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탐사

정청래의 '깜짝 합당 선언', 대통령실과 사전 교감 없었다..."선거용 합당은 대통령 뜻 아냐"

민주당 내부 반발 거세, 최고위원 3인 공개 기자회견까지...조국혁신당은 몸값 높이기 들어가

2026-01-24 08:37:06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전격적인 합당을 제안하면서 민주 진영이 요동치고 있다. 합당 제안 직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독단적 리더십"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청와대는 "사전 교감이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취재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평소 양당 통합의 필요성에 원칙적 공감을 표한 적은 있으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선거공학적 합당'은 대통령의 뜻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위원들조차 30분 전 통보...기습 발표에 당 뒤집혀


정청래 대표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 대표에게 제안합니다. 우리와 합칩시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구하는 시대 정신이 다르지 않다"며 "6·3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중대한 발표가 당내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이뤄졌다는 점이다.


취재 결과 정 대표의 연설문은 비서관조차 사전에 보지 못했다. 정 대표가 혼자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기자회견 30분 전에야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고, 다수가 "이런 방식은 안 된다"며 만류했지만 정 대표는 "오늘 발표하겠다. 제가 책임지겠다"며 강행했다.


정 대표의 발언문 어디에도 "당원들의 의견을 구합니다"라는 문장은 없었다. 오로지 "조국혁신당의 화답을 기다리겠습니다"로 끝났다. 당의 주인인 당원들을 배제한 채 상대 당 대표에게만 호소한 셈이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삼당합당 이후 처음 보는 구시대적 방식"이라는 탄식이 나왔다.


청와대 "선거공학적 합당, 대통령 뜻 아니다"


논란의 핵심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 여부였다. 정 대표 측 박수현 대변인은 "청와대와 원칙적인 교감을 가지고 제안한 것"이라고 했고, 홍익표 정무수석은 "대통령도 평소 양당 통합에 지론을 갖고 계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사전에 특별히 논의된 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홍익표 수석에게 사전 통보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이런 방식의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까지 상세히 공유되지는 않았다. 청와대 대변인급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공학적 목적의 합당을 얘기한 적이 절대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우상호 전 정무수석의 설명이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는 "대통령께서 언젠가는 같이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정도의 말씀은 하셨다"면서도 "이게 발표가 완벽하게 조율된 거냐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다"고 했다. 대통령의 생각은 '정치 개혁 차원의 장기적 통합'이었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선거공학적 합당'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대통령 측근 참모들의 설명도 일치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사실상 뿌리가 같은데 두 당이 나뉘어 당원들끼리 싸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고민, 그리고 제3정당의 자리를 완전히 다른 진보정당에 열어줘야 한다는 정치 개혁 차원의 논의가 있었을 뿐이다.


민주당 내 반발 격화..."연임 포석 아니냐" 의심


민주당 의총에서는 찬성보다 반대 목소리가 우세했다. 단순히 합당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이런 방식은 안 된다"는 성토였다. 이언주 수석최고위원은 "당의 미래보다 당대표 개인의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직격했다.


24일에는 강득구, 이언주, 황명선 세 명의 최고위원이 공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들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주의를 말로는 외치는데 선택적으로 당원 주권을 외친다"며 "조국혁신당과 언제, 어떻게, 누구를 만나서 논의가 진행됐는지 진상을 밝히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비판에는 근거가 있다. 지난해 8월 당대표 선거에서 정 대표는 권리당원의 66%를 득표했지만,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는 친청계와 친명계 후보 간 경쟁이 아슬아슬했다. 조국혁신당 당원들이 민주당에 합류하면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조국혁신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3% 미만인 상황에서 지방선거 시너지보다는 당대표 선거 우군 확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합당에 '몸 달아오른' 정청래, '느긋한' 조국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반응은 달랐다. 그는 "민주당이 썸타자고 했지, 우리가 결혼했습니까?"라며 한 발 물러선 듯한 반응을 보였다. 속도 조절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다른 분석도 가능하다. 합당을 하더라도 흡수 통합은 안 하겠다, 최대한 지분을 챙기겠다는 협상 전략일 수 있다.


민주당 내 친명계와 친청계 갈등이 깊어질수록 조국혁신당의 협상력은 올라간다. 비록 3%의 지분이지만, 과반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정 대표가 조국 대표에게 애를 태울수록 더 많은 것을 내줘야 하는 구조다.


"혹시 반명이십니까?"...대통령 발언 재소환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 대표에게 던진 농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혹시 반명이십니까?"라는 발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고가 아니라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니 정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당을 통합시켜 달라는 주문을 농담으로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당 운영 방식은 정 대표와 확연히 달랐다. 당대표 시절 이 대통령은 중요한 사안을 논의할 때 항상 반대 의견을 가진 '레드팀'의 이야기를 먼저 듣게 했다. 당대표가 먼저 의견을 밝히면 반대파가 말을 못할까 봐 배려한 것이다. 그 자리에서 결정하지 않고 계속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당을 운영했다.


김어준의 '선구자 민주주의'와 서울시장 여론조사 논란


김어준 뉴스공장 대표는 정 대표를 두둔했다. "욕 먹어도 당대표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아래로부터 중지를 모으라고 하면 이해당사자들의 물러설 수 없는 전장이 되기 십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라는 시대 정신에 역행하는 논리다.


더 논란이 된 것은 김어준 대표가 운영하는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에 김민석 총리를 포함시킨 것이다. 김 총리는 서울시장 출마에 이미 선을 긋고 있다. 당대표 선거에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총리실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김민석 총리를 당대표 경쟁에서 밀어내고 서울시장으로 보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권력 빼앗는 게 목표 아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대한 고심을 15분 넘게 토로했다. 핵심은 이렇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한테 권력을 빼앗는 게 목표가 아니다. 그건 수단과 과정이다. 진짜 최종 목표는 국민들의 권리 구제다."


대통령은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은 지키되, 예외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은 사건이 송치됐는데 간단한 확인만 하면 되는 경우,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피해자 구제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다만 그 예외가 남용되지 않는 안전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검찰의 생각을 그대로 담은 것"이라며 "대통령은 레드팀의 의견도 듣고 국민 여론도 보면서 최종 결정을 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인 이재명이 아닌 행정부 수반 이재명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듣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갤럽 여론조사, 민주당 43% vs 국힘 22%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61%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취임 7개월이 넘었지만 하향세 없이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도층 지지율은 65%로 평균보다 높았다.


정당지지율은 민주당 43%, 국민의힘 22%로 더블스코어에 가깝다. 다만 선거를 앞두면 '샤이 보수'가 국힘 지지로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5%포인트 정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


장동혁 단식 중단 뒤에 유영하 있었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간의 단식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설득으로 중단했다. 박근혜가 탄핵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한 것이다.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유영하 변호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돈다. 유영하의 목표는 대구시장이다. 박근혜를 '임대'해주는 대가로 대구시장 공천에 대한 물밑 딜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혜훈 청문회, 대통령의 선택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열렸다. 장남의 위장전입을 통한 특혜분양 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결정적인 위법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12·3 내란 관련 집회 참여에 대해 "국민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계속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미 의중을 내비친 바 있다. 청문회를 통해 해명을 듣고 국민들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었다. 언론 보도만으로 부적격 처리할 생각은 없다는 뜻으로 읽혔다. 크게 위법 사항이 드러나지 않으면 임명하는 쪽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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