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박상용 혼자 한 일 아니다"…제보자 김희석이 지목한 한동훈의 책임

검찰 비리 제보자 김희석, 한동훈 법무장관 시절 검찰권 남용 타임라인 공개

한동훈 취임 후 강진구 기자 구속영장·이재명 대표 영장 잇따라 청구

"김영일 원포인트 인사, 한동훈이 정치검찰 만든 장본인"

검사 뇌물로 3년6월 복역…재심 개시 후에도 수사기록 미제공

중앙지검 항의 나섰다 행정입원 18일 강제 격리

2026-04-02 07:02:58

검찰 비리 공익제보자 김희석 씨가 1일 뉴탐사에 출연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재임 기간의 검찰권 남용 사례를 타임라인으로 정리해 공개했다. 김희석 씨는 "한동훈 장관이 검찰을 총괄 지휘하는 법무장관이 된 1년여 동안 국민의 검찰이 정치검찰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대북송금 사건 조작 의혹을 둘러싼 국정조사가 박상용 검사 한 명에 집중되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지휘라인 전체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법무장관 재임 기간 검찰권 남용 타임라인

2022.5.17 취임 → 2023.12.21 퇴임 ― 1년7개월간의 기록
22.05.17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 검찰 인사권 사실상 독점
22.05.23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 ― 실질적 지휘권 장악
22.09.16
이원석 제45대 검찰총장 취임 ― 지휘부 라인 완성
22.09.23
김영일 검사, 수원지검 2차장 원포인트 발령 ― 대북송금 수사팀 전면 재편
22.12.27
강진구 기자 1차 구속영장 청구 ― 기각. 언론 첫 강제수사
23.02.16
이재명 대표 1차 영장 / 강진구 기자 2차 영장 ― 같은 날 동시 청구
23.05.17
수원지검 '연어 술파티' 의혹 ― 한동훈 취임 1주년 당일. 진술 조작 시도 의혹
23.06.14
김희석, 서울중앙지검 라카 시위·체포 ― "검찰 반성하라"
23.06.15
김희석, 국립정신건강센터 응급입원 ― 위험성 소견 없음에도 진행
23.06.17
행정입원 전환 ― 18일간 감금. 입막음성 격리조치
23.09.14
뉴스타파 기자 자택 압수수색 ― 여론조작 프레임 언론사 강제수사
23.09.18
이재명 대표 2차 구속영장 청구 ― 단식 중 영장 청구. 기각
23.12.06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자택 압수수색
23.12.21
한동훈 법무부 장관 퇴임 ―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전환
야당 대표 영장 2회 · 언론인 영장 2회 · 언론사 압수수색 2회 · 시민 강제입원 1건


한동훈 취임 후 벌어진 일들


김희석 씨가 직접 정리해 온 타임라인은 2022년 5월 17일, 한동훈 검사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날부터 시작된다. 한동훈 장관은 취임 직후 문재인 정부에서 약화시켰던 검찰권을 시행령으로 대폭 강화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폐지했던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부활시켰다. 검찰총장이 정식 취임하기도 전에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 검사 인사를 단행했다.


김희석 씨가 특히 강조한 것은 2022년 9월 23일자 인사였다. 한동훈 장관은 평택지청장이던 김영일 검사를 수원지검 2차장으로 원포인트 발령했다. 수원지검은 당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북송금 사건을 관할하고 있었다. 기존 2차장이던 김형록 차장검사를 감사원으로 파견 보내고, 그 자리에 김영일 검사를 꽂았다. 김희석 씨는 김영일 검사를 "조작의 달인"이라 불렀다. 정기 인사도 아닌 시점에 특정 사건 수사라인의 차장검사를 교체한 것은 당시 보수 언론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타임라인을 따라가면 한동훈 장관 재임 중 벌어진 일의 윤곽이 드러난다. 2022년 12월 27일 강진구 기자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 2023년 2월 이재명 당시 당대표에 대한 1차 영장 청구와 같은 날 강진구 기자에 대한 2차 영장 청구. 2023년 5월 10일에는 수원지검에서 이른바 '연어 술파티'가 벌어졌다. 이화영 재소자, 김성태 재소자 등이 검사실 영상녹화실에 모여 술과 음식을 함께했다. 김희석 씨는 "한동훈 장관 1주년 취임일이 5월 17일"이라며 그 시점과의 근접성을 지적했다.


