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박우량 동생 땅은 묘목밭, 신안군 나무값 139억은 제주 부부에
동생 박우득 땅이 신안군 묘목 공급처 의심…일가 법인은 12곳
박우득 명의 와이제이농업법인 땅에서 신안군행 묘목 다량 식재 확인
신안군 기증수목 사례금 5년간 139억원이 제주 조경업체 부부에 집중
정천수 열린공감·김용민 평화나무, 동명이인 오류 하나로 뉴탐사 신안 보도 흔들기
신안군에 들어가는 나무가 박우량 전 신안군수의 동생 땅에서 자라고 있었다. 박 전 군수는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신안군수 자리에 다시 도전한다. 동생 박우득씨 명의로 된 와이제이농업법인이 가진 너른 땅에는 애기동백을 비롯한 묘목이 빼곡했다. 모두 신안군이 조경과 녹화 사업에 쓰는 나무와 같은 종류다. 취재 결과 박 전 군수 일가는 법인 12곳을 앞세워 신안군의 돈 되는 사업을 두루 쥐고 있었다.
동생 땅에서 자라는 신안군 나무
와이제이농업법인이 보유한 땅은 세 필지를 합친 규모다. 등기부를 떼어 보니 세 필지 모두 소유자가 와이제이농업법인이었다. 이 법인의 이사는 박우득씨 딸로 등기돼 있다. 같은 법인은 박우득씨 딸 이름으로 세운 골프장 사업체 엔젤브릿지개발, 건설사 원건축과 사업장 주소를 함께 쓴다. 박우득씨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땅에서 신안군에 쓰이는 나무와 같은 묘목이 대량으로 자라고 있었다.
박우득씨 일가가 거느린 법인은 한둘이 아니다. 취재로 확인된 일가 관련 법인만 12곳이다. 소금 가공부터 아스콘·골재, 토목, 조경, 부동산, 창고, 골프장, 욕탕까지 업종이 넓게 퍼져 있다. 상당수는 신안군이 발주하거나 인허가하는 사업과 맞닿아 있다. 확인된 법인과 업종은 아래 표와 같다.
| 법인명 | 주요 사업 · 비고 | 대표 · 등기인 |
|---|---|---|
| 신안천사섬솔트농업법인 | 소금 가공 | 박O (박우량 친형) |
| 삼현식품 | 소금 가공 · 태양광 사업(2019년 추가) | 박우득 |
| 와이제이농업법인 | 농산물 도소매 | 박O주 (박우득 딸) |
| 한중토건 | 아스콘 · 토목건축 | 박우득 (박우량 친동생) |
| 삼현산업 | 옛 아스콘, 현 골재 · 시멘트 도매 | 박우득 |
| 삼현개발 | 부동산 매매 | 박우득 |
| 삼현 | 일반 창고업 · 대체 · 신재생에너지(2017년 추가) | 박우득 |
| 주진건설 | 토목공사 · 조경수 재배 · 판매(2020년 추가) | 박O학 이사 |
| 대산조경 | 조경식재 공사 | 박O학 이사 |
| 원건축 | 전통한옥 금송재(2025년 변경) · 엔젤브릿지, 와이제이농업법인과 사업장 동일 | — |
| 엔젤브릿지개발 | 골프장 운영 | 박O주 (박우득 딸) |
| 대송한방건강랜드 | 욕탕업 · 부동산 임대 · 태양광 사업(2019년 추가) | 박우득 |
여기에 더해 박 전 군수 친형은 검찰 수사관을 지낸 뒤 법무사로 일한다. 친형은 신안군이 토지를 사들일 때 등기 대행을 맡아 수수료 1억9700만원을 받았다. 신안군의 거의 전속 법무사처럼 등기 업무를 맡아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 부부에게 5년간 139억원
신안군이 묘목에 쏟은 돈은 특정 부부에게 쏠렸다. 신안군이 2020년부터 올해까지 기증수목 사례금을 집행한 내역을 뽑아 거래처별로 순위를 매겼다. 1위는 제주 조경업체 꿈에그린의 이사 한모씨로, 5년간 127건에 86억원을 받았다. 2위는 같은 업체 대표인 부인 문모씨로, 83건에 52억원이었다. 부부 몫을 합치면 139억원을 넘는다. 상위 5개 거래처에 나간 사례금만 296건, 210억5481만8000원이다.
| 순위 | 거래처명 | 결의금액 합계 | 건수 | 비고 |
|---|---|---|---|---|
| 1 | 한O진 | 8,657,300,000원 | 127건 | 꿈에그린 사내이사 |
| 2 | 문O영 | 5,248,582,000원 | 83건 | 꿈에그린 대표 |
| 3 | 조O매 | 4,519,880,000원 | 53건 | |
| 4 | 박O웅 | 2,331,056,000원 | 29건 | |
| 5 | 이O옥 | 298,000,000원 | 4건 | |
| 합계 | 21,054,818,000원 | 296건 |
기증수목은 말 그대로 나무를 공짜로 받는 것이다. 재건축 현장 등에서 캐낸 나무를 받고, 받는 쪽이 고마움의 뜻으로 사례금을 준다. 신안군 나무은행 운영 조례에는 사례금을 감정가 등의 20% 이하로 지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사례금 상한이 감정가의 20%인 점을 거꾸로 따지면, 이 부부가 신안군에 기증한 나무는 700억원어치에 육박한다. 제주에 있는 업체가 배로 나무를 실어 와 신안군에 700억원어치를 기증했다는 계산이다.
