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방시혁 하이브 이타카 인수 의혹..."테일러 스위프트 저작권 빠진 회사에 1조2천억"

스쿠터 브라운, 인수 직전 테일러 마스터권 팔아 2천억 배당 챙겨...하이브 CFO "그 돈 행방 모른다"

2025-12-09 01:27:23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21년 미국 연예기획사 이타카 홀딩스를 1조2천억원에 인수한 과정에서 심각한 의혹이 제기됐다. 인수 직전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원 저작권(마스터권)이 모두 매각됐고, 그 수익 대부분이 배당으로 빠져나간 사실을 알고도 9천억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건 하이브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가 인수 당시 발생한 2천억원 단기순이익의 행방을 "모르겠다"고 답변한 점이다.


뉴탐사 취재 결과, 이타카는 하이브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 11월 테일러 스위프트의 1집부터 6집까지 음원 저작권을 3억 달러(약 3600억원)에 매각했다. 이 저작권은 이타카가 보유한 가장 핵심적인 자산이었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타카의 비유동자산은 2019년 4500억원에서 2020년 23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테일러 스위프트 저작권 매각의 결과다.

▲이타카 홀딩스 요약 재무상태표(2019년, 2020년)


인수 직전 2천억 단기순이익 발생, 자본총계는 오히려 감소


문제는 이 매각으로 발생한 이익의 행방이다. 2020년 이타카의 단기순이익은 2천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단기순이익이 늘면 자본총계도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이타카의 자본총계는 전년도 2700억원에서 1900억원으로 오히려 800억원 줄었다. 자본금 2400억원인 회사가 자본총계 1900억원이라면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2021.04.02. 하이브 회사합병결정 공시


이경준 하이브 CFO에게 "2천억원 단기순이익이 발생했는데 자본총계가 줄어든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는 "그 숫자는 잘 기억이 안 난다"며 "말씀하시는 상황이 잘 이해가 안 간다"고 답했다. 1조원이 넘는 인수에 참여한 재무담당 최고책임자가 인수 대상 회사의 직전 연도 재무상태를 모른다는 답변이다.


하이브 박태희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뒤늦게 "테일러 스위프트 마스터권을 매각해서 발생한 이익의 절반은 빅머신레이블그룹(BMLG) 인수 부채 상환에, 나머지 절반인 1억4200만 달러(약 1700억원)는 주주 배당에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결국 스쿠터 브라운 등 기존 주주들이 핵심 자산을 처분한 돈을 배당으로 빼간 뒤 '껍데기'를 하이브에 넘긴 셈이다.


"카탈로그권은 화보집 권리"...하이브 홍보담당의 황당한 해명


박태희 부사장은 처음 통화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카탈로그 사업만 판 것"이라며 "카탈로그는 화보집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원 저작권의 핵심인 마스터권을 '화보집'으로 착각한 것이다. 음원을 핵심 자산으로 삼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홍보담당 부사장이 마스터권 개념조차 모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박 부사장은 재확인 뒤 "카탈로그가 음원이고 마스터권"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테일러 스위프트에 관한 음원 마스터권만 갖고 있었고 그걸 팔았다"며 "저희가 인수하기 전에 완료된 딜이라 저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인수 직전에 핵심 자산을 처분하고 그 돈을 배당으로 빼가면 인수하면 안 되는 것이 기본"이라고 지적한다. 하이브는 알짜 자산이 빠진 상태의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해야 했다. 그러나 9천억원의 프리미엄을 붙여 1조2천억원을 지불했다.


두 달 만에 1조2천억 빅딜...사외이사 2명은 나흘 전 동반 사임


하이브의 이타카 인수는 2021년 4월 2일 공시됐다. 그런데 불과 나흘 전인 3월 29일 사외이사 조병우, 이강민 두 명이 동시에 사임했다. 두 사람 모두 임기가 2년이나 남아 있었다. 인수 결정이 잘못됐을 경우 사외이사로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021.03.30 하이브 사외이사의 선임・해임 또는 중도 퇴임에 관한 신고


박 부사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한 것이며 이타카 인수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왜 무관한지에 대한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일신상의 이유라면 무엇 때문에 그만뒀는지 알아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공시된 대로 일신상의 사유"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빅딜은 두 달 만에 성사됐다. 김익수 변호사 등 법률 자문에 참여한 이들은 이를 성과로 자랑했다. 그러나 1조원이 넘는 인수를 두 달 만에 끝냈다면 테일러 스위프트 저작권 매각, 스쿠터 브라운과 아티스트들 간 불화 등 핵심 리스크를 제대로 점검했는지 의문이다.


