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규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 직무대행 부인 명의 (주)우성이 소유한 120억 규모 강남 빌딩이 사실상 1조원대 사기범 김성훈의 소유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변호사와 부인인 (주)우성 대표는 부인하고 있지만, 김성훈이 옥중에서 매각과 임대차 계약의 세부 조건을 지시했고, 그대로 이행됐다.
김성훈과 김선규 변호사는 의뢰인과 변호인의 관계이기도 하다. 김성훈이 제보자 김희석 씨의 자수로 검찰조사를 받던 2024년 11월, 김성훈이 수감 중인 목포까지 내려가 배석한 사람이 김선규 변호사다. 공수처 퇴직 이후 김성훈 변호에 직접 이름을 올린 것이다. 참고로 김선규 변호사가 대표인 법무법인 다전은 최소 2018년부터 김성훈의 변론을 주도했다.
1조원대 사기주범 김성훈의 변호인, 김선규는 누구?
김성훈의 변호인이었던 김선규 변호사는 2000년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2003년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을 시작으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전, 부산, 인천 지검을 거쳐 2009년 대검철창 중수부에 파견돼 박연차 로비 사건을 수사. 이듬해인 2010년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는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온 특수통이다.
2015년 검사복을 벗고 법무법인 담박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법무법인 담박에는 대표적인 친윤 남기춘과 홍기채 등이 함께 재직 중이었다.
그는 이후 2017년 홍기채 등과 함께 법무법인 다전을 설립했다. 그러다 2022년 10월, 윤석열 정권의 공수처 부장검사로 임명된다. 그러나 그의 공수처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4년 11월경 부장검사 시절 수사하며 작성한 구속영장 청구 의견서를 퇴직한 후에도 가지고 있다가 다른 변호사에게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공수처에 재직 중인 2024년 2월 항소심에서 벌금 2천만원을 선고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공수처에서 직을 내려놓았다. 그는 현재 채해병 수사 방해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채해병 특검이 김선규 변호사의 공소사실을 낭독할 때 눈이 띄는 대목이 있었다.
“송창진, 김선규는 공수처 내부에서 윤석열과의 친분을 과시해왔고...”
공수처에서 그의 위상은 흔들렸지만, 그는 건재함을 과시하듯 법무법인 다전의 대표 변호사로 돌아가 김성훈의 변호를 맡았다.
120억짜리 강남 빌딩은 누구 것?
김선규 변호사 부부 100% 소유(주)우성, 2022.11.17. 120억에 매입
건물가격의 80% 대출로 받고 신탁
㈜우성에 김 변호사 부부가 45억 가량 장기차입
김 변호사 부부가 100% 지분을 소유한 ㈜우성은 연면적 989제곱미터에 6층짜리 건물(서진빌딩)을 2022년 11월 17일 120억에 매입했다. 이어 이듬해인 2023년 1월 31일 96억원의 대출을 받는다. 건물가격의 80%를 대출로 받고, 신탁을 해두었다. ㈜우성의 대표는 김선규 변호사의 부인이고, 지분은 부부가 100% 소유하고 있다.

㈜우성은 이 건물을 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자산 규모가 크게 늘어 외감기업이 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 우성의 총 부동산 자산 규모는 200억원이다. 이중 김선규 변호사가 34억, 부인 김 씨가 11억 가량을 장기차입금해 준 것으로 기재돼 있다. 그러니까 부부가 ㈜ 우성에 빌려준 돈이 45억원인 이라는 얘기다.

김선규 변호사는 평생 공직생활을 하고 법조인으로 일하면서 어떻게 이정도 자산가가 됐을까. 궁금증은 커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부정축재가 있었다고 볼만한 대목은 보이지 않는다.
건물 임차인들, 알고 보니 김성훈 측근 재소자들이었다.
김성훈의 자필 편지 8통에는 어떤 내용이?
김성훈 감방에서 만난 A씨에게 리모델링과 매각을 부탁
매각 실패하자, A씨에게 통임대하며 임차조건 김성훈이 정했다
미국 샌디에고에 있는 4200만달러(한화로 약620억) 건물 매입 계약도 언급
건물을 둘러싼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된 건, 김 변호사가 빌딩 임차인들과 분쟁을 겪게 되면서다. 김 변호사는 임차인들을 상대로 명도집행 소송까지 진행했고, 현재 건물을 비어 있다.
이 건물에 입주해있던 임차인들은 모두 재소자 출신이었다. 특히 이 건물을 통임대 했던 A씨는 출소 후에도 김성훈을 면회 다니며 가깝게 지내던 인물이다.
A씨는 “2024년 여름께 김성훈을 면회하며, 처음에는 건물을 팔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김성훈으로부터 받았다는 매도의향서와 김성훈의 자필 편지를 증거로 내놓았다. 김성훈은 2024년 2월 17일 A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형님”이라고 호칭하면서 “부동산 매도 의향서 보내드린다. 가격은 조금 조정했다”며 “각 165, 163, 160억”이라고 했다. 실제로 A씨가 보유한 매도의향서 석장에 적힌 가격과 같다.
김성훈은 이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이 건물을 처분해버리면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진천 토지 매입이든 마트 운영이든 해 나갈 수 있다”며, “이 건물은 이미 외부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처분이 최선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가급적 최선을 다해 처분하는 게 형님이나 저를 위해서도 좋다”며, “밖에 있다면 몇 주면 해결할 일인데, 답답하다. 변호사들이란...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건물 매각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김성훈을 찾아가 자신이 임차인으로 들어가겠다 제안을 하게 됐다고 했다. 김선규 변호사를 만난 것도 당연히 김성훈의 소개였다고 했다. 임대차 계약서 작성 당시에도 ㈜우성의 대표이자 김 변호사의 부인이 아닌 김선규 변호사가 나와 직접 도장을 찍었다.
그는 김성훈의 자필 편지 7통을 추가로 제시했다.
김성훈은 2024년 10월 27일 A씨에게 편지를 보내, “형님, 오랜만에 뵈어서 반가웠고, 보내주신 편지도 잘 받았다”라며, “참 고민스러운 제안을 해주셨다”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서진빌딩(사실 저는 빌딩 이름도 잘 몰랐어요)은 사려고 산 게 아니라 피치 못할 사정에 할 수 없이 소지하게 됐다”며, “그냥 이왕에 이렇게 된 거 깨끗하게 리모델링해서 매각하려고 했던 것이 잘 안된 것”이라고 썼다.

