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해남 명현관·보성 김철우 공천 확정...민주당 '일 잘하는 지방정부' 민낯
중앙당 감찰 없이 통과된 호남 기초단체장 재공천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쏟아부은 520억원 세금
전 주무과장 "군수도 알고 있었다"...변호사 3인도 부정적 의견
보성군수 김철우, 100억 임금체불 구속자와 12년 인연
한국언론진흥재단 우회한 보성군 수의계약 3건 추가 확인
민주당이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기치로 6·3 지방선거 공천 경선을 마무리 짓고 있다. 그러나 호남에서는 특혜와 비리 의혹이 제기된 현직 단체장들이 줄줄이 공천장을 다시 거머쥐었다. 해남군수 명현관과 보성군수 김철우가 대표적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구호와 공천 결과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다.
의혹 감싸 안은 민주당 공천장
두 군수 모두 주민과 시민단체로부터 각종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그런데도 중앙당 감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신안에서는 1인 17표를 입증하는 사진이 공개됐지만 박우량 군수 경선은 그대로 굳어졌다. 박 군수 측근이 주민 12명에게 15만원 상당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전남도선관위에 고발된 상태에서도 중앙당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경선 방식 자체가 문제로 지적된다. 권리당원 투표 비중이 높은 기초단체에서 '묻지마 1인1표제'는 현직에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권리당원 명부를 확보한 조직력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전남에서는 여수, 장성, 화순 3곳에서 경선이 중단됐다. 화순에서는 이장들이 권리당원 명부와 현금을 들고 표를 매수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남 솔라시도에 쏟아부은 520억원
해남 솔라시도는 630만평 규모의 기업도시다. 당초 관광레저 도시로 출발했다가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유치까지 거론된다. 명현관 군수와 김영록 전남지사는 임기 중 세 차례 미국 투자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모두 빈손으로 돌아왔다.
빈 부지를 채우기 위해 투입된 세금 규모가 만만찮다. 해남군은 김치 재료 공장 부지를 119억원에 매입했다. 인근 땅 시세의 여덟 배 수준이었다. 감정평가도 해남군이 직접 하지 않았다. 시행사인 보성산업 측이 내놓은 감정평가 하나에만 의존해 협상했다. 당시 군의회 의장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생태공원 조성 명목으로 들어간 400억원은 기업도시 안에 고스란히 투입됐다. 국비 200억, 도비 60억, 군비 140억이 합쳐진 규모다. 보성산업 소유 부지에 해남군이 직접 녹지를 조성해주는 구조다. 도시계획법상 기업도시 내 녹지 공간은 시공사가 자체 비용으로 조성해 해남군에 기부채납해야 한다.
방풍림 조성사업 41억원과 기후대응 도시숲 39억원도 추가로 기업도시 안에 투입됐다. '미세먼지 방지숲'으로 홍보된 구간은 솔라시도 골프장 진입로 양쪽이었다. 나무 네다섯 줄이 심어진 가로수 수준에 가까웠다. 세 사업을 합치면 520억원에 가까운 세금이 민간 기업 부지로 흘러 들어갔다.
"군수도 알고 있었다"...엇갈리는 증언
명현관 군수는 취재진과 만나 "직원들의 건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400억 생태공원을 기업도시 안에 조성한 것도 주무 부서 권유였다는 주장이다. 김치공장 부지 감정평가 문제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업도시 특별법에 따라 시행사가 감정평가를 하도록 돼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기업도시 특별법에 그런 규정은 없다.
