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서삼석, 뉴탐사 취재 들어가자 1주일 만에 최고위원 사퇴…466억 혈세 투입 무안 MRO 산단의 실체
항공정비 실적 '제로' 기업이 산단 61% 차지…서삼석 의원 전 보좌관·초등 동창이 줄줄이 임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뉴탐사의 무안 MRO 항공특화산업단지 취재가 시작되자 1주일 만에 최고위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466억 원의 무안군비가 투입된 이 산단은 준공 이후에도 텅 비어 있다. 산단 면적의 61%를 차지하기로 한 무안에어로테크닉스는 항공정비 매출 실적이 전무하고 중도금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기업의 등기부에는 서삼석의 전 수석보좌관과 초등학교 동창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서삼석, 취재 직후 전격 사퇴
서삼석 의원은 지난 2월 20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작년 8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지 199일 만이다. 임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서 의원은 사퇴 이유로 "더 강한 민주당의 속도감 있는 혁신을 위해 자리를 비운다"고 했다.
그러나 뉴탐사 취재진은 서 의원이 사퇴하기 정확히 1주일 전인 2월 13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온 서 의원을 직접 만나 무안 MRO 산단 의혹에 대해 질문했다. 서 의원은 무안에어로테크닉스에 대해 "알죠"고 답했고, 전안수 전 보좌관에 대해서도 '잠깐 일했다는 것은 알죠'라고 인정했다."

초등학교 동창 정모 씨가 사내이사로 들어간 사실과 '금고지기'라는 지역 평판을 묻자 서 의원은 "무례하시네요"라고 답했다. 취재 당일 서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전라남도 지역 현안을 길게 설명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까지 건넸다. 최고위원직을 그만둘 사람이 할 발언은 아니었다.
466억 투입, 텅 빈 산단
무안 항공특화산업단지는 무안국제공항 옆 35만 제곱미터 부지에 조성됐다. 무안군비 466억 원, 국비 295억 원 등 총 761억 원의 혈세가 예산으로 잡혀 있다. 2020년 착공해 2024년 조성을 완료했다. 항공정비(MRO), 항공 물류, 기내식, 부품 등 관련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뉴탐사 취재진이 올해 2월 현장을 방문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만 덩그러니 들어와 있었다. 전체 면적의 약 10%다. 나머지는 풀숲뿐이었다. 건물 한 채 없었다. 공항 인근이라 드론도 띄울 수 없었지만, 차량으로 산단 내부 도로를 주행하며 확인한 결과는 같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산단의 핵심 입주 기업은 무안에어로테크닉스다. 전체 면적의 61%를 분양받기로 했다. 이 기업이 들어와야 산단이 돌아간다. 그런데 이 기업은 분양 계약금 약 12억 원 중 2억 원도 제때 내지 못해 4차례나 납부 기한이 밀렸다. 중도금 47억 원은 아직 미납 상태다. 무안군은 중도금 납부 기한을 작년 9월에서 12월로, 다시 올해 6월 이후로 연장해줬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로 미룬 것이다.
허위 이력의 '깡통 기업'
무안에어로테크닉스가 산단에 입주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있다. 2018년 국토교통부는 이 산단의 사업성이 없다며 지정을 반려했다. 입주할 기업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1년도 안 돼 무안군은 국제항공정비(무안에어로테크닉스의 전신)와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항공정비 전문 기업이 입주하겠다는 근거를 만든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바탕으로 산단 조성을 승인했다.
문제는 이 기업의 실체다. 목포MBC가 올해 1월 집중 취재한 결과, 무안에어로테크닉스 김주선 대표가 제출한 이력은 거짓이었다. 태국·호주 항공사 CEO 출신이라고 했지만, 이 회사는 항공정비 관련 매출이 전혀 없었다. 정비 인증도 보유하지 않았다. 사업계획서에 첨부된 정비 인증과 운영 실적은 지분조차 없는 해외 항공정비 기업의 것이었다. 김주선 대표 본인도 목포MBC 취재에 "우리 회사가 없죠. 지금 실제로 저희는 아무것도 없는 회사입니다"라고 인정했다.
뉴탐사 취재진이 무안공항 1층에 있는 이 기업 사무실을 찾았다. 문은 열렸지만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무안군청 세무과에서 보낸 독촉 고지서와 우편물만 몇 달째 쌓여 있었다.
등기부에 찍힌 서삼석의 그림자
뉴탐사가 확인한 무안에어로테크닉스의 법인 등기부에는 서삼석 의원과의 연결고리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2020년 6월 회사 설립 당시 사내이사 명단에 전안수라는 이름이 있었다. 전안수는 무안항공산단의 사업 기반이 조성될 당시 무안군의 허가경제과 과장이었다. 서삼석 의원이 2018년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자 공무원을 그만두고 수석보좌관으로 들어갔다. 산단 사업이 본격화되자 보좌관직을 사퇴하고 이 기업의 사내이사가 됐다. 회사 안에서는 '부회장'으로 불렸다. 항공정비 전문성은 없었다.

