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구리시장이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본당에 가서 "교주를 참 어머님으로 섬기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독교도인 백경현 구리시장이 표를 얻기 위해 사이비 종교 집회에 참석해 충성을 맹세한 것이다.
더탐사 취재 결과, 백경현 시장은 2021년 7월 가평에 있는 통일교 본당 '하늘궁전'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학자 총장님을 왜 참 어머님이라고 하는지 확실히 이해됐다"며 "가정연합과 계속 인연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한학자는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사후 통일교를 이끌고 있는 현재 교주다. 통일교에서는 문선명을 '참 아버지', 한학자를 '참 어머니'라고 부른다. 백경현 시장의 발언은 사실상 통일교 교주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이다.
"기억 안 난다"지만 영상은 생생
더탐사가 백경현 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자 "기억이 안 난다"며 얼버무렸다. 하지만 통일교 홈페이지에는 그의 발언 영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영상에서 백경현 시장은 원고를 보며 발언하다가 마지막 부분에서는 원고 없이 즉석에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단순히 의례적인 축사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발언이었다는 뜻이다.
백경현 시장은 구리시 성광교회 안수집사다. 기독교에서는 통일교를 대표적인 이단으로 본다. 교회 안수집사가 이단 집회에 가서 교주를 찬양한 것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버린 행위다.
신천지 행사에도 축전... "몰랐다"는 변명
백경현 시장은 작년 대구에서 열린 신천지 행사에도 축전을 보냈다. 당시 "신천지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축전에는 '신천지'라는 글자가 두 번이나 들어가 있었다.
신천지는 코로나 초기 대구에서 집단감염을 일으켜 전국을 공포에 빠뜨린 사이비 종교다. 지자체장 중에서는 백경현 시장이 유일하게 신천지 행사에 축전을 보냈다.
백경현 시장은 통일교 행사 참석 후 코로나에 걸렸는데, 이때 동선을 거짓으로 신고해 방역법 위반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통일교 행사 참석 사실을 숨기려 했던 것이다.
민주당 의장도 함께 참석... "실체성신과 같은 시대"
놀랍게도 백경현 시장과 함께 통일교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 또 있다. 김형수 구리시 의장이다. 김형수 의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백경현 시장과는 다른 정당이다.
김형수 의장은 통일교 행사에서 "우리는 지금 실체성신 참 어머님과 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참 어머님 사랑을 느끼며 감사를 느낀다"고 발언했다. '실체성신'은 통일교에서 교주를 신으로 부르는 표현이다.
김형수 의장은 15년간 통일교 계열 언론사인 세계일보 지국장을 했다고 밝혔다. 더탐사가 전화로 확인하자 처음에는 "기억 안 난다"고 했다가, 영상이 있다고 하자 급히 전화를 끊었다.
통일교 성지 구리시의 현실
구리시는 통일교의 성지나 다름없다. 통일교는 구리시에 엄청난 땅을 소유하고 있다. 구리시청과 구리경찰서 자리도 통일교가 기부한 땅이다.
김형수 의장은 통일교 행사에서 "한때 구리시는 통일교 땅을 밟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다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통일교의 막강한 영향력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리시장이 되려면 통일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백경현 시장을 구리시 성광교회로 전도한 사람은 "신천지나 통일교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천지와 통일교는 한 몸
신천지와 통일교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협력하는 관계다. 신천지 교리의 70%가 통일교 교리를 베낀 것이다.
신천지는 국내에 조직력이 강하고, 통일교는 일본에서 막강한 자금력을 갖고 있다. 종교 전문가들은 "신천지는 조직, 통일교는 돈"이라고 표현한다.
정치인들은 이 두 집단 모두의 지지를 받으려 한다. 본선거보다 당내 경선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더 크다. 투표하는 사람이 적은 경선에서는 조직화된 종교표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의 연결고리
이런 현상은 구리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대선에서 통일교는 각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 문자를 보냈다. 대선 직전 통일교 예배에서는 "일본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설교가 나왔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에 굴욕적으로 굽신거리는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통일교는 일본 자민당과 수십 년간 유착관계를 맺어왔다. 일본에서 아베 전 총리가 암살당한 것도 범인의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바치다 가정이 파탄났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구리 유세에서 "한강 개발을 대통령이 되면 돕겠다"고 약속했다. 구리에 많은 땅을 가진 통일교에게 유리한 정책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기시다 총리 밀어주기식 외교도 통일교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통일교 문제로 지지율이 급락한 기시다 내각을 윤석열이 구해준 것이다.
종교를 이용한 선거, 민주주의 위협
백경현 시장과 김형수 의장의 행태는 심각한 문제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버리고 표를 얻기 위해 사이비 종교에 충성을 맹세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비 종교 세력이 돈과 조직을 무기로 정치인들을 포섭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구리시에서 벌어진 일은 대한민국 전체의 축소판이다. 사이비 종교가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유권자들은 이런 정치인들의 정체를 정확히 알고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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