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김민석, 유령당원 우려 투표율 제고로 정면돌파…김어준 '정청래 편들기' 아전인수

당대표 여론조사서 정청래 '민심 우위'는 국힘 지지층이 만든 착시

김민석 광주 출사표…1인1표 유지하고 투표율 끌어올려 유령당원 우려 정면돌파

돌아온 김어준, 여론조사 해석 아전인수로 정청래 편들기…수법 더 교묘해져

국힘 표 걷어낸 당심선 김민석 압도…호남·양자대결서 두 배 넘는 격차

2026-07-07 09:19:29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쟁의 첫 출사표가 광주에서 올랐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 9층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8월 17일 대전 전당대회를 향한 세 명의 당권 주자 가운데 가장 빨랐다. 김 전 총리는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지난 1년의 당 운영을 "자기 정치의 폐해"로 규정했다.


정청래 겨냥한 "자기 정치의 폐해"


김 전 총리는 6일 "이재명 정부 국정 성공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 위에서 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집권당의 혁신이 먼저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1년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했다.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을 문제의 지점으로 짚었다.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 김 전 총리가 나열한 네 가지 결함은 정청래 지도부의 지난 1년을 향한 것이었다.


출마의 명분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끌어왔다. "정치인은 외부를 향한 투쟁만큼 내부를 향한 투쟁에도 철저해야 한다." 당내 논쟁을 회피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김 전 총리는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시절의 유능한 민주당,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복원하겠다"고 했다. 당원 주권도 자신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 주권 시대라는 조어도 제 작품"이라고 했다.


유령당원 우려엔 투표율 제고로 정면돌파


김 전 총리는 연설 끝에 "진짜 당원 주권"을 내세웠다. 1인1표제를 그대로 두고, 한 명도 빠짐없는 투표로 리더십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압도적 투표, 압도적 지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목은 전당대회 때마다 불거지는 유령당원 논란을 겨냥한 답이기도 했다.


연설 뒤 백브리핑에서 유령당원 우려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전 총리의 답은 분명했다. 그는 "유럽의 선진 정당들은 주기적인 당원 재등록 절차를 밟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1인1표는 이미 자리 잡은 제도인 만큼 훼손 없이 그대로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지금은 제도를 흔들 때가 아니라고 봤다. 필요한 보완은 전당대회 뒤 숙의와 토론으로 하나씩 해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의 구상은 유령당원을 일일이 걸러내는 방식이 아니다. 진성 당원의 투표율을 끌어올려 유령당원의 무게를 눌러버리겠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투표율은 통상 50% 안팎이다. 여기서 10%포인트만 더 끌어올리면 유령당원 논란을 넉넉히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달라"는 호소에는 이런 셈법이 담겨 있었다.


호남 당심, 한쪽으로 기울어


호남 민심은 이미 김 전 총리 쪽으로 크게 쏠려 있다. 오마이뉴스가 에스티아이(STI)에 의뢰해 4~5일 전북·전남광주 유권자 1001명을 조사한 결과가 그렇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김 전 총리는 47.2%를 얻었다. 정 전 대표는 22.5%에 그쳤다. 송영길 의원은 15.8%였다.


양자 대결로 좁히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민주당 지지층·무당층 기준 김민석 58.8% 대 정청래 23.4%. 두 배를 훌쩍 넘는 차이다. 송영길 지지자의 61.3%가 양자 대결에서 김 전 총리를 택했다. 정 전 대표를 택한 응답은 15.0%에 머물렀다.


현장 표심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그동안 친정청래로 분류되던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이 6일 출마식에 참석했다. 목포가 지역구인 김 의원은 참석에 그치지 않고 행사 사회까지 맡았다. 정 전 대표 진영으로선 뼈아픈 장면이었다. 참석 의원들 사이에서도 호남의 대세가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호남 유권자를 상대로 한 신뢰도 조사에서 김 전 총리는 64%, 정 전 대표는 43.9%였다. 정 전 대표는 불신 46%로 불신이 신뢰를 앞섰다.


