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정청래 지지자들 기자 집단폭행, 최민희는 미소 정청래는 방관

전주 강연장에서 취재 봉쇄, 강진구 기자 목·허리 염좌 2주 치료 진단

7월 28일 전주 정청래 후보 초청 강연회에서 뉴탐사 취재진 집단 폭행…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단상 위 정청래·최민희 제지 없이 지켜봐…오마이TV 영상에는 부채질하며 웃는 장면

오디오 장비 빼낸 여성, 6월 정청래 당대표 출마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로 지목

2026-07-30 09:06:37

7월 28일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초청 강연회에서 취재하던 뉴탐사 강진구 기자가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강연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강 기자는 29일 광주의 한 대형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았다. 목 디스크 부위와 허리에 염좌가 관찰돼 2주 정도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함께 취재한 뉴탐사 PD는 휴대전화를 빼앗겼다. 폭행에 가담한 이들에 대해서는 고소 절차를 밟는다.


강 기자는 29일 경찰에 다시 신고하고 신변보호 조치를 요청했다. 경찰은 영상을 확인한 뒤 재발을 막기 위해 가능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폭행 하루가 지났지만 정청래 후보 측과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 측에서는 사과도, 유감 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날 폭행은 정 후보의 연설이 끝나기 전에 이미 시작됐다. 뉴탐사가 29일 공개한 영상에는 연설이 마무리되기 직전부터 일부 참석자들이 강 기자 주변으로 모여드는 장면이 담겼다. 강연이 끝나자 이들은 강 기자를 밀어내며 질문을 막았다. 미리 역할을 나눠 움직인 흔적이 영상에 남아 있다. 군중 심리에 따른 우발적 충돌로 보기는 어렵다.


강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인물은 이종원씨다. 강 기자가 상황을 채증하려 카메라를 들자 다른 참석자가 팔을 쳐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이종원씨는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험담을 거의 매일 쏟아내온 인물이다. 정 후보는 이런 인물을 가까이 두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강조해왔다.


단상에서 다 보이는 자리, 제지는 없었다


폭행이 벌어진 위치는 단상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자리였다. 정 후보는 강 기자의 얼굴을 아는 사이다. 그런데도 폭행이 이어지는 동안 어떤 제지도 없었다. 오마이TV 카메라에는 같은 시간 단상 쪽 의원들의 표정이 잡혔다.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는 유인물을 부채처럼 흔들며 웃고 있었다. 참석자들끼리 사진을 찍는 모습도 함께 담겼다.

▲집단폭행 당시 권향엽(좌), 한민수(중), 최민희(우) 의원 모습이 오마이TV에 포착됐다

지난 6.3 지방선거 때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카메라 기자가 뒤로 넘어지는 것을 보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한동훈 후보를 두고 야권에서는 공감 능력 부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민주당 당대표 후보 행사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 김민석 후보 지지자들이 같은 폭행을 저질렀다면 정 후보 진영이 지금처럼 침묵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디오 장비를 빼낸 여성의 정체


취재 방해는 물리적 폭행에서 끝나지 않았다. 뉴탐사 PD의 카메라에 부착된 오디오 장비를 한 여성이 빼냈다. 앞에서 일행이 PD를 둘러싸는 사이 뒤로 돌아가 장비를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이 장면은 현장에 있던 다른 유튜버의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카메라 전원을 끈 것이 아니라 오디오 장비만 정확히 분리해 빼냈다.


이 여성의 신원은 제보로 특정됐다. 지난 6월 당원 4만명이 정청래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촉구한다며 열린 기자회견 사진에 같은 인물이 등장한다. 이성윤·문정복 의원과 함께 당원 대표로 회견에 나선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폭행에 가담한 또 다른 여성 1명도 특정됐고 1977년생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남성 가담자들도 경찰 신고를 통해 신원 확인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장을 스쳐 간 군중이 아니라 정 후보 진영과 가까운 핵심 지지자들이 취재를 막았다는 뜻이다.


마포는 정청래 왕국, 이희자와 20년 지기 구청장


폭행 사건과 별개로 마포 취재도 이어졌다. 신천지와 정치권의 연결고리로 지목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의 활동 무대가 마포다. 마포 사정을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마포가 정청래 왕국이라 불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희자씨가 마포 토착 세력이라는 말, 신천지가 마포에 접근하기 쉬운 곳이라는 말도 반복해서 나왔다.


2019년 이희자씨가 주최한 행사가 그 증거로 제시됐다. 명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기념이었지만, 김대중 정신을 기리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주최·주관은 대한민국노벨재단과 다운팩토리였다. 다운팩토리는 이씨의 딸이 운영하는 회사로, 두 곳은 마포의 같은 사무실을 쓴다. 행사 도우미들의 흰 블라우스와 검은 바지, 노란색 스카프도 도마에 올랐다. 노란색은 신천지 12지파 가운데 시몬지파의 색이다. 시몬지파 관할 구역에는 마포구가 포함된다.


이씨는 이 자리에서 참석한 구의원들을 일으켜 세웠다. "지역 의원님들은 거의 제 지역입니다"라고 말했고, 다음에 떨어지고 싶은지 당선되고 싶은지를 물으며 목소리를 크게 내라고 요구했다. 당시 마포 지역위원장이던 정청래 후보는 그 발언을 같은 자리에서 들었다. 정 후보는 축사에서 평화, 전도 같은 신천지가 즐겨 쓰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날 참석한 민주당 소속 마포구의원 4명 가운데 3명은 정 후보의 비서관 또는 특보 출신이다. 이들은 7대에 이어 8대, 9대 지방선거에서도 연이어 당선됐다. 2024년 마포구 의정비심의위원회 위원 명단에는 한국근우회 몫으로 이씨의 딸 전미선씨가 들어가 있었다. 추천권은 한국근우회가 가지고 있었고, 당시 마포구의회 의장은 정 후보 비서관 출신 구의원이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정 후보 사무국장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8대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뒤에는 정청래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고,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된 뒤 공천을 받아 6·3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으로 복귀했다. 2019년 말 한국근우회 행사에서 유 구청장은 이씨와의 인연이 20년 이상 됐고 끈끈하다는 취지로 축사했다. 현수막에는 유동균 마포구청장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문구가 걸렸다. 이씨는 유 구청장을 "우리를 도와주신 유일한 구청장님"이라고 소개했다.


