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국가보조금 사기 전과 장세일, 36억 횡령 이호균…전남 공천, 서삼석·김원이·박지원 측근이 쥐고 흔든다

정청래, 수백 명 앞에서 장세일 영광군수 콕 집어 띄워…김원이 도당위원장 "개입 안 한다"더니 보좌관 공천심사위원 참여 실토

2026-03-04 00:28:24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내세운 '4무 공천' 원칙이 전남 지역에서 무너지고 있다. 국가보조금 사기 전과가 있는 장세일 영광군수가 적격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정청래 대표가 수백 명이 모인 공개 행사에서 장세일 군수를 콕 집어 이름을 거론한 사실이 확인됐다. 36억 원 규모 교비 횡령으로 구속까지 됐던 이호균 목포시장 예비후보 역시 적격 판정을 받았다.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삼석·김원이·박지원 세 의원의 보좌관과 측근 인사들이 장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세일 영광군수, 국가보조금 사기로 징역형 선고받은 전력


뉴탐사가 입수한 1심·2심 판결문에 따르면 장세일 군수는 수산물 직매장 운영 당시 정부 보조금을 사기적 방법으로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자부담금을 확보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지인에게서 6천만 원을 빌려 입금한 뒤, 잔액증명서를 발급받자마자 곧바로 인출해 돌려줬다. 이 수법으로 영광군에서 4,500만 원, 전라남도에서 4,500만 원, 합계 9천만 원의 보조금을 타냈다.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시설을 만든 셈이다.

▲장세일 영광군수 사기 사건(광주지법 2012고단6850) 1심 판결문(2023.11.15) 발췌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벌금 900만 원으로 감형됐지만, 국가보조금을 사기적 수법으로 편취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이런 전력을 가진 인물이 지금 영광군의 세금을 관리하는 군수직에 있다. 민주당 공천심사에서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됐다가 중앙당 재심 끝에 적격 판정을 받았다.


군수 재직 중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휴식 및 여가 공간 제공을 명분으로 보존녹지 지역을 자연녹지 지역으로 용도 변경을 추진했는데, 해당 지역 안에 장세일 군수 일가 소유 토지가 11필지나 포함돼 있었다. 보존녹지에서 자연녹지로 바뀌면 건축 가능한 건물의 종류가 대폭 늘어나고, 식당·카페 같은 상업시설도 들어설 수 있다. 개발행위 허가도 훨씬 수월해진다. 한마디로 땅의 성격이 '보존용'에서 '개발 가능지'로 바뀌는 것이다. 공시지가와 실거래가가 크게 뛸 수밖에 없다. 군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해 용도 변경은 취소됐지만, 계획대로 됐다면 군수 권한을 이용해 일가의 지가를 급등시킬 수 있었다.


지역 언론에는 군의회 군정질의 도중 뒤로 머리를 젖히고 숙면하는 장세일 군수의 사진이 보도됐다. 영광 주민들은 서울까지 올라와 "국민 세금 사기 전과자"라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정청래 대표, 이개호 출판기념회 영상 축사에서 장세일 군수 실명 거론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개호 의원 출판기념회에 영상 축사를 보냈다. 수백 명이 운집한 자리였다. 정청래 대표는 이개호 의원을 축하한 뒤 "영광 군민들도 많이 와 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장세일 군수도 안녕하신지요?"라고 말했다.

▲이개호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장세일 영광군수 안부를 묻는 정청래 대표(2026.2.22)


광주에서 열린 이개호 의원 행사에서 영광군수를 굳이 언급할 이유가 없다. 영광군에는 현재 5명의 후보가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당 대표가 특정 후보를 수백 명 앞에서 이름을 불러준 것은 사실상 경선 개입이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다. 그런 곳에서 당 대표의 한마디가 갖는 무게는 다른 후보들에게 치명적이다.


장세일 군수는 뉴탐사의 질의에 "저도 현장에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전혀 부탁한 적 없다"고 답했다. 정청래 대표가 알아서 챙겨줬다는 의미다. 정청래 대표는 설 연휴에 전남 장성 백양사를 방문했을 때도 장세일 군수와 동행했다. 장세일 군수는 이개호 의원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정청래 대표 옆에 붙어 수행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박구용 교수, 정청래 대표와 같은 차량으로 백양사 도착


이날 백양사 방문에 의외의 인물이 동행했다. 김어준 뉴스공장에 고정 출연하는 박구용 전남대 교수다. 뉴탐사가 확보한 영상에는 박구용 교수가 정청래 대표와 같은 카니발 차량의 조수석에서 내리는 장면이 담겼다. 내리자마자 이개호 의원과 반갑게 악수했다.


박구용 교수는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지냈지만 이미 1년 전에 사임했다. 당직이 없는 인물이 당 대표와 같은 차를 타고 지방을 수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신문 보도 사진에도 정청래 대표 우측에 장세일 군수, 좌측에 이개호 의원, 그리고 박구용 교수가 나란히 앉아 있다. 뉴탐사는 박구용 교수에게 동행 이유를 물었으나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에도 답이 없었다.


