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국힘 의원 땅, 영남에 271필지 149억…호남의 3배

국힘 의원 땅은 영남·서울에 쏠리고 호남엔 거의 없었다

토지 보유 상위 10명 중 8명 국민의힘, 1위 박덕흠 242억

영남 271필지 149억, 호남 194필지 50억으로 세 배 격차

국힘 61명 490억·민주 74명 145억, 1인 평균 8억 대 2억

2026-07-01 10:39:58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놓자 국민의힘이 반발했다.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고,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광주를, SK하이닉스는 서남권을 후보지로 꼽았다. 그러자 부산·울산·경남 의원들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표심으로 공장을 지어선 안 된다"고 맞섰다. 안철수 의원은 호남에 땅을 가진 의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땅이 어디에 있는지 들여다봤다. 재산신고에서 토지만 따로 떼어 분석하니, 보유 토지 가액 상위 10명 가운데 8명이 국민의힘이었다. 이들의 땅은 영남과 서울에 몰렸고, 호남에는 거의 없었다.


반발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준비되지 않은 졸속 추진"이라며 국정조사 카드를 꺼냈다. 김승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투자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빗대며 외압 의혹까지 걸었다. 대구·경북에서는 "TK가 또 빠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왔고, 전북 이원택 도지사 당선인은 전북이 빠진 데 대해 "대단히 실망"이라고 했다. 반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반대만 되풀이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날을 세웠다.


국힘 490억, 민주 145억


정당별 격차부터 뚜렷하다. 국민의힘은 61명이 공시지가로 490억원어치 땅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74명이 145억원을 신고했다. 땅을 가진 의원 수는 민주당이 더 많은데도 총액은 국민의힘이 세 배를 넘는다. 진보당은 3명이 5억원, 조국혁신당은 1명이 2억원 수준에 그친다.


1인당 평균으로 보면 국민의힘 8억원, 민주당 2억원이다. 네 배 차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평균은 박덕흠 의원 한 사람을 빼면 4억원으로 뚝 떨어진다. 한 사람이 당 전체 토지의 절반가량을 쥐고 있다는 뜻이다.


영남 271필지, 호남의 세 배


땅이 어디에 있느냐는 더 극명하게 갈린다.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영남권에는 의원 소유 토지가 271필지, 149억원어치 있다. 보유 의원은 53명이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땅이 208필지, 139억80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광주·전남·전북 호남권은 194필지, 50억7000만원에 그친다. 보유 의원은 40명이고, 민주당 땅이 162필지, 40억7000만원으로 대부분이다. 필지 수는 엇비슷한데 가액은 영남이 호남의 세 배다.

영남 149억 대 호남 50억…의원 땅은 영남에 세 배
국회의원 보유 토지, 공직자 재산신고 기준 가액 · 정당별 (단위: 억원)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그 밖의 정당
영남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 271필지 · 53명
149억
국민의힘 139.8억 · 민주당 7.9억 · 그 밖 1.5억
호남 광주·전남·전북 · 194필지 · 40명
50억
민주당 40.7억 · 국민의힘 6.0억 · 그 밖 4.0억
자료: 국회의원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 · 신고 가액 기준

같은 땅이라도 지역에 따라 정당 색이 확 바뀐다. 서울 토지는 국민의힘이 259억원, 민주당이 3억원이다. 영남도 국민의힘 140억원 대 민주당 8억원으로 벌어진다. 반대로 호남은 민주당 41억원, 국민의힘 6억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땅을 지도에 얹으면 서울과 영남이 붉게 뭉치고 호남은 텅 빈다.


가액만 놓고 보면 서울이 271억원으로 시도 중 가장 크다. 이어 경기 79억원, 경남 52억원, 부산 40억원 순이다. 전남은 24억원, 광주는 19억원에 머문다. 필지 수로는 경북이 137필지로 가장 많다. 서울에 값이 쏠린 이유는 단순하다. 잠실 대지 값이 워낙 높은 탓이다. 서울 소재 토지 262억5000만원 가운데 88%가 박덕흠 의원 한 사람 몫이다.


1위 박덕흠 242억, 8명이 국힘


전국 토지 보유 1위는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다. 38필지, 공시지가 242억5000만원을 신고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대지가 대부분이다. 2위는 백종헌 의원(부산 금정)으로 38억7000만원이다. 부산 금정과 경남 양산 일대에 잡종지·대지·답을 장남과 배우자 명의로 두고 있다. 3위 박정훈 의원(서울 송파구갑)은 22억8000만원, 4위 주진우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22억1000만원이다. 주 의원은 경남 사천과 진주 일대에 16만 제곱미터 규모의 임야를 갖고 있다.


5위는 민주당 이병진 전 의원이다. 평택을에서 당선무효형으로 의원직을 잃었지만, 평택 일대 땅 21억9000만원으로 민주당 안에서는 1위다. 6위 서명옥 의원(서울 강남갑)은 20억7000만원으로, 건설업을 한 배우자 명의의 남양주 잡종지가 큰 몫이다. 7위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다. 13필지에 12억원을 신고했고, 충남 서산 창고용지와 지역구인 보령 땅이 담겼다.


8위 정동만 의원(부산 기장) 11억8000만원, 9위 안도걸 의원(광주 동남을) 10억2000만원, 10위 이헌승 의원(부산진을) 9억9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명 중 국민의힘이 아닌 사람은 이병진 전 의원과 안도걸 의원 둘뿐이다.


상위권 토지는 상당수가 배우자나 자녀 이름으로 돼 있었다. 박덕흠 의원은 배우자와, 백종헌 의원은 장남과 땅을 나눠 가졌다. 박정훈·서명옥 의원의 값나가는 땅도 배우자 명의다. 본인 명의로 대부분을 신고한 경우는 주진우·이병진·안도걸 의원 정도였다.


안철수가 부른 명단


이 명단은 안철수 의원이 자초했다. 호남 투자에 반발하며 호남에 땅을 가진 의원을 공개하라고 먼저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 요구대로 광주·전남에 땅을 둔 의원 29명을 하나씩 확인했다. 대부분 민주당이었다. 반도체 공장 후보지로는 광주 군공항 이전부지와 무안 국가산단 자리가 거론된다. 그 근처에 땅을 둔 의원도 눈에 띈다. 박균택 의원(광주 광산갑)은 광산구와 나주에,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광산구 우산동 밭에,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무안 청계면 임야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비례)도 영암·무안 일대에 여러 필지를 두고 있다. 투자가 실제로 이뤄지면 이들 땅값이 오를 여지가 있다.


정작 안 의원 본인은 땅도 집도 없다. 주식만 많은 자산가여서 부동산 공개 요구에는 홀가분한 편이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호남에 땅을 둔 사람은 김대식·배준영 의원 등 손에 꼽는다.


국회의원이 땅을 가진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반도체 공장이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이득을 보는 사람이 갈릴 뿐이다. 이번 분석만으로 국민의힘의 반대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들의 땅이 호남에 거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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