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탐사
유시민, 한준호·송영길 저격하고 "정청래는 친명" 단정…취재 결과는 달랐다
대통령 핵심 참모들 "정청래와는 사이 나쁘지 않다"…찐명 참모와 온도차 뚜렷
대구 시장 여론조사 김부겸 50%, 국힘 후보 전원 격파
유시민 "송영길은 민주당의 해" 발언에 시민단체 고발
정청래는 전략적 친명, 관찰이 필요한 정치인
국힘 상임위 태업…산자위 지난해 12월 4일 이후 단 한 차례도 미개회
유시민 작가가 매불쇼에서 한준호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를 저격하고 정청래 대표를 "친명"이라고 단정하면서 민주 진보 진영 내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가 유시민 작가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한편 대구 시장 선거에서는 김부겸 전 총리가 국민의힘 후보 전원을 상대로 양자 대결 우위를 점하는 여론조사가 나와 국민의힘이 패닉에 빠졌다.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취재에 기반해 짚어본다.
대구 김부겸 50%, 국민의힘 비상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대구에서 나왔다.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 시장 후보 지지율이 50%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이 거론하는 경선 후보들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전원을 앞질렀다. 김부겸 대 유영하가 49 대 33, 김부겸 대 윤재옥이 47 대 32였다. 이진숙을 상대로도 47 대 40으로 앞섰고, 추경호·홍석준·주호영 누구를 붙여도 오차범위 밖이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이진숙과 주호영은 경선에서 컷오프됐다. 6선 의원인 주호영까지 경선 배제되면서 무소속 출마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주호영이 무소속으로 나오면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돼 국민의힘에는 더 불리해진다. 대구 시장에서 민주당 후보가 양자 대결 우위를 점한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19%로 20%대가 무너졌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NBS 조사에서 취임 후 최고치인 69%를 찍었다. 서울에서도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 45% 대 국민의힘 18%로 나타나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압승이 점쳐진다. 다만 여당 힘 실어주기 의향(53%)과 민주당 지지율(46%) 사이에 약 7%포인트 격차가 있어, 아직 민주당으로 마음을 주지 못한 유권자층이 존재한다.
유시민, 송영길을 "민주당의 해"로 지목
유시민 작가는 매불쇼에서 자신의 ABC 이론을 재차 꺼내며 송영길 전 대표를 사실상 B형 인간으로 지목했다. "어떤 분은 무죄받고 정치로 복귀했는데 조중동을 포함해서 재래 언론에서 단독 인터뷰를 해서 어마어마하게 띄우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해가 될 사람들을 띄운다. 저는 판독기라고 본다"고 했다.
유시민 작가는 한준호 의원의 영상을 매불쇼에서 직접 틀어가며 비판도 이어갔다. 한준호 의원이 ABC 이론을 비판한 영상이었다. 현재 경기도지사 경선이 치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는 유시민 작가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인 한준호 의원에 대한 낙선 운동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민주당 내부 반발도 거셌다. 김영진 의원을 비롯해 박지원 의원까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다. 박지원 의원까지 돌아선 것은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상당히 선을 넘었다는 방증이다.
한준호 의원에 대해 취재한 결과는 유시민 작가의 분류와 정반대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10년, 20년 가까이 함께한 핵심 참모들에게 복수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준호 의원은 찐명이다. 참모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통령님과 평생 함께할 국정 운영의 동반자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준호 의원이 검찰 조작기소 TF 단장을 오랫동안 맡은 것도 그런 신뢰 관계의 반영이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한준호 의원의 일하는 방식도 눈에 띄었다. 대북송금 조작 사건 등 제보자를 만나러 가면 "얼마 전에 한준호 의원이 다녀가서 설명 다 드렸다"는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보통 의원들은 이런 제보를 받으면 바로 방송에 나가 떠드는데, 한준호 의원은 그런 얘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성과를 내세우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 할 일을 다 해온 의원이다.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지적도 부당하다.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의 관계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10년이 넘는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민주당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 송영길 의원과 박찬대 의원 정도가 성남시를 찾아가 행정을 칭찬하며 함께 밥을 먹었다. 그 사진들이 지금도 남아 있다. 조중동의 언급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민주당의 해가 될 인물이라는 논리는 지나치다.
