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도
정천수 일당, 새벽 5시 경찰·에스원 동원해 더탐사 사무실 침탈 시도
강진구 기자 서류 뭉치 통째로 탈취…보안업체는 계약자 동의 없이 지문 삭제·재등록
보안 시스템 비상연락망도 무단 변경, 에스원 본사는 "출동 기록 확인 안 된다"
경찰 출동 근거·지시 경위 불분명…더탐사, 직무유기·특수절도 고발 예고
10월 6일 새벽 5시,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시민언론 더탐사 사무실에 정천수 씨가 약 7명의 일행과 함께 나타났다. 에스원 직원과 경찰관 2명이 동행했다. 전날 밤늦게까지 작업하다 사무실에서 잠든 최영민 감독이 이들의 진입을 목격했다. 최 감독이 깨어났을 때 에스원 직원은 이미 장비실에서 보안 기기를 조작하고 있었다. 기존 직원들의 지문 등록을 전부 삭제하고, 정천수 씨 측 인원의 지문을 새로 등록하는 작업이었다.
더탐사 사무실의 보안 서비스 계약자는 최영민 대표다. 최 감독은 전날 오후 에스원으로부터 확인 전화를 받은 바 있다. 정천수 측이 권리를 주장하며 에스원에 무언가를 요청했고, 에스원 측은 계약자인 최 감독에게 확인 전화를 했다. 최 감독은 "그분들은 분쟁 중인 분들이고 어떤 권한도 없다"고 분명히 답했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뒤인 새벽 5시, 에스원 직원은 계약자에게 어떤 연락도 하지 않고 문을 열어줬다.
최 감독이 에스원에 항의 전화를 걸었지만 콜백은 오지 않았다. 계약 해지를 통보해도 묵묵부답이었다. 관리자를 보내 설명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에스원 비상연락망도 바뀌어 있었다
더 기이한 사실이 뒤에 드러났다. 에스원 보안 시스템에 등록된 비상연락망, 이른바 '인덱스'가 더탐사 직원 명의에서 정천수, 김유재, 그리고 정천수 씨의 아들 등 3명으로 바뀌어 있었다. 최 감독이 비상 해제용 전화번호로 연락하자 "관리자가 아니십니다"라는 안내만 나왔다. CCTV 접근 권한 역시 차단된 상태였다.
계약자 동의 없이 비상연락망을 변경하고, 기존 관리자의 접근 권한을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이다. 최 감독은 "보안업체가 외부 침입자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야 하는데, 거꾸로 더탐사 직원을 무단 침입자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출동 기록이 없는 에스원 직원
에스원 본사에 확인 전화를 건 한 시민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새벽 5시에 더탐사에 출동한 직원이 있느냐"고 묻자 상담원은 "전산이 느려서 확인이 안 된다"며 5분 넘게 대기시킨 뒤 "확인 후 연락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이후 연락은 한참 뒤에야 왔고,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 계약자가 전화해야 한다"는 답변뿐이었다. 정작 계약자인 최 감독의 전화는 받지 않고 있었다.
더탐사 측은 새벽 출동이 공식적인 신고 경로를 통한 것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사적 라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 전산망에 출동 기록이 남지 않은 정황이 이를 뒷받침한다.
강진구 기자 자리 서류 뭉치 통째로 사라져
정천수 일행은 사무실 진입에 그치지 않았다. 강진구 기자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서류 뭉치를 통째로 가져갔다. 경찰 수사 및 소송 관련 서류가 상당량 포함돼 있었다. 강 기자가 출근해 확인한 뒤 더탐사는 절도로 112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해 현장 증거를 촬영했다.
더탐사 측은 이를 특수절도로 판단하고 있다. 여러 명이 건조물에 무단 진입해 재물을 가져간 행위로, 형법상 특수절도는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에 해당한다. 최영민 감독은 "합법적으로 압수수색하기 어려우니 정천수를 앞세워 서류를 탈취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동행 경찰의 출동 근거도 불분명
경찰관 2명이 새벽에 동행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 최 감독이 경찰에 "왜 왔느냐"고 묻자 "물리적 충돌이 예상돼 보호 요청이 와서 왔다"고 답했다. 새벽 5시, 사무동이 있는 빌딩에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될 이유가 없었다. 출동한 경찰관들 스스로도 상황을 의아해 했다고 최 감독은 전했다.
더탐사는 출동 경찰의 소속, 성명, 직위를 확인하기 위해 남양주 북부경찰서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확인 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범죄 현장을 방조한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더탐사 측은 "정천수 씨가 사인의 요구만으로 경찰을 새벽에 동원할 수 있는 국민은 대한민국에 없다"며 "이 경찰관들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왔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했다.
대표 이사 참칭, 등기에는 이름 없어
정천수 씨는 '시민언론 더탐사 대표이사 정천수' 명의로 직원들에게 출근 정지를 통보하고, 법인 인감도장·통장·OTP 카드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다. 사무실 간판 아래에도 경고문을 붙였다. "정천수 대표이사의 허가를 득하지 않고 출입한 자"에 대한 경고였다.
그런데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정천수 씨의 이름은 등기 신청 명단에 없었다. 강진구·최영민 두 사람의 해임 등기는 신청했지만, 정천수 본인은 대표이사로 등재하지 않은 것이다. 등기부등본상 정천수 씨는 여전히 해임된 상태다. 신규 대표이사로는 김유재라는 인물 한 명만 올라 있었다.
더탐사 측은 정천수 씨가 횡령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된 상태이고, 더탐사가 제기한 민형사 소송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등기상 대표를 피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외적으로는 대표를 자처하면서, 소송 취하 등 실무는 김유재를 내세워 처리하려는 꼼수라는 것이다.
방송·강의·만평 활동 줄줄이 중단
정천수 측의 침탈 시도 여파로 더탐사는 여러 프로그램의 중단을 결정했다. 1층 스튜디오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시민학당 강의도 멈췄다. 외부 패널을 모시고 진행하던 방송 대부분도 중단됐다. 릴레이 만평 활동 역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만평 작가들에게 개인 SNS를 통해서라도 활동을 계속해 달라고 부탁했다.
더탐사는 2022년 6월 12일 정천수 씨가 열린공감TV 채널 비밀번호를 변경해 접근을 차단한 뒤 별도 채널을 개설했다. 이후 약 1년 3개월간 1,600개의 영상을 제작했고, 누적 조회수는 2억1,800만 회에 이른다. 정천수 씨는 이 콘텐츠 제작에 어떤 기여도 하지 않았다. 더탐사 측은 "핸드폰 하나로 길거리에서 방송하더라도 취재와 보도는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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