돌아온 김어준, 정청래 편드는 여론조사 해석 더 교묘해져


프랑스에 머물다 돌아온 방송인 김어준씨가 6일 자신의 방송에서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정 전 대표의 오랜 후원자로 꼽히는 그다.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여론조사꽃 결과를 근거로 이번 전당대회를 "가장 전망하기 어려운 전당대회"라고 했다. 노골적인 지지는 피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해석은 철저히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기울어 있었다.


첫 표적은 리얼미터 조사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41%에서 43%로 올랐고, 국민의힘은 1.7%포인트 내렸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었다. 김씨는 이를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의 "디커플링"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는 나쁜 징후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니 외연 확장을 접고 당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조사를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주당 지지층의 대통령 국정 긍정 평가는 77.7%에서 80.7%로 올랐다. 핵심 지지층이 이탈했다면 이 수치가 빠져야 한다. 거꾸로 상승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정체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민주당 안쪽은 오히려 단단해졌다. 그렇다면 처방은 정체성 강화가 아니라 외연 확장이어야 한다. 김씨의 결론과 정확히 반대다.


'민심 1위 정청래'의 실체는 국힘 표


김씨 해석의 절정은 당대표 적합도 조사였다. 그는 "민심에선 정청래가 앞선다"고 했다. 호남을 뺀 서울·충청에서, 그리고 40·50대에서 정 전 대표가 우위라고도 했다. 언뜻 들으면 정 전 대표가 일반 여론에서 이기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국민의힘 지지자가 섞여 있다.


정 전 대표의 이른바 민심 우위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크로스탭을 열면 바로 드러난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6월 27~29일 전국 2000명을 조사한 결과가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정청래는 24.3%, 김민석은 7.2%였다. 세 배를 넘는다. 보수층에서도 정청래 21.6% 대 김민석 9.7%로 두 배가 넘었다.


이재명 대통령을 부정 평가하는 층으로 가면 격차는 더 극적이다. 정청래 33.6% 대 김민석 4.8%. 일곱 배다. 반대로 대통령을 긍정 평가하는 층에서는 김민석 43.6% 대 정청래 22.4%로 뒤집힌다. 대통령을 지지할수록 김 전 총리를, 반대할수록 정 전 대표를 고르는 구도다. 정 전 대표의 민심 우위가 사실상 반이재명 표의 합이라는 뜻이다.


미디어토마토 조사도 판박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정청래 32.3% 대 김민석 9.6%. 보수층에서 정청래 31.2% 대 김민석 17.7%. 그런데 민주당 지지층만 떼어 보면 김민석 46.1% 대 정청래 26.5%로 완전히 역전된다.


핵심은 전당대회 규칙이다. 민주당 대표는 당원 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로 뽑는다. 그 30%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이 붙는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애초에 표에 반영되지 않는다. 민주당에 이로운 후보를 국민의힘 지지자가 고를 리 없다는 상식이 규칙에 담겨 있다. 그런 표를 포함한 전체 여론조사를 '민심'이라 부르는 것은 규칙 자체를 무시하는 해석이다.


실제 투표권을 가진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 놓고 보면 김 전 총리의 우위가 뚜렷하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이 범위의 3자 대결은 김민석 36.3% 대 정청래 29.5%였다. 양자 대결로 좁히면 김민석 49.2% 대 정청래 31.8%로 벌어진다. 정 전 대표의 상승폭은 2.3%포인트에 그쳤다. 반면 김 전 총리는 12.9%포인트 뛰었다. 빠진 송영길 지지표의 대부분이 김 전 총리에게 흘러갔다는 뜻이다.


김씨는 송영길 지지표의 향배를 두고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했다. 이미 여러 조사에 답이 나와 있다. 미디어토마토 양자 대결에서도 김민석은 46.1%에서 57.9%로 뛰었다. 정청래는 26.5%에서 29.8%에 머물렀다. 김민석과 송영길 지지층은 '정청래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한다.


이날 방송에는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와 여론조사꽃을 운영하는 박시영씨가 함께 출연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두 사람은 김씨의 해석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 오히려 맞장구를 쳤다.


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지역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김 전 총리가 앞선다. 정 전 대표가 전체 여론조사에서 얻는 우위는 국민의힘 지지자와 반이재명층이 떠받친 허수다. 정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의 출마 선언은 이번 주 안에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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