김성훈 스스로 서진빌딩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건물을 리모델링해 매각하려 했다’는 김성훈의 편지 내용은 사실로 확인된다. 실제로 ㈜우성은 서진빌딩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했고, 매각을 시도했다.

김성훈은 이날 편지에서 “형님께서 매각 하려 하신다 해서 되는 줄 알고 있다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제가 좀 적극적으로 나서고는 있다”며, “다른 쪽 수입으로 이자는 낼 수 있으니, 그냥 은행 좋은 일을 시키고 있다”라고 했다.
2018년 2월 법원으로부터 파산 명령을 받은 김성훈이 수감 중에 무슨 수입이 있어 은행 좋은 일을 시키고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서진빌딩은 A씨가 통임대 하기 전, 2년간 비운 채로 있었다. 서진빌딩을 매입한 ㈜우성은 크게 두 번 자산 규모가 늘었고 서진빌딩을 매입한 이후 외감 기업이 됐지만, 딱히 수익을 내는 데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지점도 A씨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김성훈은 편지에서 A씨가 제안한 임대차계약과 관련해 매우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성훈은 “형님 제안은 ‘보증금 없이 6개월 사용하는 조건으로 2500만원을 내겠다는 것이고, 6개월 내에 매각이 안 되면, 보증금을 내고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현재 주변 시세가 3500만원인데 2500만원에 세를 놓는 것과, 진행 중인 매수 건이 11월 초쯤 결론이 날 예정이라는 것, 이 매수 조건은 건물을 비운 채로 양도하는 부분이 있는 것”등이 고민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만일 형님께서 3500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면, 11월 초까지 조금 더 기다려 달라”며, “이 매수 건이 어그러지면, 제가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2024년 11월 A씨는 보증금 5천만원의 가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이를 무산시키고 24년 12월 9일, 보증금 없이 임대료 월2500만원에(부가세 25만원) 6개월간 사용하는 것으로 계약했다. 대신 6개월 후, 보증금 3억5천만원에 월임대료를 3500만원으로 증액해 2년간 계약을 맺는다는 조건을 추가로 달았다. 김성훈이 A씨에게 보낸 자필 편지에 적힌 대로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김성훈은 A씨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2025년 6월 이전까지 계속 편지를 보내 약속을 지켜줄 것을 지속적으로 당부했다.
2025년 4월 6일 김성훈이 A씨에게 보낸 편지를 보자.

“형님 (중략) 만약 6월에 형님께서 정식 계약을 맺지 못하시면 그때는 본인이 (김변) 판단해서 조치하는 일에 제가 관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6월에 꼭 정식 계약을 맺으셔야 합니다. 물론 다른 곳으로 가시는 것도 당연히 되구요”
(중략) 그냥 후회도 되네요. 모른척하고 말걸 괜한 짓을 해서 서로 감정 상하게 한 것은 아닌가 해요
(중략) 스트레스가 엄청나네요. 공수처가 계속 이감을 요청하고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막고는 있는데...“
이 편지에서 언급한 ‘김변’은 김선규 변호사를 뜻한다. 김성훈과 김선규 변호사의 사이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김성훈은 같은 해 5월 6일에도 A씨에게 편지를 보내, 신신당부를 했다.
“서진빌딩 건을 잘 마무리해야 합니다. 형님과 저의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겁니다. 제가 김변에게 워낙 큰 소리를 쳐 놔서요. 그러니 꼭 계약대로 이행 부탁드릴게요. 일단 이행되고 나면 제가 즉시 김변을 설득하여 적정 가격으로 조정되도록 해 볼게요.서진은 사연이 아주 많아요. 이건 다음에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2025년 5월 10일 편지에서는 김선규 변호사가 김성훈의 모든 자문을 도맡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적혀 있다.