"박상용 혼자 할 수 있는 일 아니다"


김희석 씨는 검찰 조직의 보고 체계를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박상용 검사의 단독 행위론을 정면 반박했다. "제가 오랜 기간 경험한 검찰 조직에서 주임 검사 하나가 거대 야당 대표를 타깃으로 이런 수사를 하는 것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검찰의 실무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일반 수사 검사가 진술서를 작성하면 부장검사, 차장검사까지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 이프로스로 실시간 연락하면서 진술도 이렇게 바꿔라 저렇게 바꿔라 지시한다."


김희석 씨는 박상용 검사가 지난 9일 낸 입장문도 거론했다. 박상용 검사는 "대북송금 사건처럼 중요한 사건에서는 모든 수사와 공판 검사들이 작은 내용 하나까지 모든 내용을 보고하고 지시받아서 처리하는 검찰 업무 처리 절차상 (중략) 평검사가 사건 관계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의도대로 진술을 맞추는 등 증거를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김희석 씨는 "저 말이 '우리는 결백하다'가 아니라 '윗선이 시킨 거'라고 들리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박상용 위에는 김영남 부장검사, 그 위에 김영일 차장검사, 수원지검장 홍승욱, 이원석 검찰총장까지 지휘라인이 이어진다. 김희석 씨는 "이런 엄청난 사건이 대검 총장이나 법무장관에게 보고가 안 됐겠느냐. 제가 알고 있는 검찰 조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김영일을 원포인트로 꽂은 사람이 한동훈"


김희석 씨는 자신이 인천지검에서 직접 경험한 검찰의 재소자 관리 기술을 증언하며, 김영일 검사의 역할을 짚었다. "인천지검 김선규 검사실에서는 연어 술파티 정도가 아니었다. 일요일에 불러서 검사실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고 했다. 공기청정기를 갖다 놓고 개인방에서 고기를 구웠다는 것이다. 술 반입도 수사관이 직접 사 왔다고 했다.


김희석 씨는 이런 편의 제공의 목적도 밝혔다. "인천지검 특수부 검사의 실적을 내기 위해서였다. 진술서를 미리 써놓고 외우라고 했다." 재소자에게 음식을 먹이고 편의를 제공하며 원하는 방향의 진술을 이끌어내는 기술, 이른바 '라포 효과'를 활용하는 전문 기술자들이 검찰 특수부에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희석 씨는 "이 스페셜한 기술을 가진 게 바로 특수부 검사들이고, 그런 기술자인 김영일을 이재명 대표 대북송금 수사에 원포인트로 인사 발령한 사람이 바로 한동훈"이라고 지목했다.


검사 뇌물로 3년6월 복역, 재심마저 막혀


김희석 씨가 검찰에 맞서게 된 원점은 본인의 억울한 옥살이였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총판 등을 운영하며 사업을 키웠으나, 코스피 상장사 현대금속과의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경찰 수사에서는 대부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그런데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결국 징역 3년6월이 확정됐다.


전환점은 2019년이었다. 출소 후 한 언론 기사를 통해 자신을 구속 기소했던 김형진 검사가 주가조작범에게서 뇌물을 받아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3년6월은 왜 산 겁니까? 검사가 뇌물을 받고 저를 어떻게 구속 기소합니까?" 김희석 씨는 재심을 신청했고, 2021년 10월 문재인 정부 시절 재심이 개시됐다. 검사 뇌물을 사유로 한 재심 개시는 검찰 78년 역사상 유일한 사례라고 했다.