전안수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3년 12월 만료됐다. 그 자리에 누가 들어왔는지가 핵심이다. 2025년 7월 변경 등기에 정모 씨가 사내이사로 등장한다. 정모 씨는 무안 지역사회에서 서삼석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오랜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에서는 서삼석의 '금고지기'라는 말도 나온다. 서삼석 의원, 전안수, 정모 씨. 셋 다 1959년생이다.
뉴탐사 취재진이 현지에서 정모 씨를 만났다. 정모 씨는 김주선 대표와 "지인 사이"라고 했다. 전안수 전 보좌관이 왜 그만뒀느냐는 질문에 "공무원 출신이 있어가지고 별로 돈이 되지 않더니 그런 말은 들었다"고 답했다. 서삼석 의원과의 관계를 묻자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다가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인정했다.
14년 전 서삼석 군수 시절부터 시작된 프로젝트
이 사업의 뿌리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안군수였던 서삼석은 무안공항 인접 부지에 항공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며 기업도시 사업을 추진했다. 2011년 8월 보도에 따르면 서삼석 군수는 "항공클러스터를 통해 모두가 염원하는 무안기업도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1월 기사에는 전라남도와 무안군이 항공기정비센터(MRO)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때 인터뷰에 응한 무안군 담당자가 바로 전안수 기업도시추진단 과장이었다.

타임라인을 정리하면 이렇다. 2011년 서삼석 군수 시절 MRO 사업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전안수는 기업도시추진단 과장으로 실무를 맡았다. 2017년 전임 김철주 군수가 뇌물수수로 구속되고 부군수가 권한대행을 맡은 틈에 타당성 조사가 시작됐다. 2018년 서삼석이 국회의원이 되고 김산 군수가 당선되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기본계획 수립, 재정투자심사 승인, MOA 체결이 잇달아 이뤄졌다. 2020년 무안에어로테크닉스가 설립됐고, 전안수는 보좌관을 그만두고 이 기업 사내이사가 됐다. 서삼석은 국회의원 공약에도 "항공특화산업단지 조성, MRO 지원"을 내걸었다. 14년간 이어진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서삼석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서삼석 의원 라인과 무안 MRO 산단 · 14년의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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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서삼석 의원 무안군수 시절무안기업도시 추진 전안수 기업도시추진단 과장 |
2011. 1.
전라남도·무안군항공기정비센터(MRO) 사업 협력 합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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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전임 김철주 군수 뇌물수수 구속박준수 부군수 권한대행 전안수 허가경제과 과장 |
2017. 6.
무안항공산업단지 타당성 조사 완료2017. 12.
해외 투자사와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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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지방선거 김산 군수 당선보궐선거 서삼석 의원 당선 전안수 공무원 퇴직 → 수석보좌관 |
2018. 6. ~ 9.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 시행공유재산 관리계획 승인 지방재정 투자심사 승인 2019. 4.
투자기업 선정 및 투자협약(MOA) 체결→ 국토부 산단 조성 승인 근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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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무안에어로테크닉스 설립항공정비 매출·인증 전무 전안수 보좌관 사퇴 2020. 12.
전안수 사내이사 취임사내 '부회장'으로 불림 |
2020. 11.
무안 항공특화산업단지조성공사 착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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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전안수 사내이사 임기 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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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산업단지 조성공사 완료(준공)산단은 텅 비어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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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7.
서삼석 의원 초등 동창 정OO사내이사 취임 (등기부 확인) |
2025. 6.
분양 계약 체결 (계약금 4차례 지연)2025. 9. ~ 현재
중도금 47억 원 미납무안군, 기한을 지방선거 이후로 유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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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13.
뉴탐사, 서삼석 의원에 MRO 의혹 질문2026. 2. 20.
서삼석 의원 최고위원직 전격 사퇴취재 1주일 만 |
무안군의 침묵, 10억 원 민간 투자자 피해
무안군의 태도도 석연치 않다. 중도금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 입주 기업을 유치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무안군은 납부 기한만 반복적으로 연장해줬다. 특히 중도금 최종 기한을 지방선거 이후인 올해 6월로 미룬 점은 의미심장하다. 김산 군수는 민주당 후보 적격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음주운전 전력, 탈당 이력, 최근 측근 뇌물수수 비리까지 터진 인물이다.
뉴탐사 취재진은 무안군청 MRO팀을 찾아갔다. 두 차례 모두 "출장 중"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김산 군수 집무실은 불이 꺼져 있었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취재진이 무안에어로테크닉스 선정 과정, 중도금 연장 배경, 서삼석 측근의 영향력 행사 여부 등을 문자로 질의했지만, 보도 전까지 답변은 없었다. 국토부에 확인하니 "일반 산단이라 관리 권한은 지자체에 있다"고 했다. 전라남도 담당자는 "온 지 얼마 안 돼 잘 모르겠다"며 무안군에 물으라고 했다.
피해는 예산 낭비에 그치지 않는다. 민간 투자자 한 명이 10억 원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 투자자는 국제항공정비(무안에어로테크닉스의 전신)가 무안군에 예치할 계약금 10억 원을 대신 투자했다. 무안군과의 협약에 "사업이 지체되면 투자금을 돌려준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업 주체가 국제항공정비에서 무안에어로테크닉스로 바뀌면서 이 10억 원도 함께 넘어갔다. 투자자는 수차례 내용증명을 보내고 계약서까지 제시하며 반환을 요구했지만, 무안군은 묵살했다. 투자자는 "무안군을 믿고 투자했는데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고 했다.
무안군 곳곳에는 "군수님, 무안에어로테크닉스 실제 주인은 누구이기에 특혜성 행정으로 일관합니까"라는 시민단체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지역 시민단체는 김산 군수와 관계 공무원 5명을 무더기로 고발한 상태다. 서삼석 의원은 최고위원직은 내려놨지만 호남발전특위위원장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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