김성훈은 이날 A씨에게 편지에서 ”보내주신 사진하고 빌딩 권리분석자료 잘 받아 보았다“면서 “김변과 충분히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이어 “김변이 박박 자료를 가지고 올 수도 있으니까 지켜보자”라고 적었다.
김성훈은 다시 5월 26일자 편지에서 A씨가 제시한 권리분석문건에 대한 의견을 달며, 6월 9일에는 서진빌딩의 새 임대차 계약이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성훈은 6개월간의 1차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또다시 A씨에게 편지를 보냈다. 여기에는 A씨가 약속한 보증금을 내지 못하자, 김성훈이 언짢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심지어 자신과 상의하지 않고 김선규 변호사에게 보증금과 관련한 약속을 별도로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했다. 김성훈이 건물 실소유주라는 정황을 더해주는 지점이다.

“이번에 주신 편지 보고 좀 불편한 기분이 드는 군요 (중략) 형님께서 두 번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그것 때문에 저는 아주 병신 핫바리 취급을 당하고 있어요.(중략) 서진빌딩을 꼭 써야 한다고 사정하신 것도 형님이고 석 달이면 보증금 다 낼 수 있다고 약속하신 것도 형님이고 그럼에도 6개월이나 기간을 더 넓게 드렸지요. 저랑 상의도 없이 김 변에게 중간에 1억을 내겠다고 약속을 하신 것도 형님이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그걸 수습하느라고 엄청 비굴하게 굴었고 저는 만일 형님께서 최종 약속을 어기면 더 이상 서진에 관여안하고 김 변에게 전권을 준다는 약속을 했습니다”(중략)
김성훈은 이날 편지에서 건물을 비워두더라도 자신은 손해 볼 게 없다고도 했다.

“김변이 왜 건물을 비워놓고도 태연하고 강경한지 이해가 안 가신다고 했죠?그건 이 건물이 경매에 나가도 저는 손해 볼 게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자금 회수에는 유리하겠지요“
김성훈이 5월 6일 A씨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미국에 큰 상가를 사기위해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사실은 미국 샌디에고 쪽에 제법 규모가 큰 상가 건물을 매입하려고 작년부터 계속 접촉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마침내 매입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대학동창이 현지에서 사업을 오래 하고 있어서(미국 시민권자) 그 친구 도움을 좀 많이 받았어요. 총 거래대금이 4200만 달러라서 꽤 규모가 커요. 일부는 현지 은행에서 대출하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송금이 돼야 해서 자금 수요가 급증 했어요 (중략)6개월 후에 잔금까지 다 납입해야 해서 여기저기 자금을 끌어 모으는 중이고요. 투자금도 전부 회수 하는 중이에요"
4200만 달러는 한화로 약 620억 달러 규모다. 김성훈이 수감 중에 은닉한 자금을 투자헤 돈을 불리고, 미국 부동산까지 매입한다는 얘기다. 사실이라면 김성훈이 왜 범죄수익은닉죄로 처벌되지 않고 있는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성훈은 이날 편지에서 또다시 서진빌딩과 관련해 언급하며 “이제는 김변이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고, 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는 좀 모한 상황”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제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김선규 변호사에게 양도했다는 것인지, 김성훈이 A씨에 대한 대응을 김선규 변호사에게 전적으로 맡긴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A씨가 약속한 보증금 납입을 하지 못했다며 김성훈이 화를 내고 있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선규 “서진 빌딩은 김성훈과 무관” 주장.. 그러나 근거제시 없어
김선규 변호사의 반론을 듣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서진빌딩 건물에 붙은 ‘임대문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자, 김선규 변호사의 부인이 받았다. 김 변호사의 부인 김 씨에게 기지라고 밝히며, “서진빌딩이 김선규 변호사 소유인지”를 물었더니,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반론을 듣기 위해 찾아간 ㈜우성 사무실은 특이하게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한 낮인데도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곳에서 사무를 보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소규모 사업자 주소지 등을 등록해 놓은 머니핀에 적힌 ㈜우성의 연락처는 법무법인 다전의 연락처와 같았다.
법무법인 다전 사무실 앞 복도에서 김선규 변호사와 마주쳤지만, 김선규 변호사는 자신을 부정하기까지 하며 사무실 문을 쾅 닫고 도망치듯 들어가 버렸다. 이후 질의 내용을 서면으로 전달하자, 전화통화, 카톡메시지 등을 모두 무시로 일관하던 김 변호사 부부에게서 차례로 연락이 왔다.

김선규 변호사 측은 서진빌딩이 김성훈과 무관하다고 주장할 뿐, 김성훈이 옥중에서 매각과 임대차 계약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정황에 대해서는 어떠한 근거도 내놓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변호사는 근거 없이 정정보도만을 요구해 왔으나, 그사이 해당 건물이 김성훈의 자금으로 매입되었음을 뒷받침하는 김 변호사의 통화 녹취를 추가로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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