당시 담당 과장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과장은 "공무원들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어야 되잖아요"라며 반대 의사를 계속 밝혔다고 증언했다. 녹지 공간은 도시계획법에 따라 시공사가 조성한 뒤 군에 기부채납하고, 그 이후에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해당 팀장 역시 "기부채납 전까지 국고 보조금은 한 푼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자문 변호사 3명의 의견도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해남군 고문 변호사는 "주민들한테 알리면 큰일 나요. 왜 거기다 특혜를 주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해남군은 사업을 강행했다. 반대하던 주무과장과 팀장은 교체됐다. 후임 팀장은 과장에게 "연차 쓰세요. 제가 총대 매고 결제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과장 증언의 결정적 대목은 명 군수의 인식이었다. 지방정원으로 사업 목적을 바꾸자는 직원 제안을 명 군수가 거부했다는 내용이다. 전 주무과장은 "우리 군수님 최고로 똑똑해. 나한테 '온 돈을 바꿀 수 있겠냐, 안 바꿔줘' 이러시더라고"라고 말했다. 전남도청 김 모 과장이라는 인물이 "해남이 까다롭게 나오면 신안 박우량한테 예산을 주겠다"며 압박했다는 증언도 함께 나왔다.
월급 기부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명 군수는 군수 취임 후 월급 전액을 장학재단에 기부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 주민 간담회에서 공무원이 사전에 질문을 부탁해 기부 실적을 공개 발언한 정황이 드러났다. 선관위는 기부행위 금지 조항 위반 혐의로 고발을 접수했다. 보성산업 임원 명태원 상무는 전남도 6급 공무원 출신으로, 명 군수와 같은 집성촌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명 군수는 "친인척이라도 촌수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보성 김철우와 100억 임금체불 구속자
김철우 보성군수는 아들 문제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00억원대 임금체불로 구속된 유모씨 소유 법인에 김 군수 아들이 근무했다는 의혹이다. 근무 기간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급여 총액은 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김 군수 측이 밝힌 해명에서 확인됐다. 아들이 구속 중인 유씨를 전주교도소에서 면회한 사실도 드러났다.
핵심은 김 군수가 야인 시절 유씨 법인 세 곳에 감사로 재직한 이력이다. 군의원 임기를 마친 2013년부터 군수에 당선되기 직전인 2018년까지의 기간이다. 감사 보수로 생계가 유지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군수 당선 뒤 아들에게 지급된 1억원이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하는지가 수사의 쟁점이다.
김 군수 측이 공개한 아들의 업무 항목도 이례적이다. 모터스포츠 인재 발굴, 드라이빙 스쿨 운영, 라이선스 발굴, 공익 캠페인, 정책 제안 연구용역이 명시됐다. 20대 청년이 직원 2인 법인의 과장 직함으로 이런 업무를 수행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아들은 마약 전과와 음주 뺑소니 사건에 연루됐다. 차량까지 제공받은 것으로 김 군수 측도 시인했다.
재단 우회한 수의계약 3건 추가 확인
김철우 군수 측은 수의계약 규모가 미미하다고 해명했다. 유씨 운영 업체 두 곳에 대해 총 25건, 금액으로 5억원 안팎이라는 설명이다. 전체 수의계약의 3~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집계에서 빠진 계약이 확인됐다. 보성군이 한국언론진흥재단을 경유해 유씨 업체 TM기획에 광고대행 3건을 발주한 사실이다. 보성몰 SNS 운영 명목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각각 5175만원, 5172만원, 5175만원 규모였다. 합산 1억5500만원이 넘는다. 재단이 중간에 끼자 '수의계약 집계'에서는 빠지는 구조였다.
유씨는 해양경찰청 초소 옆에 불법 가설물을 지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민원이 잇따르자 뒤늦게 철거됐다. 관할 기관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시민들은 순천지청 앞에서 제3자 뇌물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역 언론 공백이 키우는 현직 프리미엄
1인1표 경선 방식의 구조적 문제는 현직 단체장 교체를 사실상 봉쇄한다. 권리당원 명부를 장악한 현직 앞에서 도전자의 입지는 좁다. 지역 언론은 군청 홍보비에 묶여 있어 견제 기능이 약하다. 민주당 일색의 기초의회도 감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영광군수 장세일에 대한 경찰 수사도 공천 확정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공천장이 비리 의혹 단체장에게 다시 돌아간 호남의 현실은 '일 잘하는 지방정부'라는 구호와 거리가 있다. 정청래 대표의 선택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얼마나 부합할지 유권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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