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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만 하고 출석은 없었다… 장세일 측 언론중재 슬그머니 취하

장세일 옹호 유튜브 사내이사, 선거 직전 뉴탐사에 2000만원 손배 청구했다가 당선 다음날 잠적

장세일 옹호 유튜브 어바웃영광 사내이사, 운영 식당 사장 자격으로 청구

선거 한 달 전쯤 2000만원 손배·영상삭제 언중위 조정신청

1차 기일 연기, 장세일 당선 다음날 불출석으로 자동취하

2026-06-05 16:41:44

뉴탐사를 상대로 2000만원 손해배상과 보도 영상 삭제를 요구하던 영광의 한 식당 주인이 6월 4일 언론중재위원회 조정기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차 기일은 본인이 연기를 요청해 무산시켰고, 2차 기일에는 통보 없이 빠졌다. 언론중재법상 신청인 2회 불출석은 곧 취하다. 신청만 있고 출석은 없는 절차였다.

▲김OO씨가 언론중재위에 삭제를 요구한 3월 28일자 뉴탐사 보도 화면. 화면 우측에서 카메라를 손으로 가린 인물은 김OO씨가 아니라 장세일 군수 측 보좌진이다.


전날인 6월 3일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었다. 신청인이 사내이사로 있는 어바웃영광이 옹호해 온 장세일 영광군수는 이날 재선됐다. 청구는 선거 한 달 전쯤 들어왔다가 당선 다음날 사라졌다.


신청만 하고 출석은 없었다


조정신청서 접수일은 5월 11일이었다. 김OO씨는 ▲손해배상금 2000만원 지급 ▲식당 내부와 본인 모습이 노출된 영상·쇼츠 즉시 삭제 ▲향후 신청인 동의 없이는 신청인 초상·식당 내부·영업장면 일체 촬영·게시·배포 금지를 요구했다. 신청 대상은 3월 28일 뉴탐사가 보도한 영상이었다. 강진구 기자가 김OO씨의 식당에서 장세일 군수에게 자녀의 3000만원 돈봉투 수수 의혹 등을 묻는 인터뷰 시도 장면이 담겼다.


언론중재위원회 서울제3중재부는 1차 기일을 5월 28일로 지정했다. 김OO씨는 기일 직전 연기를 요청했다. 중재부는 다시 6월 4일을 2차 기일로 잡았다. 출석요구서 6항은 굵게 강조돼 있었다. "신청인이 2회에 걸쳐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조정신청을 취하한 것으로 본다." 김OO씨는 그 6항이 적용되는 쪽을 택했다.

신청 한 번에 1차 연기, 2차 불출석. 김OO씨가 조정 절차에서 한 일은 그뿐이다. 청구한 손배 2000만원, 영상 삭제, 향후 촬영 금지는 모두 다툴 대상조차 사라졌다.


장세일 지지 지역언론 임원이 '피해자' 행세


조정신청서에서 김OO씨는 자신을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으로 소개했다. 소상공인인 것은 맞다. 신청서는 김OO씨가 "정치적 논란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사안과 관련된 인물로 비춰지게 되었다"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김OO씨에게는 또 다른 자리가 있다. 주식회사 어바웃영광 법인등기부등본을 보면 김OO씨는 2023년 2월 22일 어바웃영광 사내이사로 선임돼 현재까지 그 자리에 있다.

▲장세일 군수를 옹호해온 어바웃영광 등기부등본에는 식당 주인인 김OO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어바웃영광은 자체 인터넷 매체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언론사다. 채널에는 장세일 군수에 대한 외부 비판 보도를 반박하는 콘텐츠가 잇따라 올라왔다. '신창선의 팩트체크' 코너에는 '뉴탐사가 외치는 호남은 정말 공천재난 지역인가', '장세일 영광군수 자녀는 차도 안 가져왔는데 자동차 트렁크에 뇌물을 실었다?' 등 뉴탐사 보도를 직접 반박하는 영상이 있다. 뉴탐사 강진구 기자를 겨냥한 쇼츠도 함께 게시돼 있다.


장세일 군수 취임 이후 어바웃영광은 영광군과 1년 사이 3건 5043만원 규모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매체로서 장세일 측을 옹호하고, 사내이사 자격으로는 그 보도를 한 뉴탐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신청서에서는 정치적 사안과 무관한 피해자로 자신을 소개한 셈이다.


가처분 기각, 그리고 언론중재위 조정도 불출석


뉴탐사의 장세일 군수 관련 보도는 광주지방법원에서도 한 차례 판단을 받았다. 장세일 군수의 자녀 장OO씨가 낸 영상 삭제·게시 금지 가처분 신청이었다. 가처분 대상은 3월 22일 보도된 영상으로, 정운성씨가 장 군수 자녀에게 3000만원으로 추정되는 봉투를 건네는 정황이 담긴 제보 영상이다. 김OO씨가 6일 뒤 3월 28일 보도된 강진구 기자의 군수 인터뷰 영상을 문제 삼은 것과는 다른 콘텐츠다. 광주지법 제21민사부는 4월 30일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기각 결정문은 보도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이 사건 각 영상은 채권자와 그 부친인 영광군수 장세일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장세일의 공직 적격 여부의 검증을 내용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것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정문은 또 "채무자 뉴탐사는 정운성의 제보 영상과 정운성이 추진한 사업 관련 수의계약서 등을 수집 및 검토한 다음 장세일에게 반론의 기회를 제공하고 영상을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보도의 공익성과 취재 절차의 정당성이 모두 인정됐다.


3월 22일자 뇌물 정황 영상은 장 군수 자녀가 가처분으로 막으려다 4월 30일 기각됐다. 그 다음날 5월 1일, 3월 28일자 군수 인터뷰 영상에 대해 김OO씨가 언론중재 조정을 신청했다. 가처분은 기각, 조정은 신청인 불출석으로 끝났다. 장 군수 의혹을 다룬 별개의 두 영상이 별개의 두 절차로 잇따라 시도됐고, 결과는 양쪽 다 무산이었다.


30초 노출에 2000만원, 입증자료는 0건


문제 삼은 영상은 1분 34초였다. 취재진이 식당 입구 카운터 부근에 머문 시간은 약 30초였다. 영상에서 손바닥으로 카메라를 가린 사람은 김OO씨가 아니라 장세일 군수 측 보좌진이다. 식당 상호는 외부 간판이 진입 동선에서 부수적으로 들어간 것이지 별도 클로즈업이 없었다.


조정신청서에서 김OO씨는 "신청인의 얼굴, 전신, 식당 내부 모습, 식당 상호가 선명하게 드러난 영상을 그대로 방영"했다고 주장했다. 손해배상금 2000만원의 산정 근거는 신청서 어디에도 없다. 매출 감소·예약 취소·고객 이탈을 주장하면서 매출장부, 카드 매출 자료, 예약 취소 기록 등 객관적 자료는 한 장도 첨부되지 않았다.


입증자료 없는 2000만원 청구가 선거 33일 전 들어왔다. 1차 기일은 신청인 측이 미뤘다. 2차 기일에는 신청인이 나오지 않았다. 그사이 장세일은 당선됐다.


자동취하된 사건은 더 이상 다투어지지 않는다. 보도 영상은 뉴탐사 유튜브 채널에 그대로 남아 있다. 신청 일자, 연기 요청, 불출석 일자, 자동취하 시점은 모두 언론중재위 기록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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