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언론의 마녀사냥과 '깨진 유리창'

최동석 처장 사건에서 본 김용민의 배신부터 MBC의 '악마의 편집'까지

2025-08-01 10:31:31

범죄학에서 유명한 이론 중에 하나인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게 있다. 건물의 유리창 하나가 깨진 채로 방치되면, 곧 모든 창문이 깨지고 결국 그 지역이 범죄의 온상이 된다는 것이다. 작은 무질서를 방치하면 더 큰 무질서가 따라온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을 둘러싼 언론 보도를 보면서 이 이론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작은 흠집이라도 생기면 언론들은 이리떼처럼 달려들어 그를 '때려도 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런데 이번엔 그 첫 번째 유리창을 깬 사람이 놀랍게도 조카였다.


조카의 배신 - 가족보다 경제적 이익을 택한 김용민


김용민이 "외삼촌과 의절한다"고 선언한 순간, 첫 번째 유리창이 깨졌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가족조차 등을 돌린 인물"이라는 치명적 선입견을 심어줬다.


진실은 이랬다. 김용민은 정천수와 함께 열린공감TV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나누고 있었다. 최동석 처장이 정천수-강진구 경영권 분쟁에서 "정천수가 강진구에게 주식 3분의 1을 주기로 직접 약속했다"고 법정 증언했는데, 이게 정천수에게 불리했다.


김용민에게는 외삼촌이 조카인 자신 대신 제3자인 강진구 편을 들었다는 배신감이 컸다. 가족이라면 마땅히 자신들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김용민은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외삼촌을 "방송 하차로 앙심을 품고 복수하는 인물"라고 비방했다. 외삼촌의 진실한 증언을 개인적 원한으로 왜곡한 것이다.


목사라는 직분을 가진 인물이 가족의 정보다 경제적 이익을 택한 순간이었다. 사적 보복이었다. 언론들은 이런 핵심 배경은 쏙 빼고 김용민을 공정한 비판자인 양 포장했다. 첫 번째 깨진 유리창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친문계 의원들의 연쇄 공격 - 윤건영이 포문을 열다


김용민의 배신이 만든 균열에 가장 먼저 달려든 것은 놀랍게도 같은 여당 의원들이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치욕스럽다"라고 했다.


이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복기왕 의원이 최동석 사퇴를 언급했다. 그 뒤를 이어 박지원(문재인 정부 국정원장), 박범계(문재인 정부 법무부장관)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이 연일 최동석 처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보호는 못해줄망정 공격에 앞장선 것이다. 강선우 여가부장관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재명 인사권에 대한 친문계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당대표 선거 중에 당내 수면 아래 있던 계파 갈등의 골이 최동석 인사를 계기로 드러난 것이다.


경향신문의 4단계 마녀사냥 - 치밀한 진영 분열 작전


친문계 의원들의 선제공격에 이어 경향신문이 치밀한 4단계 마녀사냥을 전개했다. 1단계(7월 22일)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발언으로 페미니즘 진영을 자극했다. 2단계(7월 23일)는 문재인 대통령 비판 발언으로 친문계를 자극했다. 3단계(7월 24일)는 조국 전 대표 비판으로 조국혁신당을 자극했다. 4단계(7월 25일)는 현 정부 인사들 비판으로 정부 내부 분열을 노렸다.


이 같은 패턴은 우연이 아니라 치밀한 기획이었다. 각 단계마다 다른 세력을 겨냥해 전방위적 공격을 가한 것이다. 중앙일보가 최동석 처장을 "반문 친명의 투사"라고 표현한 것에서 진짜 의도가 드러났다. 친문-친명 갈등을 부추겨 이재명 정부 내부를 분열시키겠다는 속셈이었다.


특히 경향신문 이유진 기자의 보도 행태는 의심스러웠다. 최동석 처장의 SNS가 임명 후 폐쇄된 상황에서 어떻게 과거 게시물들을 지속적으로 입수했는지 의문이다. 더 이상한 것은 이유진 기자의 평소 기사들은 댓글이 두 자리 수에 그치는데, 최동석 관련 기사에만 수백 개의 댓글이 폭발적으로 달렸다는 점이다. 조직적 여론몰이의 정황이 역력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대한 왜곡이 있었다. 최 처장이 문재인 정부 인사검증 기준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거짓말, 사기, 강간, 폭력, 뇌물은 안 된다"고 명시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이다. 부분적 사실로 전체 맥락을 뒤틀어버리는 전형적인 언론플레이였다.


조중동의 본격 참전 - 좌우합작 마녀사냥의 완성


경향신문의 4단계 공격이 시작되자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이 본격 참전했다. 이제 좌우를 가리지 않고 모든 언론이 한 방향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언론의 패거리 본능이 발동된 것이다.


빅카인즈 집계에 따르면, 최동석 처장 관련 기사는 7월 1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총 355건이 보도됐다. 내란과 계엄을 옹호한 강준욱 비서관(7월 15일~21일까지 6일간 106건)보다 3배 이상 많은 보도량이었다. 내란 옹호보다 과거 정권 비판 발언이 더 흥미로운 소재로 여겨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중앙일보는 최 처장의 문재인 비판 발언을 집중 조명했고, 동아일보는 "문재인 완전 멍청한 인간" 발언을 부각시켰다. 조선일보도 가세했다. 하나의 표적이 정해지면 모든 언론이 경쟁적으로 달려들어 새로운 흠집을 찾아 헤맨다. 강선우, 강준욱에 이어 "세 번째 낙마자"를 만들어내려는 경마식 보도 경쟁이었다.


