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장동혁 '사실상 소유' 희대의 신고...판사 시절 체결한 비밀약정서 드러나

화곡리 1-47 매매예약서 입수...3자 명의로 쪼개 6억7755만원에 예약, 재산신고는 5841만원 축소

2025-11-12 00:25:48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판사 재직 시절인 2018년 충남 서산 땅 투기 과정에서 기획부동산을 압박해 체결한 비밀 매매예약서가 11일 공개됐다. 예약서에는 장동혁 본인과 배우자, 처제 등 3명 명의로 토지 지분을 나눠 확보하면서도 정작 재산신고는 배우자 단독 명의로 하고 금액도 축소한 정황이 담겨 있다. 민주당 정준호 의원이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공개한 매매예약서를 분석한 결과, 장 대표는 현직 판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부도 직전 기획부동산으로부터 땅을 받아내면서 관련 비용까지 상대방이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곡리 1-47번지 땅, 판사가 기획부동산 압박해 확보

▲서산 화곡리 1-47번지 토지에 대한 매매예약서. 예약권리자 장동혁(좌), 곽민(중), 곽O아(우)로 나눠져 있으나 곽O아 씨의 경우, 대리인이 장동혁으로 기재돼 있다. 


2018년 9월 8일 작성된 매매예약서에 따르면 장 대표는 배우자 곽모(1971년생)씨, 처제 곽O아(1973년생)씨와 함께 대산종합개발 소유의 화곡리 1-47번지를 예약 매수했다. 장 대표 명의 1억6938만9천원, 배우자 명의 1억6938만9천원, 처제 명의 3억3877만8천원으로 총 6억7755만6천원 규모다. 그런데 이 매매예약서의 특이한 점은 매도인도 매수인도 아닌 제3자인 수반건설이 "이 매매예약과 관련된 일체의 비용을 부담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수반건설은 당시 서산 일대에서 토지 투자를 모집하던 기획부동산이었다.


매매예약서에는 "예약 완결일이 경과해도 권리자(장동혁)가 예약대금을 반환받지 못했을 때는 특별한 의사표시 없이도 매매가 완결된 것으로 본다"는 조항도 있다. 이는 돈을 주지 않아도 땅을 가질 수 있게 만든 장치다. 관계자들 증언에 따르면 장 대표 배우자는 수반건설에 11억원을 투자했다가 회수가 어려워지자 "남편이 판사"라며 "로펌 만들어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압박했고, 장 대표 본인도 직접 만나 강압적 발언을 했다고 한다.


"협의로 계약 해제" 주장도 거짓...실제로는 현금 청산 강요


장 대표는 11월 3일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 매도인과 협의해 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정준호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장 대표는 보도가 나간 이후 수반건설 측에 전화를 걸어 "계약을 해제하고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협의가 아니라 일방적 강요였던 셈이다.


더욱이 실제로 계약이 해제됐는지, 현금이 오갔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소유권 이전이나 현금 청산 어떤 것도 처리된 흔적이 없다. 장 대표만 "해제했다" "처분했다"고 주장할 뿐이다. 7년 넘게 소유권 분쟁까지 벌이며 집착했던 땅을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갑자기 협의로 정리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장 대표의 11월 3일 해명은 사실상 허위 해명이었던 것이다.


"사실상 소유"라는 희한한 재산신고...세금 회피 노린 듯


장 대표의 재산신고 내역은 더욱 기가 막힌다. 6억7755만6천원 규모의 땅을 3명 명의로 매매예약했으면서도 재산신고는 배우자 단독 명의로 했다. 이는 부동산실명법 위반이다. 게다가 신고 금액도 6억1914만6천원으로 약 5841만원을 축소했다. 2020년 총선 출마 때는 "등기 미필"이라고 적었고, 2024년 재산 공개에서는 "사실상 소유"라는 희한한 표현을 사용했다.


