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플러스

진안군수 경선판 5만원권 돈뭉치·단톡방

의원실 직원들이 차 안서 30만원씩 건네, 30여명 단톡방엔 "전춘성 투표" 안내문

5만원권 노란 고무줄로 묶은 30만원 돈뭉치, 진안 읍면에 살포

30여명 읍면 협의회장 단톡방서 투표 결과 실시간 보고

이재명 신속 수사 지시에도 정청래는 경선 결과 추인

2026-05-11 09:07:23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안군수 경선 과정에서 5만원권 30만원짜리 돈뭉치가 읍면에 살포된 정황이 드러났다. 현직 군수가 속한 국회의원실 연락사무소 직원들이 직접 차를 몰고 다니며 읍면 당협 협의회장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30여명이 가입한 카카오톡 단톡방에서는 경선 투표 직후 누가 몇 표를 확보했는지 실시간으로 오갔다. 일부 면책은 자신이 ARS 투표하는 장면까지 동영상으로 찍어 단톡방에 올렸다.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녹취록과 카톡 캡처에 이 같은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5만원권 여섯 장, 노란 고무줄로 돌돌 말아


제보자가 확보한 녹취에는 한 면 당협 협의회장이 직접 돈을 받은 정황이 그대로 잡혀 있다. 협의회장은 통화에서 "구 소장이 먼저 차에서 내리고, 장 팀장이 차 안에서 나를 주고, 신 언니는 신 언니 차에서 줬어"라고 말했다. 돈은 5만원짜리 여섯 장을 노란 고무줄로 돌돌 말아 묶은 형태였다. 협의회장은 "30만원을 똘똘 말아 갖고 있다가 어제 손자들 보고 쳐버렸다"며 받은 돈을 손주들에게 줘버렸다고 털어놨다. 1차 경선 전과 2차 경선 전 두 차례에 걸쳐 돈이 살포됐고, 어떤 사람은 세 번까지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카페에 모인 협의회장 네다섯 명을 차 안으로 한 명씩 따로 불러내 돈을 건네는 방식이었다.


단톡방 첫 화면에 "전춘성에게 투표해 주세요"


함께 넘어온 카톡 캡처를 보면 단톡방 운영 방식이 적나라하다. 첫 게시물에는 "민주당 진안군수 예비후보 전춘성에게 투표해 주세요"라는 안내문이 올라와 있다. 그 아래에는 "권리당원도 1표, 진안군민도 1표"라며 사실상 1인 2표를 안내하는 문구가 붙었다. 권리당원 경선과 일반 군민 안심번호 경선 양쪽에 한 사람이 두 번 응답하라는 뜻이다.


경선 당일에는 면 협의회장들이 "36명 투표, 안심 2명", "65명 완료" 식으로 표 숫자를 보고했다. 한 면책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ARS 안내가 뜨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단톡방에 올렸다. 누구에게 투표했는지가 영상에 그대로 잡혔다. 구 소장은 직후 "올린 동영상과 사진은 각자 폰에서 삭제 바랍니다"라는 글을 띄웠다.


낮의 군수, 밤의 군수, 주말의 군수


진안에서는 군수가 셋이라는 말이 떠돈다. 낮의 군수는 현직 전춘성 군수다. 밤의 군수는 전 군수의 지인 김OO씨로 알려져 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김씨는 선거 직전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평생 먹고살 돈은 다 모아놨으니 충분히 갖다가 퍼부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말의 군수는 서울에 살다가 주말에만 진안으로 내려오는 전 군수의 형이다. 본인도 자신이 그렇게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한다.


진안에서 군수가 줄줄이 사법처리되는 일은 처음이 아니다. 제보자 설명에 따르면 임수진 전 군수가 구속된 뒤 비서실장이던 이항로씨가 군수가 됐다. 이항로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다시 처벌받자 비서실장이던 전춘성씨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송현선 전 군수가 사법처리된 뒤에는 그 비서실장이 도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서실장이 군수가 되고, 군수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다음 비서실장이 다시 군수가 되는 구조가 한 세대째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제보자 설명이다.


공무직 노조 지지선언, 효도관광 현장엔 비서실장


관권 선거의 흔적도 또렷하다. 진안군청 공무직 노조 일부 임원은 단체로 플래카드를 들고 전춘성 군수 지지 사진을 찍었다. 전 군수는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진안군 정규직 공무원은 804명, 공무직은 203명이다. 가족까지 합치면 1000표에 가까운 고정표가 된다.


제보자는 "공무직이 여기저기 배치되는 것도 다 진안군수가 한다. 그러니 매번 반복해서 이 일을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군수 비서실장은 마을 경로당 효도 관광 출발 현장에 다른 후보들과 나란히 등장해 어르신들과 악수했다. 비서실장은 후보가 아니다. 현직 공무원이 군수를 대신해 사실상 선거 운동에 나선 셈이다.


이재명은 신속 수사 지시, 정청래는 추인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회의에서 흑색선전, 금품·향응 살포, 공직자 선거 개입을 3대 선거 범죄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검찰·경찰·감사원에 "과감하게, 신속하게,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민주당 대표인 정청래는 호남 공천 실태에 별다른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9일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이번 경선 결과를 사실상 추인했다.


확인을 위해 단톡방 운영 책임자로 지목된 구 소장에게 전화로 입장을 물었다. 구 소장은 단톡방 운영을 인정하면서도 "투표를 좀 많이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누구를 찍었는지 드러나는 영상이 올라온 데 대해서는 "전혀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협의회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건 모른다"며 "그 회장이 거짓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정확히 누구신지 모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전춘성 군수 캠프 측에도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해남 박정남 변호사 의혹, 고창 200만원 요구 녹취


이날 방송에서는 다른 호남 단체장 관련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해남에서는 명현관 군수가 보성그룹 소유 솔라시도 기업도시 사유지에 국비와 도비, 군비를 합쳐 400억원을 들여 생태정원을 짓는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해남군 자체 법률검토에서는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날 방송에서는 다른 호남 단체장 관련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해남에서는 명현관 군수가 보성그룹 소유 솔라시도 기업도시 사유지에 국비와 도비, 군비를 합쳐 400억원을 들여 생태정원을 짓는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해남군 자체 법률검토에서는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으나, 이후 전라남도가 별도로 의뢰한 법률자문에서는 "추진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해남군청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정정] 박정남 변호사 관련 부분을 바로잡습니다

2026년 5월 11일 보도 중 “전라남도 별도자문에서 박정남 변호사가 ‘가능’ 의견을 냈다”는 부분과 이를 전제로 한 법리왜곡 의혹은 사실과 다릅니다. 확인 결과 전라남도 자문의 ‘가능’ 의견은 다른 법률사무소가 수행한 것이고, 박정남 변호사는 해남군 자문에서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박 변호사 관련 위 내용을 철회하고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 약 400억 원 공적자금 투입, 해남군 자체검토의 위법 소지 결론, 전라남도 자문의 ‘가능’ 결론은 해남군청 공식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로 정정 대상이 아니며, 본 정정은 박정남 변호사 개인에 관한 것입니다.


고창에서는 심덕섭 군수의 정무비서 이학권씨가 건설업자에게 군수 취임 1주년 행사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요구한 녹취가 추가 공개됐다. 심 군수 측은 11일 "외부 세력과 결탁한 6번 후보의 정치 공작"이라며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제보자는 통화에서 "이 사람들은 그 돈을 받아도 그게 범죄라는 인식이 없다. 못 받는 게 병신이라는 인식이 있고, 옛날부터 너무 당연하게 해왔던 일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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