매년 1천억대 적자에도 영업권 9천억 유지...분식회계 의혹


이타카 인수 후 실적은 참담하다. 2021년 반기 79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22년 690억원, 2023년 1423억원, 2024년 1399억원의 적자가 누적됐다. 4년간 누적 적자만 4천억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인수 당시 9천억원이던 영업권(프리미엄)은 현재 86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인수 후 적자가 누적되면 영업권을 손상 처리해야 한다. 회계사들에 따르면 "2~3년 연속 적자가 나면 영업권을 0원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이브가 영업권 손상을 최소화하는 근거는 영업이익률 전망치다. 하이브는 이타카의 영업이익률을 매년 30% 이상으로 전망해왔다.



박 부사장은 "미국은 아티스트에게 정산하기 전 수치가 영업이익으로 잡혀서 높게 나온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것이다. 한국에 공시하는 자료는 한국 회계기준을 따라야 한다. 미국 기준을 적용했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유상증자 대금 받은 '채권자'에 방시혁 포함됐나


인수 당시 공시를 보면 1조2천억원 유상증자 대금이 "이타카 주주와 채권자에게 지급"됐다고 돼 있다. 주주에게 지급하는 건 당연하지만, 왜 채권자에게까지 유상증자 대금을 지급했는지 의문이다. 통상 기업 인수 시 부채는 함께 인수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대금을 받은 주주나 채권자 중에 방시혁 의장이나 하이브 임원진이 포함됐느냐"고 물었다. 박 부사장은 "채권자는 금융기관들이며 하이브 임원들이 포함된 바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주주' 중에 방시혁이나 하이브 임원이 포함됐는지는 묻지 않았는데도 답변하지 않았다.


만약 방시혁이나 측근이 이타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기업 가치를 부풀려 인수함으로써 국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구조가 된다. 현재 방시혁 의장은 2020년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비밀 약정을 맺어 4천억원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악명 높은 스쿠터 브라운, 왜 CEO로 유지했나


이타카 설립자 스쿠터 브라운은 미국 연예계에서 악명이 높다. 2019년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가 자신의 저작권을 취득한 것에 대해 "나의 음악적 성취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분노했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소속 아티스트들과도 불화가 끊이지 않았다.


하이브가 이타카를 인수한 목적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플랫폼 확보'였다면, 아티스트들과 불화가 심한 스쿠터 브라운은 가장 먼저 교체해야 할 인물이었다. 그러나 하이브는 인수 후에도 그를 CEO로 유지했다. 2024년이 되어서야 그를 해임했지만 이미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와의 관계는 파탄 났다.


2023년 저스틴 비버는 스쿠터 브라운과 "거의 1년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리아나 그란데 매니저도 2024년 스쿠터 브라운과 결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에 이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까지 3대 아티스트가 모두 이탈하거나 관계가 악화된 것이다.


방시혁에 직접 질의..."질문 읽고 삭제"


뉴탐사는 방시혁 의장에게 직접 문자를 보냈다. "스쿠터 브라운이 테일러 저작권 처분 수익을 배당으로 빼간 사실을 알고 있었냐", "악명 높은 스쿠터 브라운에게 왜 CEO를 맡겼냐", "1조2천억 딜이 해외로 돈을 빼돌리려는 시도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방시혁 의장은 문자를 읽었다. 그러나 답변 대신 질문 자체를 삭제했다. 카카오톡 PC 버전에는 메시지가 남아 있지만 휴대폰에서는 삭제된 상태였다.


박태희 부사장은 마지막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방시혁 정도의 공인이라면 이런 의혹에 성실히 해명하고, 의혹을 받는 것을 감내해야 할 위치에 있다. 법적 대응으로 의혹을 덮으려 할수록 방시혁이 쌓아온 상징자본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현재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4천억원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법원은 그의 하이브 주식 1568억원어치에 대해 몰수보전 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타카 인수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방시혁이 쌓아온 '한류의 마이다스' 이미지에 균열이 가고 있다.


※ 이 기사는 하이브 측 해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가 반론이 있으면 보도에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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