"사실상 소유"라고 쓴 이유는 명확하다. 소유로 신고하면 재산세와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사실상 소유"로 적으면 세금을 회피할 구멍이 생긴다. 실제로 2021년 7월 토지 지목이 임야에서 창고용지로 변경돼 땅값이 상승했지만 장 대표는 6년간 같은 금액(6억1914만6천원)으로 신고했다. 천안 당원대회에서 취재진이 "취득세를 냈느냐"고 묻자 장 대표는 "등기를 못받았어요. 취득세를 낼 게 아니죠"라며 사실상 세금을 내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36-76, 77번지는 더 가관...하루 만에 소유권 이전


장 대표의 또 다른 서산 땅인 화곡리 36-76, 77번지 거래는 더욱 의심스럽다. 2019년 4월 30일 수반건설이 전 소유주로부터 이 땅을 매입한 당일, 같은 날 장 대표 부부에게 소유권을 넘겼다. 마치 장 대표에게 깨끗한 부동산을 전달하기 위한 작업처럼 보인다. 수반건설은 이 거래 두 달 반 뒤인 7월부터 본격적으로 가압류를 당하기 시작했다. 장 대표가 수반건설의 부도 위험을 미리 알고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36-77번지 전 소유주의 증언이다. 이 토지를 2016년 수반건설로부터 2억9200만원에 샀던 전 소유주는 "기획부동산인 줄 몰랐다. 개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1년간 되팔라고 졸랐다"며 "결국 2억4200만원에 5천만원 손해 보고 급매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수반건설은 같은 날 이 땅을 장 대표에게 3억6천만원에 넘겼다. 전 소유주는 개발 가능성이 없다고 믿고 손해 보며 팔았는데, 장 대표는 그로부터 7개월 뒤 그 땅이 개발되리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던 셈이다.


대산당진고속도로 게이트 의혹..."윤석열 당선 후 타당성 재조사"


화곡리 일대 땅값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대산당진고속도로다. 이 고속도로는 오랫동안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런데 장 대표가 투기를 시작한 2018~2019년을 전후해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2022년 3월 윤석열 당선 직후 타당성 재조사가 시작됐고, 작년 착공식이 열렸다.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에 연루된 국토부 서기관이 이 사업에도 관여했다는 정황이 있다.


장 대표는 2022년 7월 19일 청담동 술자리 사흘전 보령에서 윤석열과 술자리를 가졌다. 당시 참석자들은 "윤석열이 인간이 술을 먹는 게 아니라 술독에 빠진 수준으로 마셨다"고 증언했는데, 이를 지역 언론에 알린 사람이 바로 장동혁이었다. 그러던 장 대표가 지금은 "윤 어게인"을 외치며 윤석열 면회까지 다녀오고 있다. 고속도로 사업 추진과 장 대표의 토지 투기, 그리고 윤석열 정권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 이유다.


"법 공부하고 오라"던 장동혁, 매매예약서에 꼼짝없이 걸려


장 대표는 지난 주말 천안 당원대회에서 "법 공부 좀 하고 오세요"라며 취재진을 비웃었다. 지목 변경으로 땅값이 올랐는데도 신고액을 그대로 둔 것에 대해 "공시지가보다 높은 실거래가로 신고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1일 공개된 매매예약서는 장 대표의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매매예약서상 실거래가는 6억7755만6천원이다. 그런데 재산신고액은 6억1914만6천원이다. 5841만원을 축소 신고한 것이다.


구분 명의자 매매예약 대금 / 가액(원)
부동산 매매예약서
(2018.9.8.)
곽민(배우자) 169,389,000
곽00 338,778,000
장동혁 대표 169,389,000
합계 677,556,000
국회의원 재산신고
(2025.3.27.)
곽민(배우자) 619,146,000
축소 신고 금액 58,410,000


장 대표가 말한 '실거래가'는 바로 이 매매예약서에 명시된 6억7755만6천원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재산신고도 이 금액으로 했어야 한다. 공시지가가 얼마든 실거래가로 신고했다는 장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6억7755만6천원을 신고했어야 맞다. 결국 장 대표는 실거래가도 아니고 공시지가도 아닌 애매한 금액으로 신고한 셈이다. 부동산실명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재산 과소신고, 세금 탈루, 배임수재 등 여러 법 위반 의혹이 구체적 증거와 함께 드러났다. 판사 출신이 법을 가장 교묘하게 비껴간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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