정청래는 정말 "친명"인가
유시민 작가는 매불쇼에서 "정청래는 친명이냐"는 질문에 "친명이지"라고 즉답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추진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통합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정청래 대표가 추진한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취재 결과는 달랐다. 대통령 핵심 참모들에게 복수 확인한 결과, 정청래 대표에 대한 표현은 다른 친명 정치인들과 온도 차이가 뚜렷했다. 참모들은 대통령과 정치적 동반자 수준의 관계인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대통령님과 함께 가시는 분이죠"라고 설명했다. 정청래 대표에 대해서는 "사이 나쁘지 않습니다"라고 표현했다. 이 어감의 차이가 핵심이다. 정청래 대표는 전략적으로 친명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을 뿐, 정치적 동반자 수준의 관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근거는 구체적이다. 2017~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온갖 의혹에 시달릴 때 정청래는 편들지 않았다. 당시 최대 권력이었던 친문 세력 쪽에서 이재명을 공격하는 흐름에 가담했다.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기간에도 이재명 편도, 이낙연 편도 들지 않았다. 이재명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후부터 비로소 친명 행보를 시작했다. 시류에 편승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힘이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돌아설 위험이 높은 정치인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다.
합당 파동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국혁신당과의 장기적 통합에 대한 고민을 참모들에게 이야기한 것은 맞다. 참모들이 조국 대표를 몇 차례 찾아가 대화한 것도 확인됐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빨리 합당하라고 대통령이 지시한 적은 없다. 정청래 대표가 최고위 논의도 없이 폭탄 선언을 터뜨리자 대통령실이 깜짝 놀랐다. 대통령실이 대놓고 부인한 것이 그 증거다.
국힘 상임위 태업, 민생법안 발목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원회의 태업도 심각하다. 한병도 원내대표가 국민의힘에 경고장을 날렸다. 확인한 수치는 충격적이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4일 이후 단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외교통일위원회 마지막 개회는 1월 28일, 국방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7일이었다.
국회법상 상임위는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열어야 한다. 트럼프 변수와 중동 리스크가 겹치는 상황에서 외교통일위가 두 달 넘게 문을 닫고, 경제 위기 속에서 산자위가 넉 달째 개점휴업이다. 정무위원회도 자본시장 건전화 법안이 수두룩하게 밀려 있는데 2월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에게 확인한 결과,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핑계로 계속 상임위 개회를 거부하고 있었다.
1년간 상임위 개회 횟수를 분석하면 상위 4곳이 모두 민주당 소속 위원회였고, 하위권은 대부분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곳이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하반기 상임위원장 재배분 때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경기도지사 경선, 예상 밖 흐름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은 한준호·추미애·김동연 3파전으로 확정됐다. 4월 5일부터 7일까지 권리당원 50%, 일반 여론조사 50% 합산으로 본경선이 치러진다. 과반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취재 결과, 김동연 현 지사가 예비경선에서 쇼크에 가까운 수준의 결과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겨냥한 여론조사도 주목할 만하다. KBS가 실시한 광주 지역 민심 조사에서 김민석 현 국무총리와 정청래 대표의 양자 대결이 43 대 40으로 나왔다. 민주당 지지자만 놓고 봐도 47 대 42였다.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정청래가 호남 권리당원 투표에서 66 대 33으로 더블스코어 승리를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급격히 줄었다. 호남을 직접 돌아다니며 확인한 민심은 정청래 대표에 대한 원망으로 부글부글했다. 비리 단체장들이 정청래 최측근으로 거론되는데 물갈이를 못 하고 있다는 불만이 핵심이었다.
최신뉴스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뉴탐사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