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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후보들 '에베레스트'에 빗댄 정청래…강진 상여 시위에 정문 막혀 후문 입장
강진 체육관 앞 '죽어가는 민주당' 상여 등장…6·3 지방선거 22일 앞 호남 무소속 돌풍 견제
정청래 "에베레스트는 히말라야 위에 있다" 발언…무소속 후보 견제용
시민 시위에 정문 막혀 후문 입장…차영수 예비후보는 질문 회피
박우량 신안군수 예비후보 "물증 없지만 심증"…뉴탐사 보도에 법적 대응 예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5월 12일 전남 강진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호남 지역 공천장 수여식에서 호남 무소속 후보들을 에베레스트산에 빗댔다. 정 대표는 "에베레스트가 높은 이유는 히말라야 산맥 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행사장 정문 앞에서는 시민들이 상여를 세우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호남정치 압살하는 정청래는 사퇴하라"고 외쳤다. 정 대표는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후문으로 입장했다.
에베레스트 꺼낸 정청래
정 대표의 발언은 호남 무소속 돌풍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에베레스트산이 높은 이유는 히말라야 산맥 위에 산이 얹혀 있기 때문"이라며 "무소속 후보가 아무리 높다 한들 히말라야 산맥을 깔고 있는 민주당 후보보다 높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호남에서 민주당 간판을 단 후보가 무소속 후보보다 유리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날 공천장을 받은 후보들 가운데는 각종 의혹을 받는 인물들도 포함돼 있다.
영광 장세일 군수는 3천만원 뇌물 수수와 한빛원전 상생기금 부정 사용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무안 김산 군수는 2018년 정영덕 가짜 미투 사주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돼 왔다. 강진군수 예비후보 차영수씨는 재판 청탁 명목으로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내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과거 사문서 위조를 통한 168억원 사기 대출 사건에도 연루된 전력이 있다.
상여 등장한 강진 체육관 앞
오후 3시부터 강진 체육관 앞 광장에는 호남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강진 군민과 신안 군민, 광주 시민연대 회원, 전북 김관영 지사 지지자들이 합류했다. 한 시민단체는 '죽어가는 민주당, 죽어가는 호남정치'를 상징한다며 상여를 행사장 입구에 세웠다.
현장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호남정치 압살하는 정청래는 사퇴하라", "김대중의 민주당을 죽이는 정청래 사퇴하라", "노무현의 민주당을 죽이는 정청래 사퇴하라"고 외쳤다.
영광에서 온 시민운동가 박해중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박씨는 "기준도 원칙도 없는 정청래는 즉각 사퇴하고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라"고 말했다. 그는 "5·18 제46주년 광주민중항쟁 전야제가 열리는 5월 17일 금남로에 정청래가 오면 매우 특별하게 환대해 주겠다"며 추가 항의를 예고했다.
정문 대신 후문으로 입장
정 대표는 오후 4시쯤 행사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정문 앞을 시민들이 메우고 있었다. 정 대표 일행은 정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후문으로 이동해 행사장에 들어갔다.
행사장 정문에는 강진군수 예비후보 차영수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차씨는 정 대표를 맞이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보였다. 뉴탐사 기자가 "재판 청탁을 받고 3천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느냐"고 묻자 차씨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옮겼다. 행사장 안에서도 추가 질문을 피한 채 다른 출입구로 이동했다.
뉴탐사 기자 출입 막은 민주당
공천장 수여식에는 일반 시민 출입이 제한됐다. 기자들도 처음에는 출입을 막혔다. 일부 지역 언론 기자들이 항의하자 그제야 출입이 허용됐다. 그러나 뉴탐사 기자의 출입은 끝까지 거부됐다.
현장 진행을 맡은 민주당 당직자는 "회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탐사 기자가 "공천장 수여식에서 기자 출입을 막은 전례가 있느냐"고 묻자 이 당직자는 답하지 않았다. 클린 공천을 내세운 민주당이 불편한 질문을 차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우량 "물증 없지만 심증"
같은 날 오전 박우량 신안군수 예비후보는 전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후보는 뉴탐사 보도를 겨냥해 "물증은 없습니다. 그러나 심증으로는 충분히 그러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를 선임해서 내일부터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뉴탐사 보도가 특정 경쟁 후보와의 유착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물증은 제시하지 않았다.
뉴탐사 기자가 햇빛연금 관련 질문을 던지자 박 후보는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박 후보가 추진해온 신안군 햇빛연금은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 주변 피해 주민에게 돌아가야 할 보상금을 기본소득으로 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 직후 박 후보 측 인사들은 뉴탐사 기자를 가로막고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붙었다. 한 시민 제보자는 "현장에 있던 인물 가운데 신안군 체육회 관계자들의 얼굴이 다수 보였다"고 말했다. 체육회 관계자가 실제로 동원됐다면 공직선거법상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남 민심 이반 커지는 민주당
6·3 지방선거가 22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호남에서는 민주당 공천에 반발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전북지사 선거에서는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민주당 이원택 후보를 앞서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남에서도 해남, 무안, 영광 등에서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강진군의회에서는 공천 파행에 항의해 현직 의장을 포함한 의원 다수가 민주당을 집단 탈당했다. 정 대표가 공천장 수여식을 위해 찾은 강진에서 상여 시위와 후문 입장이 동시에 벌어진 배경이다.
박해중씨는 정 대표가 호남에 구체적인 발전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강진은 다산 정신이 살아 있는 곳이고 정 대표 처가도 강진에 있다"며 "호남 발전을 위해 어떤 공약을 가져왔는지 한마디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강진군의회 의원들의 집단 탈당을 두고서는 "영광에 살지만 존경스럽다. 다산 정신이 아직 살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정문 앞 상여를 피해 후문으로 강진 체육관에 들어갔다. 정 대표가 공천장을 건넨 호남 후보 가운데에는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도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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