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김두겸 울산시장, 사조직에 '히틀러식 선거 사주'
사조직 정기총회서 사전선거운동·회계 은폐 사주 음성 확인
김두겸, 자신 사조직 정기총회서 사전선거운동 요령 직접 강의
4명씩 다섯 군데 흩어져 박수·대화 조작 명시한 'ABC 전략' 주문
회계 항목 정치인 이름 발견되자 "기록에 남기지 마라" 안내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이 자신을 지지하는 사조직 회원들 앞에서 이른바 '히틀러 전략'을 동원한 사전선거운동 요령을 직접 강의한 사실이 음성 자료로 확인됐다. 회원들이 4명씩 다섯 군데로 흩어져 박수와 대화를 조작하라는 구체적 지시였다. 같은 자리에서 김 시장은 사조직 회계 항목에 정치인 이름이 등장하자 "기록에 남기지 마라"는 지침까지 회원들에게 전달했다. 김 시장은 지난달 29일 6·3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뉴탐사가 입수한 음성은 지난 2월 23일 울산에서 열린 김 시장의 사조직 '금섬회' 정기총회에서 녹음됐다. 김 시장이 현직 광역시장 신분으로 마이크를 잡고 한 발언이다.
"기록에 남겨서는 전혀 안 좋다"
녹취 첫 부분에서 김 시장은 금섬회 회계 보고에 정치인 이름이 등장하자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회비 사용 내역에 두 사람의 실명이 남아 있는 게 발단이었다.
"전체 이름이 두 분이 있더라고. 김기무하고 임현보가 있더라고요. 사실 그걸 절대로 매시하해서 안 됩니다. 저런 게 어떻게 자료라든지 흘러가면은 정치인들은 빼도박도 못합니다. 빼박도 못해."
김 시장은 회계 처리 요령까지 안내했다.
"앞으로 보고할 때도 기타 뭐 이 아니면 뭐 못 밝히는 거 손 들어가 밝히고 일하지 마세요."
기록에 흔적을 남기지 말라는 지시였다. 김 시장은 발언 끝에 다시 한번 못 박았다.
"이런 데는 기록에 남겨서는 전혀 안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회의장에 등장한 '히틀러 전략'
같은 자리에서 김 시장은 이른바 '히틀러 전략'을 명시한 사전선거운동 강의를 이어갔다.
"우리 정장 사람들 가장 중요한 게 히틀러 전략이라는 게 있습니다. 5백명 모였는데 자기 편 20명이면 다 100 갑니다. 4명을 군데 군데 나놓고 히틀러 여전하면은 군데 군데 군데 네 군데, 네 군데 다섯 군데에서 박수를. 처음에는 옆에 주변에 성인 사모잖아요."
김 시장은 거리 시연까지 묘사했다. 둘이 걸어가며 하늘을 쳐다보면 다른 사람이 따라보지 않지만, 세 사람이 함께 쳐다보면 주변 행인들도 모두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올려다본다는 식이다. 김 시장은 이를 "ABC 전략"이라 부르며 6·3 지방선거 적용을 회원들에게 주문했다.
"각 구별로 회장님들께 있더라도 뭘 뭘 통해서라도 서로가 협의하고 일론하는 게 아마 선거에 대해서는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김 시장은 회원들이 길거리에서 4명씩 흩어져 박수와 대화를 조작하라는 구체적 화법까지 가르쳤다.
"막 옆서 욕하면 그래도 그 양반은 일은 잘한다 해가 설명을 하려면 길어요. 한마디로 이할 수 있어요."
청중은 "김두겸"을 연호했다. 사전선거운동 금지 기간 중 일이었다.
김 시장이 가져다 댄 '히틀러 전략'이라는 표현 자체도 사실관계가 어긋난다. 백이성 역사독립군은 김 시장이 묘사한 군중 동원 기법은 히틀러가 아니라 1943년 스탈린그라드 패전 직후 나치 선전상 괴벨스가 행한 '총력전 연설'에서 사용된 기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청중석 네 모서리에 배우를 심어두고 박수와 환호를 유도해 나머지 청중의 동조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여론조사 두 자릿수 격차, 절박해진 김두겸
김 시장이 사조직을 동원해 사전선거운동까지 사주한 배경에는 여론조사 격차가 있다. 방송에서 공개된 다자대결 여론조사에서 김 시장은 김상욱 전 의원에게 두 자릿수 격차로 뒤지고 있다. 박맹우 전 시장과 표를 합쳐도 김상욱을 따라잡지 못한다.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 진보당 김종훈 후보까지 변수다.
야권 단일화 협의는 후보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상욱 후보, 황명필 후보, 김종훈 후보가 단일화 토론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다만 광역시장 단일화는 중앙당 차원의 정리가 필요한데, 민주당 중앙당의 반응은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울산 정가의 이야기다. 보궐선거 전략 공천 기간이라 광역단체장 단일화에 당력이 집중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과 중앙으로 번진 의혹 제기
김 시장의 사조직 의혹은 지역에서 시작해 중앙으로 번졌다. 울산 KBS는 지난달 23일 9시 뉴스에서 "김 시장은 의혹을 밝혀라"는 야권 기자회견을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울산신문도 같은 요구를 다뤘다. 조국혁신당 울산시당은 "김두겸 울산시장과 신천지 관련 의혹, 연결고리는 금섬회?"라는 현수막을 걸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직접 나섰다. 강 수석대변인은 "사조직 선거운동, 당원 모집이 금섬회 의혹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뉴탐사는 지난달 20일과 27일 두 차례 김 시장의 금섬회 의혹을 보도했다. 이번 음성은 그에 이은 세 번째 보도다.
남구 보궐 후보 발언도 등장
김 시장은 같은 자리에서 자신과 함께 활동할 인물에 대한 언급도 남겼다. 음성에는 다음과 같은 발언이 담겼다.
"아마 특정 지역에 국민의힘 지구당 위원장이 되실 분이 아마 내정이 될 거 같은데 조금 있으면 국회의원도 되실 분이라고 당협위원장을 맡을 거 같은데 신입회원으로 금섬회에 들어오신 거 보니까 금섬회가 세긴 세다! 내가 보니까"
울산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해당 자리에는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방송에서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전 부위원장이 함께 보궐로 등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 전 부위원장이 금섬회에 가입한 사실 여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김 시장은 출마 선언문에서 사조직 의혹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의 조사가 시작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은 5월 2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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