정청래 대표와 김어준 뉴스공장 사이의 과도한 유착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김어준의 대표적 패널인 박구용 교수가 정청래 대표의 지방 일정에 수행원처럼 동행한 것은 '김어준 패밀리' 의혹에 또 하나의 장면을 더했다.


이호균 목포시장 후보, 36억 교비횡령 구속에도 적격 판정


목포시장에 도전하는 이호균 목포과학대 총장도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호균 후보는 국고보조금과 교비 3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던 인물이다.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고,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남도의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그런데도 중앙당 최고위원회에서 '부적격 예외 인정자'로 승인됐다.


이호균 후보는 뉴탐사와 통화에서 "개인이 횡령한 것이 아니라 총장으로서 입시 홍보비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식 회계에 잡히지 않는 비자금을 조성한 것 자체가 문제다.


목포 지역 제보자는 뉴탐사에 이호균 후보가 처음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된 뒤 "잠시 방심해서 보류됐는데 재심에서는 반드시 통과된다"고 주변에 자신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서울에 올라가서 사람들 만나고 정리했다"고도 했다. 며칠 뒤 실제로 적격 판정이 내려졌다. 이호균 후보는 박지원 의원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독수리 오형제'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호균 후보 본인도 뉴탐사와 통화에서 박지원 의원과의 오랜 관계와 독수리 오형제 호칭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호균 후보는 김원이 도당위원장을 찾아가 억울함을 하소연했다고도 인정했다. 박지원 의원에 대해서는 "안 될 수 있다고 걱정은 해 줬다"고 전했다.


김원이 도당위원장, "공천 개입 안 한다"면서 보좌관 통해 보고받아


뉴탐사 취재 결과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의 보좌관 양기호 씨가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원이 의원은 뉴탐사와 통화 초반에 "자격심사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운영에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고 보고받거나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통화에서 양기호 보좌관의 공천심사위원 참여 여부를 묻자 처음에는 "아, 그러던가?"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심사 과정에서 양기호 보좌관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는 말에 결국 "제가 추천했죠"라고 인정했다. 더 나아가 "양기호 보좌관이 단순한 심사만 하는 게 아니라 후보자 순서를 잡고 질문지를 구성하는 등 실무 전반을 본다"고 설명했다. 공천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던 말과 정면으로 모순된다. "보좌관을 통해서 보고를 받는다"고도 했다. 같은 통화에서 "개입도 안 하고 보고도 안 받는다"고 한 말이 스스로 뒤집어졌다.


이호균 후보가 김원이 도당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하소연했다는 사실도 이호균 후보 본인이 뉴탐사에 인정했다. 그러나 김원이 의원은 "특별하게 하소연을 듣거나 한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전남도당 공관위, 세 의원 보좌관·측근이 포진


전남도당 공관위의 구성을 들여다보면 세 의원의 그림자가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서삼석 의원과 특수관계에 있는 박준수 씨가 공관위원장이다. 서삼석 의원의 보좌관 이경윤 씨는 선거를 앞두고 전남도당 전략기획국장으로 임명돼 600~700명의 후보자를 관리하는 자리에 앉았다. 뉴탐사 보도 직후 사임했지만, 사임 전날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박지원 의원의 전직 특보 역시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김원이 의원의 보좌관 양기호 씨까지 공천심사위원으로 들어가 있다.


무안 지역 제보자는 뉴탐사에 "서삼석 보좌관 이경윤과 김원이 보좌관 양기호가 합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과거 전남도당에서 같이 실무를 봤던 동갑내기 사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경윤 씨가 서울에 있더라도 양기호 씨를 통해 공천 작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2월 13일 공관위원 대면식 때 박준수 공관위원장과 양기호 씨가 같이 점심을 먹으며 친밀한 관계를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원이 의원은 이에 대해 "실무자들의 일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이라며 "15명 공관위원이 각자 독립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이라 개입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서로 한 명 정도를 더 잘 봐줘 할 수는 있겠죠, 인간들이니까"라고 덧붙였다.


4무 공천 원칙, 남은 게 있나


정청래 대표가 내건 4무 공천 원칙은 억울한 컷오프, 부적격자 공천, 낙하산 공천,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것이었다.


국가보조금 사기 전과자 장세일 군수와 36억 교비횡령 전력의 이호균 후보가 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첫 번째 원칙은 무너졌다. 완도에서는 16년 전 탈당 경력만으로 사실상 컷오프된 후보가 있는 반면, 무안에서는 2022년 탈당에 음주운전·사망사고·측근 비리 전력이 있는 현직 군수가 적격 판정을 받았다. 두 번째 원칙도 형해화됐다. 신안에서는 경쟁 후보가 재심에서 무혐의를 받았는데도 정청래 대표가 비상징계권을 발동해 사실상 컷오프시켰다.


호남에서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다. 공천권자의 힘이 유권자의 힘을 넘어서는 구조다. 그 공천 과정을 지역구 의원들의 보좌관과 측근이 장악하고 있다면, 당원 주권주의라는 말은 허울에 불과하다. 전남 지역의 공천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는 목포 제보자의 말이 그대로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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