나무를 캐는 굴취비도 이 부부에게 따로 나갔다. 꿈에그린은 122건에 16억7000만원, 같은 부부가 운영하는 그린조경은 2억8000만원을 받았다. 한모씨가 인건비 명목으로 받은 3900만원까지 더하면 굴취비만 20억원에 이른다. 운송비 가운데서도 일부가 제주 쪽 업체로 빠져나갔다.
문제는 이 업체의 실체다. 꿈에그린이 사업장으로 등기한 곳은 제주의 한 5층 건물 꼭대기 층이다. 1층에는 빵집, 2층에는 PC방과 필라테스장이 들어선 평범한 상가다. 건물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에게 직접 물었더니 답은 한결같았다. 조경업체 사무실이나 간판을 본 적이 없고, 5층은 건물주 부부가 사는 살림집이라고 했다. 한 입주 상인은 "여기가 건물주분이 계세요. 사장님이랑 사모님이랑"이라며 "사무실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도 "조경 업체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살림집 주소에 업체 등기만 걸어 둔 형태여서 페이퍼컴퍼니 의혹이 짙다.
1억원 미만 쪼개기로 군수 결재 건너뛰기
집행 방식도 석연치 않다. 기증수목 사례금은 공사도 제조도 아닌 '그 밖의 집행'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금액이 1억원을 넘을 때만 군수가 결재한다. 그런데 같은 사업을 같은 날 1억원 아래로 잘게 나눠 집행한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2020년 1월 같은 날에는 가시나무 이식사업 하나를 1차부터 5차로 쪼개 각각 8600만원에서 9600만원씩 집행했다. 합치면 한 사업이지만 건마다 1억원을 넘기지 않아 군수 결재 단계를 비켜 갔다.
나무 예산이 모이는 길목에는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민간 협동조합이지만 신안군 정원살림 부서가 관할한다. 이 조합이 신안군과 맺은 수익계약은 2024년 346억원, 2025년 200억원대로 두 해를 합쳐 600억원에 이른다. 계약은 5000만원 아래로 잘게 나눠 여러 면사무소와 사업소에 흩어 발주됐다. 조합 임원진은 신안군청 퇴직 공무원 출신 이사장, 전남도의원 남편인 이사, 박 전 군수와 육촌으로 알려진 김 모 감사 등으로 채워졌다.
"선거 끝나면 달라진다"
묘목이 어디서 오는지도 따라가 봤다. 박우득씨 땅 말고도 신안군 정원살림과 장 모 팀장의 부친이 관리하는 비닐하우스에서 묘목이 무더기로 나왔다. 도로변 3개 동에 더해 마을 안쪽에 8개 동이 더 있었고, 안에는 묘목이 가득했다. 마을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군수가 저거를 하라고 해서 하고 있어"라며 "박 군수하고 친척은 아닌데 엄청 도와준다"고 말했다. 묘목을 어디에 파느냐고 묻자 어르신은 "다 신안군한테 들어간다"고 했다.
장 팀장은 부친의 소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문자메시지로 "하우스에 들어있는 나무는 저의 부친의 소유가 아닙니다. 하우스도 저의 부친의 소유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아버님께서 일당을 받고 농약도 하시고 물도 주시는 걸로 알고 있다"며 부친이 묘목을 관리하는 사실은 인정했다. 묘목을 어디로 납품하느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우득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박우득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목욕탕을 찾은 취재진에게 선거를 핑계로 입을 닫았다. 그는 "필요 없는 그런 일을 하시려고 하면 6월 3일 이후에 오세요"라며 "선거 이후에 오시면 얼마든지 내가 다 가르쳐 줄게"라고 했다. 선거가 끝나면 뭐가 달라지느냐는 물음에는 "그래, 달라져"라고 답했다. 이번에도 토지의 묘목 용도, 같은 주소에 등기된 조경업체 꽃길과의 관계, 형 박 전 군수 재임 시절 예산과의 연관성을 문자로 물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동명이인 하나로 보도 전체 흔든 유튜버들
선거를 앞두고 엉뚱한 곳에서 공격이 들어왔다. 정천수의 열린공감TV와 김용민 목사가 운영하는 평화나무가 뉴탐사의 신안군 보도를 물고 늘어졌다. 빌미는 작은 오류 하나였다. 정원수협동조합에서 일하며 취재진과 충돌했던 운전기사 출신 한모씨를 꿈에그린 사장의 아들로 추정해 보도한 부분이다. 두 사람이 같은 이름을 쓴 동명이인으로 드러나자 곧바로 정정보도했다. 영상 수정 작업에 6시간에서 12시간이 걸려 잠시 비공개한 것을 두고는 "삭제했다"는 허위사실가지 유포했다.
꿈에그린 간판을 두고도 물고 늘어졌다. 열린공감TV는 건물 층별 안내도에 업체 간판이 있다며 실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핵심은 간판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을 하느냐다. 입주 상인 여러 명이 사무실을 본 적 없다고 증언했고, 농장도 확인되지 않았다.
평화나무는 묘목을 버린 트럭이 무안에서 찍혔으니 신안군 사안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신안군 도초면에서 배로 나와 천사대교를 건너 신안군 지도읍까지 가려면 무안 땅을 지날 수밖에 없다. 제보자가 트럭을 뒤쫓은 경로 자체가 무안을 거치도록 돼 있었다.

열린공감TV는 앞서 뉴탐사를 비방한 사건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졌고, 형사상으로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비리 의혹을 받는 후보를 검증한 보도를, 거꾸로 검증하겠다고 나선 모양새다. 뉴탐사는 사실관계와 무관한 흠집내기에 법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동명이인 한 건과 간판 유무가 도마에 오른 사이, 동생 명의 법인 12곳과 그 땅에서 자라는 신안군 묘목, 제주 부부에게 5년간 흘러간 139억원은 그대로 남아 있다. 박우득씨는 끝내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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