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김희석 씨가 자수까지 하며 밝혀내려 한 김성훈의 형집행정지 알선 모의와 범죄수익 은닉 정황, 경찰의 수사와 검찰의 수사는 매우 달랐다. 보완수사권을 활용해 사건을 완전히 뒤집고 제보자만 기소한 임풍성 검사는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채널A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지시 등 혐의로 법무부 감찰과 징계를 받은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검찰을 대표해 검찰 내부 망에 비판 글을 올리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던 인물이다.
그의 논리는 허점 투성이다.
첫째, 그는 김희석 씨가 능력도 없으면서 김성훈을 형집행정지로 풀려나게 해줄 것처럼 속인 것이라며 김희석 씨만을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그런데 그를 변호사법으로 기소했다면 왜 최소 이지연 변호사를 함께 기소하지 않았는지, 여기서부터 의문이 생긴다. 이지연 변호사의 접견 내용만 보더라도 도저히 김희석 씨만 단독 기소하긴 어려워 보인다.
경찰은 이지연 변호사가 김성훈과 이성용을 접견하며 그들의 범죄자금 은닉을 돕는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넘어 실제 자금을 보관한 인물로 봤다.
이지연 변호사는 2017년 3월 15일 이성용을 접견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3월 6일까지 이성용, 김성훈, 제보자 김희석 씨를 총 495회 접견했다.
이지연 변호사를 김희석 씨에게 소개한 건 브로커재소자 이성용이다. 이 사실은 이지연 변호사도 경찰 조사당시부터 시인하고 있는 내용이다.
경찰의 수사 목록을 살펴 보면, 이지연 변호사가 이성용의 제안으로 김희석 씨를 처음 찾아간 날은 2018년 1월 26일로 확인된다. 이는 김희석 씨의 제보 내용과도 일치한다. 이날 이지연 변호사는 김성훈과 이성용도 순차 접견했다.
또 이지연 변호사는 김희석 씨를 최초 접견하기 이틀 전인 2018년 1월 24일 오전 10시 21분 이성용을 접견한 뒤, 10여분 후인 오전 10시 34분 김성훈을 순차접견한 것으로 나타난다.
흐름으로 볼 때, 실제로 이지연 변호사가 이성용과 김성훈을 먼 접견해 그들의 의사를 청취한 뒤, 이틀 후 김희석 씨를 찾아가 이성용의 제안을 전달했고, 같은 날 곧장 이성용과 김성훈을 차례로 접견해 김희석 씨의 답변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이후로도 이지연 변호사는 김성훈과 이성용, 제보자 김희서 씨를 수시로 순차 접견했다. 이지연 변호사가 세 사람을 순차 접견을 진행하며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했다는 김희석 씨의 제보 내용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지점이다.
둘째, 검찰은 김희석 씨가 김성훈의 돈을 뜯어내기 위해 형집행정지로 나가게 해 줄 것처럼 먼저 제안을 해 사기를 쳤다고 봤다.
그러나 브로커재소자 이성용이 김희석 씨에게 보낸 편지 중에는 전혀 반대의 정황이 담겨 있다.
2019년 2월 25일 이성용이 제보자 김희석 씨에게 보낸 편지 내용
“길동이건은 유진0는 IDS홀딩스 대관업무 담당한 사람으로 서울경찰처장 뇌물 주었다고 특수부 김영일 부장에게 길동이가 수사협조한 건으로 이미 메스컴에 많이 보도된 사건이고 408호는 김(영일) 부장실로 길동이가 위사건 협조차 자주 출정 다닌 것인데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자구 똑같이 반복되니 형이 짜증이 난다. 형이 길동이에게 5월 말까지 형집을 희석이가 마무리한다고 최종 이야기 했다. 너가 형체면 살리려면 5월 말까지 처리해주라. 형도 길동이건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고 있다"
앞서 2018년 6월 이성용이 김희석 씨에게 보낸 편지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다.
”길동이 건은 형체면 세워지고 최선을 다해다오. 형은 네가 반드시 해낼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단다“
”길동이건은 되는 것이 중요하니 넉넉히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꼭 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 너는 할 수 있다고 형은 확신한다“
형집행정지건을 성사시켜 달라며 간곡하게 요구하는 건 이성용이었다.
경찰 수사 자료를 토대로 추정해 보건대, 이성용이 김성훈의 형집행정지 건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이유는 김희석 씨가 이 건을 성사시켜야만 자신도 김성훈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2019년 5월 21일 이성용은 김희석 씨에게 서신을 보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길동이건은 잘 되었다니 정말 고생많았다. (중략) 길동이 나가면 집행하기로 한 3억원은 이변이 지금도 가지고 있으니, 바로 집행하도록 이변에게 지시하고 이변 명의 확인서를 너한테 전달하도록 지시할게. (중략) 고생했다. 그리고 0.3은 모양이 그러니 길동이 나가는 날 바로 집행하도록 하면 안되겠니"
또 2019년 5월 28일 이성용은 김희석 씨에게 “이변에게 지시했으니 0.3 처리와 이변 명의 확인서 바로 해줄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김희석 씨는 애초에 일을 진행할 마음이 없었다. 일이 어그러지자, 이성용은 김희석 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자신이 김성훈에게 사죄하다는 내용까지 담았다.
