. 그런데 군의회 비민주당 득표율 44%는 의석 9석 중 1석, 11%에 그쳤다.
흐름을 거스른 곳도 있다. 전남 무안은 비민주당 득표율이 31%였는데 의석은 9석 중 4석, 44%를 차지했다. 무소속 후보들이 바닥을 훑은 결과다. 민주당은 5석으로 과반을 겨우 지켰다.
표심과 의석이 비교적 가깝게 맞은 곳도 있다. 광주 5개 자치구가 그렇다. 비민주당 득표율 24~35%가 의석 19~29%로 이어졌다.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이 자치구마다 의석을 나눠 가진 덕이다. 격차는 시 단위에서 다시 벌어진다. 여수는 비민주당 31%가 의석 19%로, 순천은 32%가 24%로 줄었다. 전북 군산은 27%가 12%로 좁아졌다.
광역의회는 격차가 더 크다
표심과 의석의 격차는 광역의회에서 더 벌어진다. 호남 광역의회 135석 가운데 비민주당은 단 10석이다. 진보당이 5석, 조국혁신당이 3석, 국민의힘이 2석이다. 비례 정당 득표율로 비민주당은 32%를 얻었지만, 의석은 7%로 쪼그라들었다.
지역별로 보면 격차가 더 또렷하다. 전북도의회는 44석 중 비민주당이 2석, 4.5%다. 2026년 통합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는 91석 중 비민주당이 8석, 8.8%를 가졌다. 진보당은 이 의회에서 원내 2당이다. 의석에서 한 발 더 들어간 의장단에는 비민주당 자리가 없다. 전남·전북·광주 광역의회 의장단은 역대 전원 민주당이었다. 7월 원구성에서도 100% 민주당이 유력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는 당선 의석 91석 가운데 민주당이 83석을 차지했다. 상임위원장 11석도 모두 민주당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의석 독식과 "일당 독주" 반발
7월 6일 원구성을 앞두고 기초의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목포시의회는 22석 중 민주당이 15석, 비민주당이 7석이다. 유권자 35%가 비민주당을 택했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어 상반기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기로 정했다. 이형완 목포시의원 당선인은 이번 원구성에서 시의장으로 유력하다. 그는 "상반기는 소수정당은 좀 기대하지 않고 한다"고 했다. 지난 회기에 자리를 배려했지만 협조가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학습 효과상 큰 효과 없다. 그래서 상반기에는 한번 주지 말자"고도 했다. 이 당선인은 초선에게 위원장을 맡기기 어렵다는 입장도 폈다. 상임위원장은 재선 이상이 맡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손혜원 시의원은 이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목포를 정치가 망친 도시라고 표현했다. 그곳의 정치 공작을 두고 "목포가 정말 제일 심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민주당 의원 7명이 시민 35%의 표를 받았다는 점을 짚었다. "시민들은 뭐냐고요. 그게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거예요"라고 그는 반문했다. 손 의원은 원도심 관광을 살리겠다며 관광위원장을 맡고 싶다고 했다. 이형완 당선인은 이 요구를 협의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다. "처음 보면은 좀 배우려는 자세로 의정 활동을 하라"며 선을 그었다. 자리 하나를 놓고도 협의는 없었다. 같은 무소속 박용준 시의원은 목포 정치를 망친 책임을 도당위원장에게 돌렸다. 그는 4년 전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가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나섰다. "민주당에 있는 어떤 분의 공작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고 그는 말했다. "저는 모든 책임을 도당위원장이 져야 된다고 본다"고도 했다. 비민주당 의원들은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에게 사절단을 보내 협의를 요청했지만, 한 자리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사절단에게 시의회 구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답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전북 진안도 다르지 않다. 진안군의회는 민주당 4석, 무소속 3석이다. 표심은 51대49로 거의 갈렸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기로 가닥을 잡았다. 의장으로 추대된 민주당 김명갑 진안군의원은 협치에 동의한다면서도 곤혹스러워했다. 동료 의원들이 자리를 원하는데 자신이 막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분들이 동의를 안 해주면 저도 의장으로 갈 수가 없잖아요"라고 그는 말했다. 도당의 태도는 더 분명했다. 무소속과 협의해 자리를 나누는 것조차 해당 행위로 본다는 얘기였다. 다만 김 의원은 다 독식하려 한다는 여론을 의식해 동료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5석, 비민주당 4석으로 갈린 무안군의회는 29일 의원총회에서 원구성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민주당 임윤택 무안군의원은 말을 아꼈다. "충분한 협의가 안 된 상태라 진행 중이라는 것만 말씀드린다"고 했다. 소수당 배려도 민주당 내부 협의가 끝나야 상의할 수 있다고 했다. 비민주당 김원중 의원의 전망은 달랐다. 지역구 민심이 5대5로 갈린 만큼 민주당이 전부 독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전체 독식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지역 여론도 마찬가지"라고 그는 말했다. 70%에 못 미치는 득표율로 자리를 100% 차지하는 구조는 비례성 원칙과 부딪힌다.
전북 익산에서는 비민주당 의원들이 공동 성명을 냈다. 익산시의회는 민주당 19석, 비민주당 6석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방의회가 특정 정당의 종속 기관이 아니라고 했다. "시민은 특정 정당의 일당 독주를 위해 표를 행사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무기명 투표 결과를 두고 색출과 낙인을 거론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부정하는 일이라고도 했다.
7월 1일 민선 9기 임기가 시작된다. 6일에는 목포시의회를 비롯한 호남 각 지방의회가 의장단 선출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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