29일 유 구청장과 통화가 이뤄졌다. 권지연 기자가 인터넷기자협회 부회장이자 뉴탐사 기자라고 밝히고 질문을 시작했다. 이씨와의 관계를 묻자 유 구청장은 "친하다기보다는 그냥 지역에 사시니까 알고 지내는 거죠"라고 답했다. 20년 인연을 언급한 자신의 축사에 대해서는 이씨가 예전에 피부과에서 일했던 것 같다는 정도로 기억을 흐렸다. 한국근우회가 신천지 외곽 조직이라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모르죠 우리가"라고 했다. 이희자씨가 구의원들에게 당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을 확인하자 유 구청장은 "일정이 있어서 통화를 오래 못 해요"라며 통화를 서둘러 끊었다. "전혀 관계가 없어요, 저하고는"이라는 말도 남겼다.


신천지 위장 행사 열어준 마포신문, 구청은 "몰랐다"


마포에서 신천지 위장 행사가 열린 사례는 지난해 확인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홍대 일대에서 열린 청년 행사가 신천지 행사였다. 서울시가 5000만원을 지원하고 마포구가 장소를 내줬다. 주최는 한국마술문화협회, 주관은 마포신문사 문화발전연구소였다. 마포구는 JTBC에 반론하는 대신 마포타임스에 해명을 냈다. 행사계획서와 진행 과정에서 특정 종교단체와의 연관성을 알 수 없었고 절차에 따라 광장 사용을 승인했을 뿐이라는 내용이다. 주관사인 마포신문사도 몰랐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런데 마포신문 지면에는 행사 이전인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신천지 자원봉사단 활동과 헌혈 기사가 실려 있었다. 행사 전부터 교류가 있었다는 뜻이다. 마포신문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고, 기명 기사가 거의 없다. 창간 35주년 행사에는 박강수 전 마포구청장과 조정훈 의원, 정청래 후보, 마포구의원들이 참석했다. 이희자씨도 자리를 채웠다. 5월 30일 열린 창간 37주년 기념식에서는 마포를 빛낸 인물 대상 시상식이 열려 정 후보 등 정치인들이 상을 받았다.


이 구조는 광주 호남일보 사례와 겹친다. 광주에서는 신천지가 위장을 하지 않고 자원봉사 단체 이름을 내걸어 지역 신문과 공동으로 행사를 치른다. 광주는 신천지 베드로지파의 본산이다. 마포에서는 아직 위장 단체를 앞세우는 단계라는 것이 차이다. 지역 연고를 가진 신문사를 내세워 공동 행사를 열고 교세를 넓히는 방식은 같다. 이씨가 정치인들을 불러 공개 행사를 시작한 시점과 광주에서 신천지가 지상으로 올라온 시점은 모두 2019년이다.


신천지가 노리는 것은 본선이 아니라 경선


신천지의 영향력은 본선보다 경선에서 훨씬 크다. 투표소가 늘어나는 본선에서는 조직표의 비중이 희석된다. 반면 유권자 2만~3만명 규모의 군수 선거 경선에서는 수백표만으로 결과가 갈린다. 1인1표제의 취약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형식은 민주적이지만 조직 동원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동원의 목적도 교주 방어에만 있지 않다. 지역 취재 과정에서 신천지 위장 계열 건설사들이 지자체 수의계약을 따내 교단 자금을 불려온 사례가 확인됐다. 과거 적발된 위장 건설사는 신도를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 명목으로 자금을 빼냈고, 해고한 직원의 실업급여까지 교단으로 끌어갔다. 지자체장을 확보하면 이권이 따라온다는 계산이다.


호남에서도 유사한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와 과거 선거에 나섰던 인사들 가운데 신천지 측의 접촉을 받은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뉴탐사에 증언한 이들은 대부분 제안을 거절한 쪽이었고, 거절한 사람들은 경선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2024년 총선 때는 신천지 측이 소나무당을 찾아가 선거 빚을 갚아주고 조직을 동원해 비례대표 2명을 만들어주겠다며 송영길 대표 출소 후 이만희 총회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요구한 일도 있었다.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신천지 핵심 간부가 이낙연 후보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민석 후보가 제기한 신천지의 전당대회 개입 우려에 대해 정 후보는 근거 없이 당원들 가슴에 불을 지르는 일이며 본인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언론 상당수는 구체적 증거가 없는 의혹 제기라는 쪽으로 기울었다. 수사기관이 아닌 정당 후보가 조직 동원의 증거를 직접 제시하기는 어렵다.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우려 제기 자체를 해당 행위로 몰아가는 방식은 꼬리 자르기에 가깝다.


뉴탐사는 호남일보가 신천지에 포섭된 매체라는 취재 결과를 이미 공개했다. 정 후보는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첫 출사표를 호남일보에서 밝히기로 사실상 정해뒀던 것으로 파악됐다. 호남일보 측은 뉴탐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Copyright ⓒ 시민언론뉴탐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뉴스

주요 태그

시민언론 뉴탐사 회원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뉴탐사 회원가입
Image Description