그러나 2022년 5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재심 공판이 진행돼야 하는데, 검찰은 뇌물을 받은 검사의 수사 기록을 넘기지 않았다. 김희석 씨는 별도로 오산 부시장의 뇌물 사건도 뉴스타파와 함께 취재해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다. "너무 비통하고 억울해서 도저히 안 되겠다. 왜 한동훈 장관 밑에서는 검찰이 이러는가. 문재인 정권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그는 결국 직접 행동에 나섰다.


중앙지검 항의 뒤 행정입원 18일


2023년 6월, 김희석 씨는 서울중앙지검 외벽에 '검찰 반성하라', '한동훈 반성하라'는 내용을 라카로 적었다. 중앙지검 출입처 기자실 바로 밑이었다. 기자들 앞에서 했으니 보도가 되겠지, 국민이 알겠지 생각했다. 결과는 달랐다. 한 곳만 보도했고, 다른 매체는 '횡설수설'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김희석 씨는 라카 행위에 대해 자수까지 했다. 재물손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행정입원이었다. 응급입원을 거쳐 민간병원으로 옮겨져 총 18일간 갇혔다. "문 잠그고 가둬 놓는다. 화장실도 없다. 안에서 대소변 가리고 있어야 했다." 보건복지부 규정상 행정입원은 자해나 타해 위험이 현장에서 목격되거나, 가족·변호사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김희석 씨의 경우 이 요건을 충족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검찰 정권이 스스로의 치부를 덮기 위해, 한 시민이 자살폭탄 같은 각오로 던진 항의를 정신병원 감금으로 응답한 셈이다.


행정입원에서 나온 7월 3일, 바로 그날 오후 중앙지검에서 전화가 왔다. 그동안 기소하지 않고 묵혀 뒀던 오산 부시장 뇌물 사건을 기소하겠다는 통보였다. "나보고 좀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었다"고 김희석 씨는 해석했다.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검찰의 거짓말


202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희석 씨의 사건이 다뤄졌다. 서울서부지검 이진동 검사장은 김희석 씨가 "소환에 불응했다", "진술을 거부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김희석 씨가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개인별 출정 이력'은 달랐다. 2016년 9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법원 41회, 검찰 68회 총 109번 출석했다. 불출석은 세 번이었는데, 두 번은 검찰이 취소한 것이고 한 번은 사유서를 제출한 것이었다. 이 자료가 오후 질의에서 공개되자 이진동 검사장의 답변은 궁색해졌다.


김희석 씨는 이 검사장들을 공수처에 고소했다. 그러나 당시 공수처 수사1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김선규 검사였다. 결과는 전부 불기소였다. 김희석 씨는 "공수처를 믿었는데 무참히 무너졌다"고 했다. 이진동 당시 서울서부지검장은 12·3 내란 당시 대검 차장검사 자리에 있었다.


"한동훈, 사과는 본인이 해야"


이날 방송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한 발언도 다뤄졌다. 한동훈 전 대표의 요구는 뻔뻔하기 이를 데 없다. 김희석 씨도 "청담동 술자리 보도를 봤는데, 저거를 이재명 대통령과 연결하는 것부터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사과를 요구하려면 한동훈 전 대표 본인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법무부 장관 시절 뉴탐사의 김시몬 기자를 '스토커'로 낙인찍은 사건이야말로 언론 탄압이었다. 오마이뉴스도 같은 날 "한동훈 전 대표, 사과는 본인이 하셔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김희석 씨는 마지막 발언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검찰에 의한 국가폭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검사 개혁, 인적 청산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은 시민 하나하나가 깨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가 박상용 한 명에 핀포인트하는 데 그쳐서는 곤란하다. 김영일, 한동훈으로 이어지는 지휘라인 전체가 국정조사의 테이블 위에 올라와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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