2019년 6월 25일자 이성용이 김희석 씨에게 보낸 서신 내용.
“너가 조건부 형집으로 나갔다 왔다해여 형은 철저히 믿었는데... 이제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자. 7월 5일까지 형한테 받은 자금 돌려주고 성훈이 조건부 형집은 접도록 하자, 성훈이한테 괜한 희망고문 준 것에 대해 오늘 형도 사죄의 편지를 써서 보낼 것이다(중략) 7월 5일까지 너가 나한테 받은 돈 반환해주고 여기서 종결하도록 하자”
검찰도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 내용을 살펴본 후 수사보고서에 기록했다. 이성용과 김희석 씨 사이 오간 대화 내용은 분명 김성훈의 형집행정지 알선 모의가 뚜렷하지만, 검찰은 이를 김희석 씨의 사기 증거로 채택하고 이성용을 함께 기소하지 않았다.
셋째, 자금 흐름을 보면 사안은 더 명확해 진다.
임풍성 검사는 이지연 변호사가 2018년 9월 11일 김희석 씨 변호인에게 계좌 이체한 4천500만원은 김희석 씨의 변호사 비용이라고 봤다.
2019년 5월 31일 김성훈에게서 김희석 씨의 변호사 계좌로 흘러간 3천만원 중 2700만원 역시 김희석 씨가 합의금이나 자금 회수 문제로 변호사가 필요해 사건을 맡긴 비용이라고 결론내렸다.
김희석씨가 자신의 뇌물공여 상고심이나 각종 진정제기, 증거기록 복사 등을 위해 변호사가 필요해 이지연 변호사를 선임했을 뿐이고, 형집행정지 건은 김희석 씨가 김성훈 일당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
그러나 자금은 이지연 변호사에서 김희석 씨 변호인에게 흘러갔다. 김희석 씨가 이지연 변호사를 고용했다는 건 전혀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이지연 변호사가 2018년 9월 14일 김희석 씨측에 송금한 4,500만원과 2019년 5월 31일 송금한 2700만원 총 7200만원은 김희석 씨의 돈이 아니라는 점이 경찰 수사보고와 계좌 흐름,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통해 확인된다.
특히 이지연 변호사와 김성훈이 모두 은혜공동체교회에 보관한 1억5천만원의 자금이 김성훈의 돈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2020년 7월 6일 작성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의 수사보고 내용을 보자. 더구나 2019년 5월 31일 김희석 씨측에 송금된 2700만원을 포함한 1억5천만원이 이지연 변호사가 출석하는 은혜공동체교회에서 보관했던 김성훈의 자금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최소 김성훈에게 은닉된 자금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임풍성 검사는 이 모든 증거와 정황을 무시했다.
2018년 2월 법원으로부터 파산명령을 받은 김성훈은 수감 중 재소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경찰은 브로커재소자 이성용이 집사 김0봉과 이지연 접견 변호사, 김성훈의 자금 관리인 정0훈과 법무법인 광평 조성재 변호사 등을 통해 CP홀딩스라는 법인을 세우고 약30억원의 자금을 세탁했다고 봤지만, 이 역시 검찰 보완수사에서는 철저히 무시됐다.
넷째, 경찰이 확보한 이성용 메모장과 전자서신 등의 압수물 분석 결과를 살펴 보면, 김성훈은 자신의 형집행정지 건에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지연 변호사가 ‘김성훈에 대한 형집행정지 청탁’의 진행사항을 이성용에게 2019년 8월 14일~9월 18일 사이 수시로 보고한 사실,이지연 변호사가 2019년 8월 16일 위 청탁의 진행상황을 김성훈에게도 통보해주자,
김성훈이 ‘일단 지켜보기로 하자’고 반응한 사실, 김0봉이 김영일 검사와 직접 통화해 이성용의 전달사항을 김영일에게 전한 사실 등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김성훈은 이지연 변호사를 통해 김희석 씨에게 인터넷 서신을 보냈다. 이는 김성훈이 자신의 형집행정지 건을 위해 함께 모의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일이 연기된 것이라면 중단하지 말고 추진해 달라 그래도 안 되면 말일까지 한다고 했으니 금원은 이 회장과 정리하면 되는 거다. 열심히 했고,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서로 열심히 한 거니 비난할 일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이 안 된다면 오고간 금전만 정리하면 되고, 애써준 것도 고맙고 얼굴 붉히고 싸울 일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보자 김희석 씨만을 단독 기소한 검찰의 보완 수사 내용은 아무리 되짚어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 투성이다. 현재 제보자 김희석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홀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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