국민의힘의 뒤늦은 가세 - 손쉬운 정치적 이익 챙기기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뒤늦게 합류했다. 앞서 여당과 언론들이 만들어놓은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7월 24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하기도 쑥스럽다. (최 처장은) '이 대통령이 민족의 축복'이라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인사혁신처장이 아니라 아첨 혁신처장이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아첨 충성경쟁만 난무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뒤늦은 편승자들이었다. 정작 마녀사냥의 선봉에 선 것은 김용민과 친문계 의원들, 그리고 경향신문 등 진보언론들이었다. 야당으로서는 손쉽게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기회였다. 아무런 노력 없이 상대방의 분열을 활용하는 어부지리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MBC의 악마적 편집 - 왜곡 보도의 결정타


그리고 MBC가 등장했다. 거의 종결자 역할이었다. 언론의 마녀사냥에도 대통령실이 움직이지 않자 오기가 난 것이다. 국무회의 영상을 악마적으로 편집해서 이재명도 최동석을 버렸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원본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대통령이 회의 중 발언을 끊은 국무위원이 최 처장 외에 5명이나 더 있었다. 국토부, 통일부, 농림부, 환경부, 해수부 장관들이다. 1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에서 남은 안건이 많아 진행을 빠르게 하려던 것이다.


최 처장의 발언도 중대산업재해 예방 논의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가 아니었다. 중기부 장관이 이어서 "중소기업 CEO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며 추가 의견까지 냈다.


하지만 MBC는 이 모든 맥락을 칼로 잘라냈다. 오직 최 처장이 제지당하는 장면만 편집해서 내보냈다. 담당 팀장은 "대통령실에서 요구하면 기사를 수정하겠다"고 했다. 왜곡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자발적 정정은 거부한 것이다. 저널리즘적 기본이 의심되는 순간이었다.


이재명 악마화의 데자뷰 - 똑같은 패턴의 무한반복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기시감이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겪었던 악마화와 똑같은 패턴이었다. 조폭 연루설, 불륜설, 소년원설, 형수 욕설, 가족사 왜곡... 성남시장 시절부터 시작된 체계적 악마화였다.


언론은 그를 '깡패' '폭력배' '거짓말쟁이'로 만들려 했다. 검증되지 않은 의혹들이 마치 기정사실인 양 반복 보도됐다. 부인 김혜경 여사에 대한 공격도 잔혹했다. 형수와의 갈등을 침소봉대하며 '패륜아'라고 몰아갔다. 살아온 삶 자체를 송두리째 부정하려 했다.


마녀사냥 다음에는 검찰 수사가 이어진다. 언론이 여론을 만들면 검찰이 칼을 든다. 그렇게 이재명은 정치검찰의 희생양이 됐다. 그럼에도 언론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표적을 찾아 같은 패턴을 무한반복한다.


속수무책인 피해자와 무의식적 공범이 되는 대중


이 과정에서 당하는 사람은 속수무책이다. 하나하나 반박하면 오히려 더 큰 논란에 휘말리고, 침묵하면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최동석 처장도 마찬가지였다. 김용민의 배신부터 친문계 의원들의 공격, 경향신문의 4단계 마녀사냥, 조중동의 합류까지 이어진 총공세에 결국 사과문을 낼 수밖에 없었다. 이후 MBC는 악마적 편집으로 마무리 공격까지 가했다.


시청자와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 공범이 된다. 편집된 영상과 왜곡된 기사를 보며 "가족도 등돌린 걸 보면 정말 문제가 있나 보다" "국무회의에서 망신당했으니 끝이겠네" 생각하게 된다. 클릭과 시청률을 위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언론은 계속 돌팔매를 던진다. 정작 민주주의와 공론장은 황폐해진다.


초기 대응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온 동네가 무너진다. 언론의 깨진 유리창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건 초기 대응이다. 김용민의 배신처럼 첫 번째 유리창이 깨지는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


그 순간에 누군가 "김용민은 정천수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 "외삼촌이 강진구 편을 든 것에 화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어야 했다. 일단 "가족도 등돌린 인물"이라는 프레임이 확산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언론 스스로의 자정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MBC의 사례에서 보듯 왜곡 사실이 드러나도 정정을 거부하는 게 현실이다. 경향신문의 4단계 마녀사냥처럼 치밀하게 기획된 공격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결국 시민들이 깨어야 한다. 편집된 영상에 속지 말고, 단편적 기사에 휘둘리지 말고, 비판자의 이해관계와 동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김용민처럼 경제적 이해관계나 사적 감정, 배신감 등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언론은 이런 이해관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그것이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때려도 되는 사람은 없다


공인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다. 하지만 사실에 기초해야 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목적이어야 한다. 개인의 인격을 말살하고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마녀사냥은 민주주의를 병들게 할 뿐이다.


최동석 처장 사건은 우리 언론이 얼마나 병들었는지 보여주는 진단서다. 김용민의 배신에서 시작해 친문계 의원들, 경향신문의 4단계 공격, 조중동의 합류, MBC의 악마적 편집, 야당의 편승까지. 마녀사냥의 완벽한 매뉴얼을 본 것 같다.


진실은 간단하다. 때려도 되는 사람이란 없다. 사실에 기초한 정당한 비판은 환영하되, 거짓으로 포장된 인격 살인은 거부해야 한다. 깨진 유리창 하나가 온 동네를 망가뜨리듯,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하나가 건전한 공론장을 파괴할 수 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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