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여론조사기관과 극우세력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조짐이 포착됐다. 특히 최근 수상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과거 댓글부대로 활동했던 인물들이 다시 움직이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뉴탐사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나타난 의심스러운 여론조사와 인사들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댓글부대 의혹 매체가 의뢰한 여론조사, 격차 11%로 축소
김문수 후보가 갑자기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의심을 사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글로벌이코노믹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1%로 좁혀졌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이 조사를 의뢰한 글로벌이코노믹은 과거 댓글부대 의혹과 연관됐던 매체로 확인됐다.
뉴탐사 강진구 기자는 2015년 경향신문 재직 당시 이 업체를 추적 보도한 바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과거 그린미디어가 이름을 바꾼 회사로, 국정원 간부 출신인 김흥기 씨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김흥기 씨는 박근혜 정권 시절 문고리 권력으로 알려진 안봉근과 친분이 있었던 인물이다.
"댓글부대 활동으로 의심받던 매체가 하필 김문수 후보 등록 후 첫 여론조사에서 이재명과의 격차가 좁혀졌다는 결과를 내놓은 것은 매우 의심스럽다"고 강진구 기자는 지적했다.
이준석 선거운동 의심되는 한국갤럽 '자체조사'
한국갤럽 명의로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도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제보자가 녹음한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조사 항목이 특정 후보, 특히 이준석 후보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준석과 이재명 중 누구를 지지하는가", "이준석과 김문수 중 누구를 지지하는가",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정권 교체라고 생각하는가" 등 이준석 관련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한국갤럽에 확인 결과, 이 조사는 실제로 갤럽에서 진행한 것이지만 공표용이 아닌 '자체 조사'로 외부 의뢰를 받아 진행했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는 "여론조사를 빙자한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김건희 담당' 국정원장 특보, 뉴탐사 듣자마자 즉시 전화 끊어
뉴탐사는 지난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한덕수 추대위 배후에 국정원과 김건희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병운 목사가 언급한 김상민 국정원장 특보와 통화가 이뤄졌다.
김병운 목사는 "김상민이 김여사하고 영부인 담당했다"며 "국정원 해서 지금 뭐 그쪽 여사님 그쪽 압색도 하고 명태균 때문에 한동훈 쪽 검사들이 그러는 거죠"라고 증언했다.
뉴탐사 권지연 기자가 국정원장 특보인 김상민 전 검사와 통화하자 '뉴탐사'라는 말을 듣자마자 전화를 바로 끊어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원 직원이 특정 후보 추대 작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국정원법 위반 소지가 있다.
한편, 김건희 씨는 공천 개입 의혹 관련 검찰 소환에 대해 "대선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뉴탐사는 "이재명 후보의 경우 후보자 신분 보장 차원에서 재판 일정이 연기된 것과 달리, 김건희 씨는 후보가 아님에도 대선 영향을 이유로 소환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윤석열 탈당은 본인 뜻" 본심 드러내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탈당은 본인의 뜻이다"라고 답해 본심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당이 대통령에게 탈당하라 또는 탈당하시려는 것을 하지 마라, 이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미묘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조선일보는 김용태를 1면 톱 기사로 띄우며 "젊은 시절 김문수처럼 정치, 남은 20일간 빠르게 변화한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사실상 김문수 대신 김용태를 키워 윤석열을 정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힘당이 계속 윤석열의 자장권에 있는 한 극우 유튜버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고, 윤석열과 김건희를 완전히 지워 조중동의 말을 잘 듣는 정당으로 만들려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건희 씨가 과거 "목숨 걸고 조선일보 폐간에 나서겠다"고 발언한 바 있어, 조선일보 측에서 윤석열 부부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후보의 입장에서는 집토끼를 생각하면 윤석열을 쉽게 버릴 수 없고, 중도확장을 위해서는 이준석과 손을 잡아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한편으로 자유통일당은 가만히 있어도 어차피 김문수 편이니 그냥 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의한수 신혜식 "김용태 임명 취소하고 윤석열은 우리당으로 와라"
자유통일당 계열의 신의한수 신혜식 씨는 김용태 비대위원장 임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문수 후보에게 부탁드립니다. 김용태 임명 포기하십시오. 지금 대선이 장난입니까?"라며 "김용태 입에서 나오는 발언들이 보수를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차라리 자유통일당에 입당하라"며 자유통일당으로의 영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강진구 기자는 "윤석열 본인이 정치적 미래를 생각한다면 자진 탈당보다는 차라리 출당당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때리는 사람보다 맞는 사람 편에 서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TK공략 성공적, 홍준표 지지자들 대거 지지 선언
이재명 후보가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TK 지역에 세 번째 유세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방문한 이재명 후보는 보수층의 심금을 울리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재명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죠. 저는 젊은 시절에 독재하고 군인을 동원해서 심지어 사법 기관을 동원해서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장기 집권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건 사실이죠. 또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닙니까? 정말 살림살이만 잘하고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으면 모두가 칭송했지 않겠습니까?"라며 박정희에 대한 균형 있는 평가를 시도했다.
이어서 "이념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평소 지론을 설파하며 "뭐 목사니까 별론데 보니까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지요. 아니 무슨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뭔 상관 있어요?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게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습니까? 필요하면 쓰는 거고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이면 버리는 거죠"라고 말해 표심을 자극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두터운 구미와 대구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험지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군이면 도촌 지통마을에서 태어나 가지고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경북 안동의 물을 먹고 풀과 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이렇게 이 동네에서 20%도 지지를 못 받을까?"라며 자신의 경북 출신임을 강조했다.
특히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들이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날, 구미와 대구를 방문한 것은 김문수 후보 진영에 뼈아픈 타격을 입혔다. 대구 시민과의 인터뷰에서 한 시민은 "홍준표라는 분은 대구의 젊은이들 중 기지가 있는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말해 이재명 후보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이재명 후보가 홍준표 시장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이유가 있어보인다.
홍준표와 함께하는 사람들 모임의 대표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정당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며 "현재 헌법 최고 기구에서 탄핵된 윤석열이 아직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당이 정상적인 당입니까?"라고 반문했다.
부산 택시기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은 이재명이다"라는 말이 나왔다. 기사는 "어차피 이번에는 이재명"이라며 부산 분위기가 변하고 있음을 전했다.
"적반하장"... 김문수, 동생 이재명에게 무료 변론 받은 과거 드러나
뉴탐사가 입수한 영상에서, 김문수 후보의 동생 김익수 씨는 과거 노동운동을 하다 구속됐을 당시 이재명 변호사로부터 무료 변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가 성남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을 때 노동운동하시던 동생분이 구속이 되어 제가 그분 무료 변론을 맡았었죠. 그런 인연도 있어서 매우 반가웠습니다"라고 이재명 후보는 영상에서 밝혔다.
김문수 측에서는 "한마디로 적반하장, 후안무치"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동생을 변호했음에도 평소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입장이었던 김문수 측이 오히려 상대방을 비난한 것이다.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여론조작과 극우세력의 움직임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과거 댓글부대로 활동했던 인물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 개입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유권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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